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DMZ 방문 "北 악랄한 독재정권"…북, 닷새만에 3번째 탄도미사일 발사
해리스, DMZ 방문 "北 악랄한 독재정권"…북, 닷새만에 3번째 탄도미사일 발사
북, 한미일 연합훈련 반발 닷새만에 3번째 탄도미사일 발사 / 해리스, 강경발언 등 행보 겨냥 분석도 / 북한이 29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 / DMZ 찾은 해리스 "北위협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 추구" / "北에 악랄한 독재정권 한미, 어떠한 만일의 사태에도 준비돼 있어" / 해리스 부통령 DMZ 방문 강경발언 등 행보 / 연합훈련 끝나자 야간에 기습 발사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29일 최전방 판문점 비무장지대(DMZ)를 처음으로 찾아 북한의 위협에 맞서 핵심 동맹인 한국의 안보를 수호하겠다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북한이 연거푸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핵 추진 항공모함을 동원한 한미 해상 연합훈련이 끝난 날 DMZ를 방문, 북한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DMZ 내 판문점을 찾아 "한국 방위를 위한 미국의 약속은 철통같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의 위협이 여전하다"면서 "미국과 한국은 어떠한 만일의 사태에도 준비돼 있다"고 강조한 뒤 "미국과 세계는 북한이 더는 위협이 되지 않는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DMZ가 한국전쟁 이후 남북이 걸어온 다른 길을 극적으로 보여준다면서 남한은 번영하는 민주주의 국가가 된 반면 "북한에는 악랄한 독재정권, 불법적인 무기 프로그램, 인권 침해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 프로그램이 있고 바로 어제를 포함해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고 규탄하면서 "미국과 한국의 공동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한은 해리스 부통령이 일본을 방문 중이던 전날인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1발을 발사하고, 한미 해상 연합훈련이 진행 중이던 28일에도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이 한국을 떠난 직후인 이날 저녁에도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동해로 쐈다. 해리스 뒤통수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사일이 날아간 동해는 미국 핵 추진 항모 로널드 레이건(CVN-76)호를 비롯한 미 항모강습단과 한국 해군이 연합 해상훈련을 펼쳤다. 미 항모가 한국에 있는 도중에 북한이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은 처음이다.
이처럼 북한이 도발 강도를 높이는 와중에 바이든 행정부 최고위 인사가 최전방 DMZ를 찾아 고강도 대북 메시지를 직접 발신한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 최고위 인사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DMZ를 방문했다.
이는 미국의 한국 방위 의지가 강력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제스처로 해석할 수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판문점에서 "모든 범위의 군사적 능력으로 뒷받침되는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거론하기도 했다.
한편 이에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인 캠프 보니파스를 찾아 장병과 가족들을 위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군 장병과 그 가족들을 만나 "우리가 얼마나 감사함을 느끼고 있는지 알았으면 한다"며 "항상 쉽지 않은 걸 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전날 허리케인 '이언'이 직격해 피해가 큰 미국 플로리다주 출신 장병에게는 고향에 있는 가족의 안부를 확인했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후 해리스 부통령은 한미 군 관계자들과 함께 북녘이 보이는 최전방 오울렛초소(오울렛OP)에 올라 망원경으로 군사분계선 이북을 살펴보고 "(북한이) 매우 가깝다"고 말했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북측과의 협상에 활용되는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T2)도 직접 돌아봤다.
그는 북측이 때때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과정에 확성기를 쓸 때가 있다는 설명에 "첨단 기술이다"라는 농담을 던지고 "역사 속에 발을 디뎠다"는 등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판문점에 도착하자 흰색 방호복을 입은 북한 군인들이 판문각 창문에서 비디오 촬영을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DMZ 방문 일정을 끝으로 당일 방한 일정을 포함한 나흘간 아시아 순방을 마무리 짓고 이날 저녁 귀국길에 올랐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하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 무력 정책 법제화에 우려를 표하는 동시에 미국의 철통같은 방위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DMZ 찾은 해리스 미국 부통령…"北, 악랄한 독재정권, 인권 침해"를 비판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을 포함한 한미훈련과 한미일 연합훈련, 미국 부통령의 방한 등에 반발하는 무력시위라는 분석이다. 연합훈련이 끝난 직후 야간에 발사해 한미 대비태세를 떠보겠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8시 48분께부터 8시 57분께까지 북한이 평안남도 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추가 도발 등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미사일의 사거리, 고도, 속도 등 제원을 분석 중이다.
북한은 지난 25일 지대지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을 평북 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28일에는 평양 순안 일대에서 SRBM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해 최근 5일 사이 세 차례 미사일을 쐈다. 25일, 28일 모두 변칙 기동을 하는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KN-23) 계열로 추정됐다.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19차례, 순항미사일을 2차례 발사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 발사로만 보면 7번째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이 지난 26일 시작해 이날까지 동해 한국작전구역(KTO)에서 진행한 연합 해상훈련과 30일 실시하는 한미일 대잠수함전 연합훈련에 반발하는 무력시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일은 30일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독도 동쪽 동해 공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을 추적·탐지하는 상황을 가정한 연합 대잠훈련을 펼칠 계획이다.
이날 방한해 비무장지대(DMZ)를 찾았던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행보도 겨냥한 것으로 관측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DMZ 내 판문점에서 DMZ가 한국전쟁 이후 남북이 걸어온 다른 길을 극적으로 보여준다면서 남한은 번영하는 민주주의 국가가 된 반면 "북한에는 악랄한 독재정권, 불법적인 무기 프로그램, 인권 침해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 프로그램이 있고 바로 어제를 포함해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고 규탄했는데 북한은 그가 한국을 떠난 직후 재차 도발을 감행했다.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CVN-76)호를 포함해 유도미사일순양함 챈슬러스빌함(CG 62), 이지스 구축함 배리함(DDG 52) 등으로 구성된 미 항모강습단은 지난 23일 부산 작전기지로 입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