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월드컵】 월드컵 첫 출전한 최약체 모로코에 패...희박해진 16강
【여자/월드컵】 월드컵 첫 출전한 최약체 모로코에 패...희박해진 16강
┃주장 김혜리 "기회 더 많았는데 결정 못 내 아쉽다" / 지소연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겠다 너무 죄송해" / 월드컵 첫 출전한 모로코에 패 희박해진 16강 / 최약체 상대 유효슈팅 ‘0’ 2연패 벨호 “드릴 말씀이 없다” / 세계 72위 모로코에도 졌다, 여자월드컵 2연패+16강행 희박 / 3일 오후 7시 독일 상대 최종전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0일 호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0-1로 졌다. 지난 25일 콜롬비아와의 1차전에서 0-2로 패한 우리나라는 두 경기에서 1골도 넣지 못한 채 2패를 기록, 조 최하위로 처졌다.
이날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실낱 같은 16강 가능성을 이어갈 수 있었던 벨호는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모로코에게도 충격패를 당했다. 모로코는 FIFA 랭킹 72위로 한국(17위)보다 훨씬 낮은 데다 월드컵 출전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H조는 물론 전체 출전국 중 최약체로 꼽히던 팀이다. 객관적 전력상 한국의 우세가 점쳐졌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콜롬비아전에서 전반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주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골키퍼 실수에 따른 추가 골을 허용해 무너졌던 대표팀은 이날 모로코전에 선발 3자리에 변화를 주며 쇄신 의지를 드러냈다.
최전방에 장신 공격수 박은선(서울시청)을 선발로 냈고, 지난 경기 페널티킥을 허용한 수비수 심서연(수원 FC)을 대신해 홍혜지(현대제철)가 선발 출전했다. 골키퍼도 윤영글(BK 헤켄) 대신 김정미(현대제철)를 선택했다. 하지만 경기 시작 전 선발 중앙 수비수 임선주(현대제철)가 몸을 풀다가 종아리 부상을 당해 심서연이 그 자리를 메우면서 출발 전부터 스텝이 꼬였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경기를 시작한 벨호는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다. 하나네 아이트 엘 하지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이브티삼 즈라이디가 헤더로 연결해 우리 골망을 흔들었다.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은 첫 출전 모로코에 0-1 패로 점유율 앞섰지만 결정력 부족에 2경기 무득점 H조 최하위 콜롬비아에 0-2로 패한 우리나라는 2패가 되면서 사실상 16강 진출은 어려워졌다…한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 지소연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2연패에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
이른 시간 일격을 당한 대표팀은 전열을 정비해 상대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전반 26분 지소연(수원 FC)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박은선이 몸을 날려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대 왼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최유리(현대제철) 문미라(수원 FC)를 투입해 보다 공격적인 전형으로 나섰다. 이후 볼 흐름이 원활해지면서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왔다. 벨 감독은 경기 막판 케이시 유진 페어(PDA), 천가람(화천 KSPO) 등 ‘젊은 피’를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다. 두 선수 모두 공격에 활기를 더했으나 두텁게 수비벽을 세운 모로코의 골문을 끝내 열지 못했다.
한국은 이날 공 점유율에서 49% 대 31%로 앞섰고, 슈팅 수에서도 14-9로 더 많았다. 하지만 유효 슈팅이 한 차례도 없을 정도로 결정력이 부족했다. 지소연은 경기 후 “아무래도 저희가 부족했던 것 같고, 드릴 말씀이 없다. 너무 죄송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주장 김혜리(현대제철)는 “점유율은 우리가 앞섰는데, 축구가 골로 결정이 나는 경기이기 때문에 아쉬운 결과가 됐다”고 아쉬워했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여자 월드컵 본선 통산 성적이 1승 1무 10패가 됐다. 벨호는 8월 3일 오후 7시 호주 브리즈번에서 FIFA 랭킹 2위인 독일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이날 이어 열리는 독일과 콜롬비아 경기에서 콜롬비아가 이기지 못하면 한국의 16강 탈락이 확정된다. 설령 콜롬비아가 독일을 꺾더라도 8월 3일 독일과 경기에서 큰 점수 차로 이겨야 16강을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두 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를 당한 우리나라는 최근 여자 월드컵 본선 6연패 수렁에도 빠졌다.지소연은 경기가 끝난 뒤 "경기 초반 너무 빠르게 실점한 것이 아쉽다"며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FIFA 랭킹 17위 한국은 대회 개막 전부터 72위 모로코를 1승 상대로 점찍었지만, 전반 6분에 결승 골을 내주고 끝내 이를 만회하지 못했다.
