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안동에서 중앙지방협력회의·유림 간담회…"국민 위한 소임 다할것"
윤석열 대통령, 안동에서 중앙지방협력회의·유림 간담회…"국민 위한 소임 다할것"
┃박근혜 손잡은 윤 대통령, 안동서는 '탕평' 강조 / 윤 대통령, 안동에서 중앙지방협력회의·유림 간담회 / 보수통합 염두 뒀나 이틀째 ‘TK’ 민심 소구 행보 / 취임후 첫 안동 방문해 유림 간담회·중앙지방협력회의 "국민 위한 소임 다할것"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경상북도 안동을 찾아 중앙지방협력회의와 유림 간담회 등에 나섰다. 전날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데 이어 대구·경북(TK) 민심에 소구하는 행보를 이틀째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에서 제5차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주재하면서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는데) 핵심은 교육과 의료”라며 “정부는 교육의 다양성과 지역 필수 의료 확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경상북도 안동을 방문하면서 이를 전날 '박정희 추도식' 참석과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남까지 연결지어 '보수 통합' 행보로 보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현직 대통령으로 처음 참석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도 17개월 만에 재회한 데 이어, 이날은 여권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도 보수의 거점으로 불리는 경북 안동을 취임 이후 처음 찾았다.
안동 병산서원에서 지역 유림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경북도청에서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주재하는 일정이었다.
윤 대통령은 지역 유림 30명과 만나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 그 소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민생 현장 속으로'를 거듭 공언한 기조와도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조선 중기 문인으로 10대조 종조부인 명재 윤증의 '탕평' 철학을 소개하며 안동 유림과 인연을 드러내는 한편, 정치적 통합을 의미하는 '탕평'을 거듭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마침 이날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에 대한 징계 해제를 당 지도부에 건의한 점은 주목되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추도식에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을 반복해서 높이 평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면한 자리에서 선친의 '위업'을 거듭 강조함으로써 박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에게 아직 남아있을지 모를 과거 정치적 앙금을 털고 '보수 대통합'의 한 길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정 지지율이 30%대 초반을 횡보 중인 만큼 이런 행보를 통해 전통적 지지층을 다시 다지는 것은 물론, 한때 윤 대통령에게 반감을 가졌던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비윤(비윤석열)계 등 범보수층을 모두 끌어안아 재도약에 나서려는 것이라는 해석인 셈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울산에서 열린 제2회 중앙지방협력회의 당시 개최를 약속했고 제3회와 제4회 회의를 각각 전주와 부산에서 열었다…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에서 “(의사가) 더 있어야 한다는 것은 우리 의료 개혁을 위해 필요조건”이라며 이를 지방시대 실현을 위한 과제로 띄웠다. 다시 ‘지역 필수 의료 확충’을 언급하면서 간접적으로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재차 피력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
다만 대통령실 내에서는 윤 대통령이 최근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 후 '민생 현장'을 강조해온 상황에서 너무 정치적인 해석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앙지방협력회의는 4개월 전에 잡힌 것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과는 우연히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역 균형 발전이 왜 중요하냐면 편중된 상태로는 발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국내총생산(GDP)을 높이고 확실하게 도약하기 위해 국토를 빠짐없이 촘촘하게 써야 한다”고 했다. 교육문제를 두고는 ‘이념 편향 교육’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념 편향 교육은 획일화된 교육을 의미하고 획일화는 이념화로 귀결된다. 진영의 좌우를 막론하고 마찬가지”라면서 “다양성과 개방성이 존중되는 교육을 해야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자치조직권 확충, 자치입법권 강화, 기회발전특구 추진 방안 등이 논의됐다. 중앙지방협력회의는 대통령과 시·도지사가 지방자치 현안을 논의하는 회의체다. 2022년 1월 문재인 정부 당시 1차 회의가 열린 뒤 현 정부 들어 울산, 전북, 부산에서 세 차례 회의가 진행됐다.
지역을 순회하며 열려왔지만 이번에는 ‘TK 민심 잡기’라는 정치적 포석도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전날 현직 대통령 최초로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해 보수 통합 신호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앞서 경북 안동시 병산서원에서 유림 대표들을 만나 “대통령으로서 전통을 존중하고 전통문화 창달에 노력하겠다”며 “대통령으로서 공적 소임, 국민을 위해 일하는 소임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11일 안동을 찾아 전통시장과 유림 대표를 찾는 것으로 당선 인사를 겸한 지역 순회 행보를 시작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전통을 존중하는 가운데 국가, 고장, 가족을 위해 할 일과 직장에서 해야 할 일을 떠넘기지 않고 맡은 바 소임을 철저하게 하는 것이 유림의 절개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파평 윤씨인 명재 윤증과 유림의 일화를 들어 “(유림이) 저희 문중과도 아주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며 “유성룡 선생의 병산서원에 오니까 고향에 온 것 같고 마음이 아주 편안하다”고도 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29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시민추모대회에 윤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기로 한 방침은 현재로선 변동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날 윤 대통령 참석을 다시 요구했지만, 해당 행사는 정파적 성격이 짙어 대통령 참석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유지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