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 [ 안보 ]

尹대통령, "영토침해 도발 대가 치르도록"…울릉 "공습경보 사이렌"에 주민 긴급 대피

서울1TV 2022. 11. 2. 13:10

 

 

대통령, "영토침해 도발 대가 치르도록"울릉 "공습경보 사이렌"에 주민 긴급 대피

 

 

합동참모본부, 북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 / 尹대통령, 北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 NSC 소집 / "北미사일 3발 포착·1발은 NLL 이남 공해상 탄착“ / 울릉군에 오전 8시55분 기해 공습경보 발령 "피해 없어“ / "갑작스런 사이렌, 깜짝 놀라" 울릉 주민 당황했지만 동요 없어 /군청직원 100여명 한때 지하대피 / "40여분 지나 안내방송" 문의·안부 전화 등 폭주 / 북한이 2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 北, 사상첫 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 도발 / 군 "결코 묵과할 수 없는 도발·단호히 대응"

 

ICBM 발사·7차 핵실험은 물론 NLL·MDL인접 국지도발 우려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쪽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대남 무력 시위의 강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북한이 2일 오전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포함해 여러 종류의 미사일 10여 발을 동·서해로 쐈고 이중 1발은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속초에서 동쪽으로 57떨어진 공해상에 떨어졌다.

 

영해(기준선에서 12해리·22) 밖이긴 했지만 속초 앞바다 쪽으로 탄도미사일을 쏜 것으로, 북한이 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다.

 

이 미사일이 울릉도 방향으로 날아온 탓에 울릉군에는 공습경보도 발령됐다. 북한의 탄도미사일로 공습경보가 울린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연평도 도발 이후 12년 만에 이번엔 울릉도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1984년부터 최근까지 총 200여 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동해상이나 서해상으로 날아갔고 남쪽을 직접 겨냥한 적은 없었다.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 때처럼 해안포를 쏜 적만 있을 뿐이다. 다만 북한이 남쪽 방향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에서 이번 도발은 야구경기에서 처럼 '타자'의 머리 근처로 위협구를 던진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북한이 한미가 F-35B 등 첨단 스텔스 전투기 등 240여 대를 동원한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을 진행 중이고, 미국 로스앤젤레스급 핵 추진 잠수함 키웨스트함이 부산에 입항한 상황에서도 서슴없이 도발을 감행한 점도 눈길을 끈다.

 

북한은 과거 한미가 연합공중훈련을 진행하거나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되면 큰 위협을 느끼고 하던 도발도 멈추고 숨을 죽였다. 그러나 북한은 현재 한미의 연합훈련에 오히려 더 강하게 맞받아치고 있다.

 

지난 9월 말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의 입항을 계기로 한미·한미일이 연합훈련을 진행할 때에도 북한은 하루가 멀다 하고 탄도미사일을 쐈고, 주한미군의 정당한 사격 훈련에도 포격 도발로 맞섰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비질런트 스톰' 훈련이 시작되자 연일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거론하며 위협했는데, 말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북한은 전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강화된 다음 조치"를 언급했고, 이날 새벽엔 군사정책을 총괄하는 박정천이 담화를 통해 "더 이상의 군사적 객기와 도발을 용납할수는 없다"면서 '끔찍한 대가'까지 언급하며 대남 위협의 강도를 높였다.

 

