2018. 2. 2. 05:32ㆍ남북 · [ 회담 ]
남북, 서로 껴안으며 "다시 만나자"…공동훈련 마무리
北선수 "빨리 통일돼서 南과 세계패권 쥐자"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훈련 진행
북측 마식령스키장에서 1박2일 간 공동훈련을 진행한 남북 선수들이 1일 첫 날의 어색함을 떨쳐내고 함께하는 것에 대한 기쁨을 표하며 통일을 희망했다.
이별을 맞이한 남북 선수들은 아쉬운 듯 서로 껴안으면서 "다시 만나자"며 언제 다가올지 모를 다음을 기약했다.
전날 자율훈련을 진행한 남북 선수들은 이날 알파인 스키 훈련과 크로스컨트리 스키 훈련을 병행했다. 훈련은 약 3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알파인 친선 경기는 해발 850m 정상에서 출발해 골인지점까지 우리 선수 12명(남 8, 여 4)과 북측 선수 12명(남 6, 여 6) 등 총 24명의 선수들이 두 번씩 탄 뒤에 기록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남북 관계자들과 마식령 호텔 직원, 스키장에 놀러온 북한 주민 30여명이 결승선 쪽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모란봉악단 공연 모습과 선전 영상들이 나오던 대형 전광판에는 선수들의 경기 모습과 기록이 표시됐다.
훈련을 마친 우리측 선수들은 북측 선수들의 의외의 기량에 감탄하며 공동 훈련에 상기된 듯한 모습이었다. 양측 선수들은 서로 나이를 물어보는 등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던 중 우리측 선수 한 명이 동료 선수에게 "야 너가 (북한 선수보다) 더 나이들어 보이는데"라고 농담을 할 정도로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기록 훈련이 끝난 뒤 남북 선수들은 함께 슬로프를 활주했고, 이후 우리 대표단 단장인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이 북측 선수 두 명에게, 북측 리항준 체육성 국장이 남측 선수 두 명에게 기념으로 꽃을 전달했다.
【마식령스키장】 남북공동훈련에 참가한 (왼쪽부터) 노진솔(남), 김유정(북), 김련향(북), 추선경(북), 임승현(남) 선수 등 남북 알파인스키선수들이 1일 북한 강원도 원산 인근에 위치한 마식령스키장에서 공동훈련을 마친 후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2018.2.1. ▼
훈련 이후 취재진과 만난 강원스키협회 소속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상비군 최정현(22) 선수는 훈련 이후 "생각했던 것보다 북측 선수들 실력이 뛰어나서 놀랐다. 한 선수랑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스키탄 지 2년 밖에 안됐다고 하면서도 굉장히 잘 타서 놀랐다"며 "또 각 지역마다 스키 선수들이 많다고 했는데 스키 종목이 활성화돼 있는 것도 놀랐다"고 전했다.
최 선수는 북측 선수들과 헤어질 때 자신이 받았던 흰색 꽃을 함께 곤돌라를 탔던 북측 공신정 선수에게 전달했다. 꽃을 받은 공 선수는 다가와서 최 선수를 꼭 껴안았다. 최 선수는 한 살 어린 그녀에게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단국대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선민 선수는 북측 선수 중 한 명이 자신에게 스키를 언제 시작했냐고 먼저 물어와 답했더니 본인과 비슷했다고 얘기했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크로스컨트리 종목의 한국체육대학교 3학년 김보라 선수도 "이 곳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뜻 깉은데 (북측 선수들과) 함께 (스키를 탈 수 있는 기회가 와서 더 좋았다"며 "(북측 선수들이) 생각보다 (스키를) 잘 타고 체력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북측 선수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들은 먼저 앞장서서 남측 선수들에게 코스를 설명해주는 등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훈련 이후 만난 북측 공신정 선수는 "정말 기쁘다. 이런 좋은 일이 계속 있기를 바란다"며 취재진을 향해 연신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같은 종목의 김유정 선수도 환하게 웃으며 "남측 선수들과 함께 공동 훈련을 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훌륭하게 잘 탔다. 앞으로 우리 북남 모두 같이 하는 국제경기에 나가서도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북측 선수 김청송은 "같은 선수로서 다른 소감 없다. 하루 빨리 통일돼서 남측 선수들과 세계 패권을 함께 쥐고 싶다"고 통일의 열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우리 선수단을 이끌고 온 김남영 대한스키협회 부회장은 "지금까지 축구나 탁구 등은 남북 교류가 있었는데 동계 종목은 저희가 처음인 것 같다"며 "저희 선수들도 항공편으로 오면서 많은 감격을 느꼈는데 어제와 오늘 공식 훈련이 잘 마무리된 것 같다"고 평했다.
이어 "스키장 코스도 상당히 좋았고 설질도 좋았다"며 "북측 스키 관계자들이 어제 밤부터 오늘까지 공식 경기를 하는데 많은 준비를 해줬다. 기록 재는 것과 안전 펜스 등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고 평가했다.
2일차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선수단은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과 함께 남측으로 돌아왔다.
오후 2시30분 마식령스키장을 출발해 원산 갈마비행장으로 이동했다. 원산 외곽 길에는 '위대한 주체사상 만세'등 선전 문구들을 확인할 수 있었고 다른 편에선 소가 끄는 달구지를 타고 가는 남성의 모습도 보였다.
반면 원산 신도시 부근에는 고층 빌딩과 아파트 건물 등이 있기도 했다.
선수단은 3시5분 갈마비행장에 도착했고 28분 입국 소속을 시작했다. 이들을 태운 전세기는 5시10분 이륙해 6시15분 양양공항에 도착했다.
'남북 · [ 회담 ]' 카테고리의 다른 글
北피겨 렴대옥, 환한 미소로 "날씨, 춥습니다" (0) | 2018.02.02 |
---|---|
북한 선수단 본진 32명, 만면에 미소 띠며 양양공항 도착 (0) | 2018.02.02 |
북 평창 선수단, 오늘 ‘남측 전세기’ 타고 온다 (0) | 2018.02.01 |
평창에 21개국 26명 정상급 방한…4강 정상중 日아베만 참석 (0) | 2018.01.30 |
北선발대·女아이스하키선수단 오늘 방남…南선발대는 귀환 (0) | 2018.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