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서방장비 최대 30% 파괴"…러, 우크라 반격 속 안전 직결될 기반시설 파괴에 경악

2023. 6. 14. 06:58국제 · [ 종합 ]

푸틴,"서방장비 최대 30% 파괴", 우크라 반격 속 안전 직결될 기반시설 파괴에 경악

 

 

러시아, "계엄령, 추가 동원 불필요 / 우크라 '탈군사화' 점진적 실현 중" / "흑해곡물협정 탈퇴 검토 / 전쟁 해결 유일한 방법은 우크라에 무기지원 중단" / 동부전선 곳곳 점령지 탈환 위한 우크라 공세 / 드론에 찍힌 카호우카댐 붕괴 현장 "미사일 공격 흔적 없어" / 우크라 보안국 "댐 폭파 러시아 소행 입증하는 러통화 감청" 확인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노르웨이 지진연구소(NORSAR)는 이날 루마니아에 있는 한 관측소에서 지난 6일 오전 254분 지진파를 감지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지진파의 파형을 분석한 결과 폭발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반격 작전 중 서방이 제공한 장비의 최대 30%를 손실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국 매체 전쟁 담당 기자, 군사 블로거 및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들과 간담회에서 "우크라이나가 지난 4일 반격 작전을 시작했고 현재도 진행 중"이라며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서방이 제공한 장비의 25~30%를 손실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우크라이나군이 전차 160대를 손실한 반면, 러시아는 54대만 손실했고 이들 중 일부는 수리가 가능한 정도의 손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전체 병력 손실 역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10배에 달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손실은 재앙에 가깝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4개 방면으로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어느 곳에서도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푸틴 "우크라, 어느 곳도 반격 성공 못해 재앙적 손실 입고" "서방장비 최대 30% 파괴 러 대비 병력 10배 잃어" "한국·이스라엘 재고도 곧 바닥날 것"우크라, 동부전선 반격에 ",대형댐 파괴" 원전 냉각수원 댐 파괴 "당장 핵안전 위험은 없다" 카호우카댐 폭발 당시 발생하는 지진파 포착

 

우크라이나의 반격 전후로 잇따르는 우크라이나 접경 서남부 본토에 대한 공격에 대해선 "만약 공격이 계속된다면 공격이 본토에 도달하지 않도록 우크라이나 내에 '예방구역(sanitary zone)'을 설치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본토 공격과 관련해 제기된 계엄령 선포 주장에 대해선 "어떤 문제는 더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우리는 우크라이나처럼 계엄령을 선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병력 상황에 대해선 계약병 모병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15만 명을 모병하고 6천 명의 자원병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또한 징집병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갈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추가 동원령 가능성에 대해선 "누군가는 100, 200만 병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목표가 무엇이냐에 달렸다. 키이우로 다시 가야 하나"면서도 "현재로선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전차용 열화우라늄탄을 제공하기로 하고 미국도 같은 방침을 검토 중인 데 대해선 "선제적으로 행동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우리도 이들 탄약을 갖고 있고, 필요한 경우 대응으로서 이들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방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창고에 있는 모든 무기를 꺼내 갔다. 한국과 이스라엘에만 재고가 있지만 그마저도 곧 바닥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탄약 우회 지원설이 제기된 한국을 거론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흑해 곡물 협정의 탈퇴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22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전쟁 중에도 흑해를 통해 곡물 및 비료를 수출할 수 있도록 협정을 맺었다.

 

이어 "조만간 아프리카 지도자를 초청해 흑해 곡물 협정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우리는 최빈국에 곡물을 무상으로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평화 협상을 거부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되풀이하고, "전쟁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계약 문제 등으로 반목 중인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과 러시아 국방부에 대해선 국방부의 손을 들어줬다.

 

푸틴 대통령은 "'특별 군사 작전'의 목표는 현 상황에 따라 변경되지만, 전체로는 변함이 없다""우리는 점진적으로 우크라이나를 탈군사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국방산업은 머지않아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폭발물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댐을 원거리에서 폭파하는 것보다 내부에서 폭파하기가 훨씬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카호우카 댐이 폭발로 무너졌다는 증거는 현재 쌓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SBU)은 이날 카호우카 댐 폭발이 러시아의 소행임을 입증하는 러시아 측 통신을 감청했다면서 텔레그램 채널에 130초 분량의 음성 파일을 올렸다.

 

이 파일에서 한 남성은 러시아어로 "그들(우크라이나)은 공격하지 않았다. 우리 사보타주(비밀방해공작) 그룹이 한 짓이다. 그들은 이 댐으로 사람들을 겁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이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그들은) 원래 계획했던 것 이상을 했다"면서 그 결과 하류 지역에서 수천마리의 동물이 죽었다고 했다. 다른 남성은 이 남성의 주장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SBU는 통화에 등장하는 두 남성이 러시아 군인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SBU"이번 감청을 통해 카호우카 댐이 점령군의 방해 공작에 의해 폭파된 것을 확인했다""침략자들은 댐을 폭파해 우크라이나를 협박하고 우리나라 남쪽에 인공 재앙을 일으키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노바 카호우카에 있는 카호우카 댐이 붕괴후 AP 통신이 상공에 드론을 띄워 촬영한 카호우카 댐이 파괴된 지 이틀째인 촬영된 사진 속에서 댐은 대부분이 파괴돼 형체만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사진을 공개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카호우카 댐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댐 구조물을 내부에서 폭발시켰다며 맞서고 있는 가운데 AP 통신은 몇 남지 않은 댐 구조물에서 미사일 공격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급류 위로 보이는 댐 구조물에서 그을린 자국이나 파편과 같은 미사일 투하의 전형적인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카호우카 댐은 드니프로강의 수위를 안정적으로 조절하는 6개의 댐 가운데 가장 하류 쪽에 있다. 높이 30, 길이 3.2의 카호우카 댐은 저수량이 18로 미국 그레이트솔트호에 맞먹는 규모다.

 

카호우카 댐 붕괴로 엄청난 양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하류 지역의 풍경은 완전히 바뀌었다. 러시아가 점령 중인 인근 두 마을인 드니프랴니와 코르순카는 주택 지붕만 보일 정도로 마을 전체가 물에 완전히 잠겼다.

 

댐 붕괴에 따른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보고되기 시작했다. 농업과 환경에도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후유증이 수십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스타프 세메라크 전 우크라이나 환경부 장관은 "19864월 체르노빌 참사 이후 최악의 환경적 재앙"이라고 말했다. 드니프로강 일대는 이번 전쟁의 최전선이 되면서 이미 많은 주민이 이 지역을 떠났다. 우크라이나는 서쪽 강둑을, 러시아는 홍수에 더 취약한 저지대인 동쪽 강둑을 장악하고 있다.

 

이번 전쟁이 어떤 형태로 끝날지 알 수 없지만 우크라이나, 러시아 양쪽은 이번 댐 붕괴 사태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떠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