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4.8보다 더한 '7.0 지진'도 발생할 수 있어

2024. 6. 14. 10:05국내 · [ 종합 ]

한반도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4.8보다 더한 '7.0 지진'도 발생할 수 있어

 

유라시아판 내 위치해 지진 적지만 '7.0 지진'도 발생할 수 있다. / 한반도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 / 4.8보다 더한 강진 언제든 발생 할수 있어 / '단층 조사'는 이제 첫발 조사 완료는 2036년에나 가능 / “일흔 셋 나이 먹고 이런 지진은 처음” / 일본보다 훨씬 적지만학계 "규모 7.0 지진도 가능"

 

12일 오전 전북 부안군에서 발생한 규모 4.8 지진은 '한반도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는 경고를 되새기게 한다. 비록 일본보다 지진 위험이 훨씬 작은 것은 사실이지만, 학계에서는 한반도에서 규모 7.0의 강진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진 연구의 기반인 한반도 단층 조사는 이제 걸음마를 뗀 상황이다. 향후 발생할 강진 대응과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라도 관련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북 부안에서 올해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지진을 가장 크게 느꼈을 인근 마을 주민들은 포탄이라도 터지는 줄 알았다며 연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부안군 보안면의 한 마을. 이 곳은 진원지에서 불과 차로 10여분 떨여져 있다. 마을의 한 창고 벽면에는 지진의 여파로 선명하게 금이 가 있다. 가장 큰 균열의 너비는 손가락 하나가 무리 없이 들어갈 정도로 벌어져 있다.

 

창고 출입구 위쪽에 생긴 균열도 지진의 충격으로 더 벌어졌다고 창고 주인인 오세운(73)씨는 설명한다. 오씨는 예전부터 금이 있기는 했지만 지진이 있고 나서 여기 균열이 더 크게 벌어졌다연장을 챙기러 창고 안에 있었는데 하는 소리가 나 어디서 포탄이라도 떨어진 줄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처음 느꼈을 땐 소리가 너무 강렬해 지진인 줄도 몰랐다가 휴대전화 알림을 보고 지진이 났구나 했다일흔 셋이란 나이 동안 이런 지진을 처음 겪어봐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텃밭에서 밭일을 하던 류재순(59)씨는 지진으로 마을 잎 석산 일부가 무너지는 것을 목격했다. 이날 류씨는 고추밭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큰 소리와 함께 땅이 흔들렸다지진은 오래가진 않았지만 앞에 있던 석산 두 군데에서 돌들이 우수수 떨어지더라고 했다.

 

오히려 지진으로 난 소리만큼이나 돌 떨어지는 소리도 꽤 컸던 것 같다지진이 짧아 다행이지 조금만 길었으면 온동네가 다 무너졌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들도 집을 나서려는 찰나 소리와 함께 진동이 나 죽는 줄 알았다”, “아침에 갑자기 뭔가가 터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 깜짝 놀랐다는 등의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부안 계화면에서도 지진으로 인해 큰 사고가 발생할 뻔하기도 했다. 계화면 한 주택가 골목 앞을 보자마자 푸른 기왓장들이 조각난 채 흩어져 있었다. 이 주택가에 살고 있던 신모씨는 지진으로 떨어진 이 기왓장 때문에 큰일을 당할 뻔 했다며 아찔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 단층 조사 ' 는 이제 첫발 조사 완료는  2036 년에나 가능
' 단층 조사 ' 는 이제 첫발 조사 완료는  2036 년에나 가능
' 단층 조사 ' 는 이제 첫발 조사 완료는  2036 년에나 가능

전북 부안에서 올해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부안 지진 현장 벽엔 균열, 골목엔 떨어진 기왓장 부안군민들 "쿵 하며 포탄 떨어지는 소리 생생" 외벽 균열·차량 파손 등 시설물 피해 수십건 접수 지진 자체도 충격이었지만, 이로 인해 옆집 지붕 기왓장이 일부 무너져 내리며 신씨의 차 위로 떨어졌다. // 신씨는 김장을 하려고 집 밖으로 나와 잠시 쉬고자 차 옆에 있다가 조금 걷고 있었다지진 충격과 함께 기와가 우르르 떨어지니 저나 옆에 계신 어머니나 깜짝 놀라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차 근처에 조금만 더 있었으면 기와를 맞아 크게 다쳤기라도 했을 텐데 기와를 제가 맞지는 않아서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한반도는 유라시아판 내에 위치해 일본과 같이 판 경계에 자리한 지역보다 지진이 적다.

