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사망교사 '학폭 가해자'로 몰려 학폭위 신고도 당해…대전교사 가해 학부모 입장문

2023. 9. 13. 14:20사회 · [ 이슈 ]

대전 사망교사 '학폭 가해자'로 몰려 학폭위 신고도 당해대전교사 가해 학부모 입장문

 

 

면담서 '인민재판식 훈육하지 말고 아이에게 사과' 요청 / "내 아들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 / 대전교사 가해 학부모 입장문 / "괴롭힘 없었다" 주장에 누리꾼들 비난 쇄도 / “살인자케첩 테러 / 대전 교사 가해 학부모 음식점 결국 영업중단당해 / ‘별점 테러이어 음식물 테러까지 이어져 / 본사 측 사실관계 따라 추가 조치 취할 것

 

대전에서 한 초등학교 A씨가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가운데, 가해 학부모 중 한 명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 음식점이 프랜차이즈 본사로부터 영업 중단조치를 받았다.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A씨 와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가 소문 중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으려고 한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올렸다가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40대 교사 A씨는 아동학대로 고소되기 전 '학폭 가해자'로 몰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신고까지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학부모 B씨는 지난 2019122"교사 A씨가 아동학대를 했다"며 학교폭력 신고를 했다. B씨는 A교사가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아이를 혼내는 등의 행위가 아동학대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학교 측은 같은 달 12일 학폭위를 열었다. 학폭위는 B씨 자녀에게는 심리상담 조치를 내렸지만, A 교사에 대해서는 '해당 없음' 결정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학폭위는 학생 사이에 발생하는 폭력 등에 대해 처분을 내리지만, 성인인 교사는 이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B씨는 A교사가 학폭위 처분 대상이 될 수 없음에도 신고를 강행하면서 분리 조치 등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부모 B씨는 악성 민원 주동자로 낙인찍힌 것에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누리꾼 사이에선 앞서 대전 교사노조가 공개한 사망 교사 갑질 사례가 사실이었다는 반응을 보이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12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따르면 학부모 B씨는 지난 11일 오후 커뮤니티에 게시글을 올리고 "20191학기 초부터 아이의 행동이 이상했다""2학기가 끝나갈 무렵 틱장애 증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씨는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보니 아이가 교장실에 갔더라""같은 반 친구와 놀다가 손이 친구 뺨에 맞았고, 선생님이 제 아이와 뺨을 맞은 친구를 반 아이들 앞에 서게 해 사과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학부모, B씨는 교사가 학생들 앞에 아이를 홀로 세워두고 어떤 벌을 받으면 좋을지 한 사람씩 의견을 물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가 무섭고 힘들어 손으로 귀를 막고 있어도 선생님은 손을 내리라 하셨고, 교장실로 보냈다""제가 요청해 교장, 교감, 고인이 되신 선생님까지 다 같이 면담했다"고 밝혔다.B씨는 이 자리에서 숨진 교사에게 '인민재판식 처벌방식'을 지양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아이를 일찍 등교시킬 테니 안아주고, 미안하다고 한마디만 해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면담에 앞서 선생님께 아이 잘못을 인정했고, 아이에게도 선생님께 사과하라고 지도했는데, 선생님은 면담 다음 날부터 학기가 끝나는 내내 병가를 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선생님도 약속을 지키지 않아 정서적 아동학대 신고를 결정했다""학폭위를 열어 선생님 담임 배제와 아이와 다른 층 배정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B씨의 요구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학폭위는 마무리됐고, B씨는 숨진 교사가 지난해 아들의 옆 교실에 배정되자 대전교육청에 민원을 넣은 것 외 개인적인 연락이나 면담은 일절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고 거듭 밝히면서도 "반말하거나, 퇴근길에 기다렸다 괴롭히거나, 길거리에 못 돌아다니게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B씨의 입장문 공개 1시간도 안 돼 누리꾼 항의가 쇄도하자 게시글은 곧 사라졌다.

 

B씨는 그러나 곧이어 다시 추가 글을 올려 "내가 삭제하지 않았다. 왜 삭제됐는지 모르겠다. 뺨 내용은 싸우던 것이 아니고 놀다 그런 것이라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변호사 없이 제가 쓴 것이고, 댓글을 고소하려는 의도로 쓴 글도 아니고 악플은 이해하고 있다. 제가 하지 않은 행동이 많아 그걸 표현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누리꾼들은 "본인만 이게 갑질인지 모른다", "불쌍한 우리 선생님", "악성 민원이 사실이었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해당 음식점 프랜차이즈 본사에 따르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가해 학부모가 운영하는 대전 유성구의 한 가맹점에 대해 영업 중단 조치를 내렸다.

 

본사 측은 이날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해당 가맹점 관련 내용을 신속하게 확인 중이라며 이유를 불문하고 내용이 확인될 때까지 영업 중단 조치 중이며 향후 사실관계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이런 아픔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윤명을 달리하신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은 해당 사업장의 온라인 후기 별점을 1점으로 남기는가 하면 실제로 해당 음식점을 찾아가 계란과 밀가루, 케첩 등을 뿌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낮에도 가게 출입문에는 비난이 담긴 포스트잇이 가득 붙었다.

 

이런 가운데 20년 넘게 교직생활을 해왔던 40대 교사 B씨는 지난 5일 대전 유성구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만에 숨졌다. 대전 교사노조와 동료 교사들에 따르면 그는 2019년 유성구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중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냈다는 이유 등으로 해당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고소를 당하고 수년간 악성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전 교사 B씨는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해당 음식점을 비롯해 민원 학부모들이 운영한다고 알려진 사업장 등이 공유되며 불매운동 움직임도 일었다.

 

후기에는 선생님 죽이는 인성 보고 충격받았다. 평생 불매한다”, “그 업보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나”, “진짜 그렇게 살지 마라. 교사도 인권이 있다”, “무서워서 못 가겠다”, “원하던 대로 영원히 마주칠 일 없으니 이제 속이 후련하냐등 불매 운동에 동참한다는 비난이 잇따라 달렸다.

 

이후 B씨는 다시 A씨의 행동을 문제 삼아 결국 경찰에 신고까지 했고 A교사는 10개월간의 수사기관 조사 끝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A씨 남편은 "아내가 학부모들로부터 고통을 받아왔지만, 교사로서 이들을 신고하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해왔다""저 역시 이를 지켜보면서도 지금껏 속앓이만 해왔다"고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해당 이 교사는 지난 5일 대전 유성구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뒤인 지난 7일 숨졌다.

 

이후 교사노조·동료 교사·학부모들 사이에서 이 교사가 지난 4년간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려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들을 향한 날 선 반응과 개인정보 노출이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