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카 의혹’ 김혜경, 5시간 경찰조사 후 귀가...이 의원 SNS 통해 김 씨 결백 강조
‘법카 의혹’ 김혜경, 5시간 경찰조사 후 귀가...이 의원 SNS 통해 김 씨 결백 강조
┃김씨 측 “법인카드 사용여부 몰랐다는 증거 있는데 소환조사 유감” / 경찰 출석요구 2주 만에 김씨, 변호인 대동해 출석 / 李 “아내, 공무원 사적 도움받은 점 국민께 사죄" / “불법 유용에 가담했다면 큰 잘못”이라면서도 / “카드 부당 사용 지시·용인 안했다” 강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이른바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23일 경찰에 출석해 5시간 조사를 받은 가운데 이재명 의원은 이날 배우자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해 “제가 부하 직원을 제대로 관리 못 하고, 제 아내가 공무원에게 사적 도움을 받은 점은 국민께 다시 한번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이러한 의혹으로 김 씨가 경찰 조사를 받은 것과 관련 “제 아내가 공무원에게 사적 도움을 받은 점은 국민께 다시 한번 깊이 사죄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씨는 이날 경찰 조사가 예정돼 있던 오후 2시보다 이른 1시 44분께 이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남부경찰청에 변호사 1명을 대동하고 나왔다.
그는 타고 온 차량에서 내려 조사실로 향하기 전 방문증 발급을 위해 안내실에 들러 신분증을 제시한 뒤 종합민원실을 통해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사무실이 있는 별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김 씨는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으로 썼다는 사실을 인정하는가”, “배모씨에게 음식 배달과 대리 처방을 지시했는가”, “경찰 조사에서 어떤 부분을 소명할 예정인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침묵을 지켰다.
김 씨는 이날 오후 6시 51분께 약 5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고 나왔을 때도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미리 대기 중이던 차량을 타고 경기남부청을 빠져나갔다.
김 씨가 이날 경찰 소환조사에 응하면서 향후 신병처리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경찰은 김 씨에 대한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한 수사를 이달 중순께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이날 소환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그동안 수사해왔던 기록과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김 씨의 신병을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과 관련해 김 씨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9일 김 씨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고, 양측 간 일정을 조율해 김 씨는 2주 만인 이날 경찰에 출석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국고 등 손실죄, 직권남용권리남용행사 방해죄 등 혐의로 이 의원과 김 씨, 배 씨 등 3명을 고발했다.
국민의힘은 “경기지사 배우자가 왜 국무총리급 의전을 받아야 하는지 극히 의문”이라며 “배 씨를 경기도 5급 사무관으로 채용해 놓고 경기도민을 위한 일은 전혀 하지 않고 3년간이나 김 씨 수행 일만 하도록 해 국민 혈세를 낭비해왔다”고 비판했다.
◈ 경찰, 배 씨를 피의자,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각각 소환해 조사했다.
배 씨는 이 사건 핵심으로 꼽히는 인물로, 이 의원이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당시 경기도청 총무과 5급 별정직으로 근무했고 당시 그는 김 씨의 의전을 담당하며 도청 법인카드로 음식을 구매해 김 씨 집에 보내는 등 법인카드 유용을 실행했다는 의혹을 현재 받고 있다.
이러한 의혹은 이 의원이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경기도청 비서실 7급 별정직으로 근무했던 A씨가 처음 문제를 제기하면서 외부에 알려지게 됐다. 김 씨는 지난 2월 대선을 앞두고 도청 공무원들의 과잉 의전 등 논란이 불거지자 직접 사과한 바 있다.
이날 경찰에 출석한 김 씨는 자신을 둘러싼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이러한 결제 사실을 인지하지 못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 씨 측은 이날 이 의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경찰 출석시간을 알리며 “김 씨는 법인카드 사용을 지시한 적 없고, 법인카드의 부당사용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의혹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이번 ‘7만8천원 사건’에서도 김 씨가 법인카드 사용여부를 몰랐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 경찰이 소환조사까지 하는 것에 대하여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 이재명 SNS를 통해“아내가 공무원에게 사적 도움 받은 점, 국민께 깊이 사죄”
이 의원은 이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내가 오늘 법인카드 유용 혐의로 5시간 경찰 조사를 받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의원의 배우자 김씨는 이날 오후 경기남부경찰청에서 5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이 의원은 “조사에서 아내가 카드를 쓴 적이 없고, 카드는 배아무개 비서관이 쓴 사실도 확인됐다”며 “아내는 배씨가 사비를 쓴 것으로 알았고, (자신이 먹은) 음식값을 주었다는 점도 밝혔다”고 전했다. 또 경찰이 “배씨가 전달했다는 음식은 16건 180만원이었다고 한다”며 “적은 돈이 아니고 불법 유용에 가담했다면 큰 잘못”이라고도 했다.
‘국민께 사죄드린다’고는 했으나, 경기도 법인카드를 유용한 건 김씨의 수행비서 역할을 했던 경기도 5급 사무관 배아무개씨가 알아서 한 일이며, 책임이 있다면 부하 직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 “음식점에서 아내는 선거 카드로 자기 몫 2만6000원만 냈고, 동석자 3인 몫 7만8000원을 배씨와 제보자 ㄱ씨가 아내와 수행책임자 ㄴ변호사에게까지 숨기며 법인카드로 결제했음을 보여주는 ㄱ씨와 배씨 간 대화 녹음을 지적했는데, 경찰은 이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씨를 향해 “법인카드를 쓰거나, 부당사용을 지시하거나, 부당사용을 알면서 용인한 것도 아닌데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고통을 겪는 아내에게 남편으로서 한없이 미안하다”고도 했다.
앞서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김씨의 경찰 출석을 앞두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김씨가 법인카드 사용 여부를 몰랐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 경찰이 소환조사까지 하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