지소연은 "아무래도 저희가 부족했던 것 같고,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많은 팬 여러분이 경기장에 직접 오시기도 했고, 뒤에서도 든든하게 응원해주셨는데 좋지 않은 결과를 드려 너무 죄송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4년 전 2019년 대회에서 조별리그 3전 전패를 기록했던 상황을 떠올린 지소연은 "그때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아서 상황이 좀…"이라고 말끝을 흐리며 "다음 월드컵이 있으니 어린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 경험이) 도움이 되면 좋겠는데 굉장히 책임감을 느낀다"고 아쉬워했다.
콜린 벨(영국) 한국 감독은 콜롬비아와의 1차전에서 펀칭 실수로 실점을 내준 골키퍼 윤영글(BK 헤켄) 대신 ‘맏언니’ 김정미(39·인천 현대제철)에게 골키퍼 장갑을 맡겼다. 원래 선발명단에 포함됐던 수비수 임선주(현대제철)가 킥오프 30분을 앞두고 웜 업 도중 종아리 통증을 호소해, 콜롬비아전에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줬던 심서연(수원FC)을 긴급 투입했다.
어수선한 가운데 킥오프 6분 만에 선제 실점했다. 모로코의 하나네 아이트 엘 하지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얼리 크로스를 즈라이디가 몸을 던지는 다이빙 헤딩골로 연결했다. 홍혜지(서울시청)가 쫓아가 몸으로 막아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아랍권 국가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모로코의 역사적인 대회 1호골이었다.
전반 13분 홍혜지의 백헤딩이 자책골로 연결될 뻔했다. 8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선발출전한 키 1m82㎝ 공격수 박은선(38·서울시청)이 전반 26분 지소연(수원FC)의 크로스를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빗나갔다.
벨 감독은 스리백을 세우는 3-5-2 변칙 포메이션 꺼내 들고 양쪽 윙백을 높이 올렸다. 예상이라도 한 듯 모로코의 레날 페드로스 감독은 공격을 차단한 뒤 양쪽 측면 뒷공간을 노리는 빠른 역습으로 맞섰다. 페드로스는 2018년 프랑스 올랭피크 리옹 의 유럽 여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사령탑이다.
벨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4-3-3 포메이션으로 전술 변화를 줘 경기를 주도했다. 교체 투입된 최유리(현대제철)와 문미라(수원FC)가 전방에서 활발하게 움직였다. 세트피스를 통해 동점골을 노렸지만 상대 골문을 열리지 않았다. 모로코는 교체 투입으로 4-5-1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줘 중원을 두텁게 했다.
모로코는 후반 28분 잉글랜드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로셀라 아야네를 교체투입했다. 한국은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모로코 수비를 뚫지 못했다. 모로코는 교체투입으로 4-5-1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줘 중원을 두텁게 했다. 후반 36분 지소연이 드리블을 치고 들어가 아크 오른쪽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어냈지만, 직접 때린 슈팅이 수비벽에 막혔다.
후반 39분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대회 최연소 선수 케이시 유진 페어(16·PDA)가 교체투입됐다. 후반 42분 페어의 왼발 터닝슛이 오른쪽 골포스트 옆으로 살짝 벗어났다. 1분 뒤 모로코 역습 상황에서 아야네의 슛이 빗 맞았다.
한국은 파이널 서드(축구장 3등분 시 상대 골문 근처 지역)에서 세밀한 마무리가 아쉬웠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6분이 주어진 가운데 동점골을 노렸으나, 히잡을 쓴 누하일라 벤지나가 지킨 모로코 수비는 견고했다. 한국은 벨 감독을 선임해 4년 가까이 체력과 스프린트로 피지컬 열세를 극복하는 ‘고강도 축구’를 준비했으나 본선에서 통하지 않았다.
김혜리는 "기회가 우리 쪽에 더 많았는데, 결정을 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마지막 남은 한 경기는 무조건 좋은 결과를 내고 한국으로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죄송하고,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는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07년생 케이시 유진 페어(PDA)는 "실망스러운 결과지만 이번 대회가 저의 첫 월드컵인 만큼 다음 월드컵을 생각하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며 "경기를 치를수록 자신감도 조금씩 더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