이에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 중 도발한 것은 처음"이라며 "특히 울릉도 인근과 NLL 이남을 겨냥했다는 것은 위협의 정도를 대폭 높인 도발 행위"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이처럼 과거와 다른 행태로 한미 연합훈련에 맞대응하는 것은 전술핵을 보유했다는 자신감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핵을 보유한 이상 한미가 강도 높게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박정천은 이날 담화에서 "미국은 착각하고 있다"면서 "조선반도(한반도)는 이여의 지역에서처럼 미국의 군사적 허세가 마음대로 통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북한의 최근 행태로 보면 긴장을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도 있지만, 최근 도발이 남측을 겨냥한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NLL이나 군사분계선(MDL) 등 접적지역 근처에서 국지도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150여 명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을 고려하지 않고 도발을 감행한 점도 주변 상황을 의식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2일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자리에서 "실질적 영토침해 행위"라며 엄정 대응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지하벙커인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합참의장의 보고를 받고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윤 대통령 주재 NSC가 열린 것은 지난 525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북한 도발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자행된 미사일에 의한 실질적 영토침해 행위"라며 "우리 사회와 한미동맹을 흔들어 보려는 북한의 어떠한 시도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 도발이 분명한 대가를 치르도록 엄정한 대응을 신속히 취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군이 만반의 태세를 유지하며 향후 북한의 추가적인 고강도 도발 가능성에도 대비하라고 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동해 NLL을 침범해 속초 동북방 57km 지점 우리 영해 인근에 낙탄된 유례 없는 군사적 도발임을 지적하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로서 강력히 규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9·19 군사합의 등을 위반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발사, 방사포 및 해안포 사격 등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대한 모든 책임이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가애도기간 중 감행된 이번 도발이 인륜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북한 정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개탄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박진 외교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신범철 국방부 차관, 김태효 NSC 사무처장 및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참석했다.

 

"북 핵보유 자신감에 한미 군사훈련에 사사건건 맞불", 이북 공해에 전투기로 공대지 미사일 3발 발사


 

2일 북한 탄도미사일이 동해상으로 발사한 뒤 경북 울릉 전역에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울릉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55분께 울릉 전역에 공습경보 사이렌이 발령됐다. 사이렌은 23분간 이어졌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쏜 미사일 1발이 울릉도 방향으로 가다가 울릉도에 닿기 전 동해 공해상에 떨어졌다. 미사일 방향이 울릉도 쪽이었던 까닭에 탄도탄 경보 레이더 등과 연계된 민방위 관련 기관에서 공습경보가 자동으로 발신됐다. 사이렌이 발령되자 울릉군 공무원을 비롯해 일부 주민은 긴급하게 지하공간 등으로 대피했다.

 

경찰은 각 초소 등에서 상황을 살폈다. 울릉군 관계자는 "공습경보가 울렸고 실제 상황이라고 해서 직원들 일부가 지하 쪽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행정기관이나 군, 경찰 당국은 공습경보가 발령된 뒤 사태를 파악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많은 주민과 공무원은 사이렌 소리에 긴장하며 휴대전화나 TV로 관련 소식을 확인했다.

 

2일 오전 930분 현재 울릉지역에서는 탄도미사일에 따른 피해는 신고되지 않았다. 울릉군 관계자는 "처음에는 대피했다가 다시 제 자리로 와서 사실관계들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울릉지역 사이렌은 경찰이 울릴 수는 없고 공습경보는 군에서 관할하는 것으로 안다""경찰 쪽에 울릉지역 피해 신고 들어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그간 해안포와 방사포를 NLL 이남으로 쏜 적은 있으나 탄도미사일은 처음이다. 북한의 도발 수위가 점점 공세적으로 치닫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전 851분께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3발을 포착했으며 이 중 1발은 동해 NLL 이남 공해상에 떨어졌다.

 

미사일은 NLL 이남 26, 속초 동방 57, 울릉도 서북방 167에 낙하했다. 공해상이기는 하지만 영해가 기준선에서 12해리(22km)임을 고려하면 영해에 대단히 근접해 떨어졌다.

 

군 당국은 정확한 사거리, 고도, 속도 등 제원을 분석 중이다 미사일 방향이 울릉도 쪽이었던 까닭에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 및 탄도탄 경보 레이더 등과 연계된 중앙민방위경보통제센터에서 울릉군에 공습경보를 발령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울릉도가 포함된 남쪽으로 발사한 것은 사실상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 나머지 2발은 남쪽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추가적 상황을 포착하고 경계태세 및 화력대기태세를 격상해서 대응 중이다.

 

군은 "북한의 도발 행위를 결코 묵과할 수 없으며,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는 지난달 31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F-35A, F-35B 스텔스 전투기 등 240여 대를 동원해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을 진행하고 있어서 북한은 이를 빌미로 도발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급 핵 추진 잠수함 키웨스트함(SSN-722·6t)은 부산항으로 입항한 상태로, 북한은 미국 전략자산 전개에 아랑곳하지 않고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한미가 북한을 겨냥해 무력을 사용할 경우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 외무성도 전날 대변인 담화에서 "남조선에서 대규모 야외기동 훈련인 '호국'연습이 진행된데 이어 불과 며칠 만에 또다시 비질런트 스톰이 시작되었다""미국이 계속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가해오는 경우 보다 강화된 다음 단계 조치들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탄도미사일로 추정된 지난달 14일 새벽 발사 이후 중국 당대회 기간이던 1622일을 전후해서는 탄도미사일을 꺼내지 않다가 28일 낮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바 있다.

