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 종합 ]

미 “크림반도는 우크라 영토” 선언…재닛 옐런 재무장관경제 지원 '당위성' 강조

서울1TV 2023. 2. 28. 21:48

크림반도는 우크라 영토선언재닛 옐런 재무장관경제 지원 '당위성' 강조

 

 

┃러 크림반도 강제병합 9년, 확전 가능성에도 미 국무부 우크라지지 / 젤렌스키 “크림반도 탈환이 전쟁 종식의 조건” / 러 메드베데프 “러시아 없는 세상 필요치 않다”/ 우크라, ‘신무기’ ‘장거리 정밀타격’ 개시 / 미국, 러시아의 봄 대규모 공세 우려속 GLSDB 지원 확정 / 우크라전 1년 맞아 바이든 대통령 방문 1주일 만에 옐런 '깜짝 방문'

 

미국 국무부가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 9주년을 맞아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의 영토라고 선언했다. 확전 부담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돈바스 수복을 넘어 크림반도의 반환을 도모하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한 가운데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27(현지시간)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했다.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로 국내외적 피로감이 높아진 이날 옐런, 장관의 깜짝 방문은 우크라이나를 위한 막대한 군사적·경제적 지원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이 결국 1년을 넘긴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전쟁 초반 빼앗겼던 남부 요충지 마리우폴을 탈환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AFP 등 외신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3일 동안 우크라이나군은 마리우폴의 러시아군 밀집 지역에 최소 18차례의 공습을 가했다. 특히 남부 요충지인 마리오폴을 되찾기 위한 정밀 타격을 최소 3차례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침공한 26(현지시간)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9년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크림반도 점령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미국은 러시아의 병합 주장을 인정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라고 명시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NBC방송 인터뷰에서 크림반도 탈환을 위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에 당장 중요한 것은 남쪽과 동쪽 영토를 수복하는 것이다. 크림반도 문제는 (그 다음) 해결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간 돈바스 지역과 크림반도의 탈환이 전쟁 종식의 전제 조건이라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바이든 이어 옐런도 키이우 '깜짝' 방문해 우크라 경제 지원 강조"옐런, 당신들의 싸움이 우리의 싸움" 우크라이나군의 이번 마리우폴 타격은 수 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GLSDB가 이미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하지만 미국 등 서방의 반전 여론이 적지 않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탈환까지 단일대오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미 공화당은 백지수표는 없다고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하고 있고, 지난 25일 워싱턴DC 링컨기념관에서는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멈추고 평화 협상을 시작하라는 내용의 시위가 열렸다. 같은 날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도 주최 측 추산 5만명이 모여 자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제공 중단을 촉구했고, 프랑스 파리의 레퓌블리크 광장에서도 확전이 아닌 평화를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러시아는 미러 간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 중단 선언에 이어 재차 핵 위협을 제기하고 나섰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현지 신문 기고에서 러시아 존망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된다면 이는 우크라이나 전선뿐 아니라 인류 문명의 존망에 대한 사안과 함께 결정될 것이라며 우리에게 러시아가 없는 세상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반면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해 11월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을 만났을 때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면 심각한 후과가 뒤따를 것임을 경고했다며 나리시킨이 이 이슈의 심각성을 이해했으며, 푸틴 역시 그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날 CBS방송에 말했다.

 