 

닷새 만에 탄도미사일 발사를 재개한 것이다.

 

북한은 9·19 군사합의를 위배하는 방식의 포병 사격 도발을 지난달 14일 하루에만 5, 1819일에 걸쳐 3, 241회 감행하면서 저강도 무력 시위를 이어왔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포병 사격이 남측에서 있었던 사격 훈련에 대응하는 군사행동 조치라는 핑계를 대고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26차례 쐈고, 순항미사일을 3차례 발사한 것이 언론에 공개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 발사로만 보면 15번째다.

 

2일 아침 북한 탄도미사일이 동해상으로 발사된 뒤 경북 울릉도 전역에 공습경보 사이렌이 23분간 이어져 당국과 주민들이 한때 바짝 긴장했다. "가게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서려는 순간 사이렌이 길게 울려 엄청나게 놀랐습니다."

 

주민들은 사이렌만 길게 울리고 안내가 없어 무슨 영문인지 몰라 당황했고, 군청에는 문의 전화가 폭주했다.

 

울릉 저동항 쪽 직장에서 사이렌 소리를 들은 박모(50)씨는 "처음에는 공습경보인지 모르고 사고가 나서 119가 지나가는 정도로 생각했다""서해 쪽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뉴스를 보고는 직장 동료들도 많이 긴장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도동항에서 특산물 가게를 하는 이소연(52)씨는 "사이렌 소리가 계속 나서 엄청나게 놀랐다. 처음에는 불이 났나 하고 걸어서 가게로 가는 데 주민들이 무슨 일인지 몰라 웅성거렸다. 뉴스 속보 나오고 친척들 무슨 일이 없는지 전화가 오고 해서 북한이 미사일을 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주민들이 사이렌만 울리고 별다른 안내가 없어 당황했으나 큰 동요는 없었고, 공습경보 이후 40여 분 지나서 '동요하지 말고 향후 대피 안내 등이 있으면 지시에 따라 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고 전했다.

 

울릉 한 직장인은 "회의를 하려고 있는데 경보가 2분 정도 울렸고 내막도 모르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전화가 와서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일부 주민들은 공습경보를 듣지 못하거나 경보가 울린 줄도 몰랐으나 뉴스를 접하거나 친인척, 지인 등 전화를 받고야 뒤늦게 알기도 했다.

 

행정기관과 경찰 등 각 기관도 무슨 상황인지 몰라 군에 문의했고, 뉴스에서 소식을 접했다. 기관 한 관계자는 "다들 놀라서 정신이 없었고 난리가 났었다"고 전했다. 울릉군은 상황 파악을 하고 난 뒤 주민에게 실제상황을 알리고 추가 도발에 대비해 마을 방송을 했다.

 

울릉군 공무원 A씨는 "지하로 대피하라는 군청 내부알리미 메시지를 받고 지하에서 직원 100여 명과 대피해 있다가 3분 정도 지난 뒤 사무실로 복귀했다"며 난생처음 겪는 일로 혼란스러워하기도 했다.

 

울릉군 관계자는 "실제 상황이라고 해서 직원들 일부를 대피시키기도 했다""사이렌 울리는 것 듣고 뉴스 보니 공습경보 발령 상황이 나와 주민 대피를 어떻게 할지를 논의하기도 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울릉군 북면 평리 김이한(69) 이장은 "북한이 울릉도 방향으로 미사일을 쐈다고 해서 주민들이 굉장히 불안해했다""북면은 울릉도 최북단이어서 어두운 밤이라면 미사일이 날아오는 게 눈에 보일 텐데 생각만 해도 정말 아찔하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북한 미사일 발사와 공습경보로 울릉을 오가는 여객선은 출항 정지됐거나 회항했다가 다시 정상 운항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