번스 국장은 증거는 없다면서도 우린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 무기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중국을 향해서도 경고했다.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도 ABC방송에 중국이 드론 100기를 러시아에 보내려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정보당국이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리우폴 시장의 고문인 페트로 안드류셴코는 23우크라이나군이 (마리우폴) 러시아군 밀집 지역에 3차례의 정밀 타격을 가했다고 전했고, 뉴욕타임스는 마리우폴 공항과 철강 공장 인근에서 이틀 연속 폭발이 일어나 도시가 흔들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이번 마리우폴 공격은 서방이 제공한 사거리 70~80km의 정밀 유도 무기인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이나 M270 다연장로켓포 등의 사거리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추측을 낳고 있다.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보좌관은 우리 군은 마리우폴을 침공한 러시아 테러리스트들을 섬멸한다면서 오늘날 우리에게 거리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나탈리야 후메뉴크 우크라이나군 남부사령부 대변인도 국영 TV에 출연해 현 단계에서 사거리는 매우 상대적인 개념이라면서 마리우폴 전선이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도달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이번 마리우폴 공격의 타격 양상과 우크라이나군의 발언 등을 비춰볼 때, 우크라이나가 신무기를 손에 넣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손에 넣은 신무기로 거론되는 것 중 하나는 미국과 스웨덴이 공동 개발한 사거리 150의 지상발사형 소구경 폭탄(GLSDB). GLSDB360도 어느 방향이든 타격이 가능하고, 1m 크기의 표적에 대한 정밀 타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GLSDB는 사거리가 150에 달하는 만큼, 러시아의 주요 군사 목표물이나 마리우폴과 이어진 크름반도를 타격하기에 매우 용이한 무기 체계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서방측에 해당 무기의 지원을 호소해 왔다. 전쟁 분석가들은 GLSDB가 전쟁 초중반 당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 하이마스에 이어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사거리 120이상인 옛소련제 다연장로켓포 스메르치를 기반으로 우크라이나가 자체 개발한 다연장로켓포를 사용했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러시아가 올봄 대규모 공세를 펼칠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짙어진 가운데, 미국은 지난 3GLSDB를 포함한 21700만 달러(한화 약 26951억 원) 규모의 새로운 안보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이에 GLSDB가 우크라이나 무기의 사거리를 두 배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사거리가 320를 초과해 우크라이나가 애타게 지원을 요청했던 지대지 미사일 ATACMS(에이태큼스)는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은 러시아 깊숙한 곳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에이태큼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한편,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 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을 맞아 대국민 화상 연설에서 동부 전선은 매우 어렵고 고통스럽지만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 남부 전선 일부 지역은 상황이 매우 위험하지만 우리 군인들이 점령군에 대응할 방법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를 만나 "미국은 시간이 얼마나 걸리더라도 우크라이나의 편에 설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 행정부의 변함없는 지원을 재차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슈미할 총리와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동결된 러시아의 자산을 몰수하는 하는 등 추가 대러 제재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미국이 최근 발표한 99억달러(13729억원)의 경제 및 예산 지원 중 일부인 125000만달러(16506억원)를 우크라이나에 이전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날 장관은 기자들과의 전화 브리핑에서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 약 3000억달러(한화 약 3961500억원)를 완전히 몰수하는데에는 상당한 법률적 난관이 있다고 밝히고, 러시아 원자력 부문에 대한 추가 규제와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장관은 이날 오후 늦게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비공개 회의를 가졌으며, 미 재무부는 옐런 장관이 러시아의 도발적이고 불법적인 공격에 맞선 젤렌스키 대통령의 리더십과 결의를 칭찬했다고 전했다.

 

옐런 장관의 이날 방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키이우를 방문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성사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대외적으로 과시할 뿐 아니라 국내적으로도 미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약속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지원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풀이했다.

 

통신에 따르면, 최근 실시된 여러 여론 조사에서 미국인들 사이 우크라이나를 향한 막대한 경제 지원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으며, 의회 일부 공화당원 사이에서조차 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 대한 회의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경제 및 예산 지원 명목으로 총 130억달러(171665억원)가 넘는 막대한 자금을 지원했으며, 이날 장관이 발표한 추가 지원으로 지금까지 총 지원 규모는 140억달러(18487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또한 오는 930일까지 총 865000만달러가 추가 지원될 예정이다.

 

이날 옐런 장관은 이 같은 경제 지원이 우크라이나 정부와 공공 서비스를 유지하고, 학교 운영, 연금 지급 등에 쓰이고 있으며, 이는 모두 러시아의 침략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 저항의 근간이 되고 있다며 경제 지원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자국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400~570억달러의 외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를 위해 국제통화기금(IMF)155억달러 규모의 차관 프로그램을 협상하고 있다.

 

장관의 이날 깜짝 방문은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길에 성사된 것이다. 옐런 장관은 이번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각국 대표들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 지원을 강화하고, G20 장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강력하게 규탄하기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