 

한국수력원자력 자료를 보면 2000~2022년 일본의 연평균 규모 5.0 이상 지진 횟수는 114.5회로, 0.3회에 그치는 한국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한국은 디지털지진계로 관측을 시작한 1999년 이후 규모 2.0 미만 미소지진을 제외한 '지진다운 지진'이 연평균 70.8회 발생한다.

 

한해 발생하는 지진 대부분은 규모가 2.0대에 머물며, 이번처럼 4.5가 넘는 강진은 매우 드물다.

 

실제로 1978년부터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5 이상 지진은 이번까지 포함해 28번에 그친다. 바다가 아닌 육지에서 발생한 경우는 13번에 불과하다.

 

하지만 여태까지 없었다는 이유로 앞으로도 강진이 없을 것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다.

 

더구나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한반도 동쪽이 일본 쪽으로 끌려가면서 한반도가 과거보다 3정도 넓어지고 지반이 약해져, 과거보다 지진이 빈발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동일본대지진으로 한반도 일대 응력 불균형이 생겨 지진이 급증했다가 현재는 다소 줄었지만, 응력이 (지반) 깊은 곳으로 전이되면서 진원이 깊은 지진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계에선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 최대규모를 '6.5~7.0'으로 본다.

 

 

규모 7.0 지진이면 기상청이 지진 계기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강했던 지진인 20169월 경주 지진(규모 5.8)보다 위력이 63배 강하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박은진 선임연구원이 최근 기고한 글을 보면 연구원이 국내 대표 단층대인 양산단층대를 조사한 결과 이 단층대 여러 단층 구간이 과거 동시에 움직였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때 발생했을 지진의 규모는 모멘트 규모로 '6.4' 정도였을 것으로 추산됐다.

 

모멘트 규모가 6.0만되도 위력이 TNT 1메가t이 터졌을 때와 맞먹는다. 2차세계대전 때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폭탄보다 30배 이상 강하다.

 

한반도 단층 조사 '걸음마' 단계 2036년에야 조사 끝나 문제는 한반도에 어떤 단층이 있는지 제대로 모른다는 점이다. 이날 지진은 단층의 상반과 하반이 단층면을 따라 수평으로 이동하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진이 발생한 곳에 어떤 단층이 있는지 정확한 정보가 없다.

 

홍 교수는 "주변 지표면 쪽에 단층은 알려져 있는데, 이 단층이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곳(지하 8)까지 연결됐는지 등은 불확실하다"라고 설명했다.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 최대 규모가 7.0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규모 4.8 지진은 언제 어디서나 날 수 있는 수준이다.

 

더구나 그동안 규모 4.0 이상의 강진은 주로 경북 지역 등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전북 지역에서 4.0 이상의 강진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진이 잦지 않은 곳에 갑작스레 강진이 발생한 것이다.

 

 

무엇보다 지진을 일으킨 단층을 정확히 모른다는 점에서 불안이 큰 상황이다. 한반도 단층 조사는 이제 '걸음마'를 뗀 상황이다. 지난 20169월 규모 5.8 경주 지진을 계기로 '한반도 단층구조선의 조사 및 평가기술 개발' 사업이 시작됐고, 현재 영남권(한반도 동남부)을 대상으로 한 1단계 조사가 겨우 끝난 상황이다.

 

1단계 조사에서는 지질학적으론 최근인 '현재부터 258만년 전 사이(신생대 제4)'에 한 번이라도 지진으로 지표 파열이나 변형을 유발한 단층인 활성단층이 14개 확인됐다.

 

현재 2026년까지 한반도 중서부(수도권)와 중남부(충청권) 단층을 조사하는 2단계 조사가 진행 중이다.

 

3단계(호남권)4단계(강원권)를 거쳐 4단계 조사가 완료되는 시점은 2036년으로 예정돼 있다. 그때까지 한반도의 정확한 단층 정보 파악은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박은진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피해가 큰 지진을 겪지 않아 '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으로 인해 관련 연구가 미흡한 상태"라며 "지진은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한 만큼 지진 피해 최소화와 발생 후 대처를 위한 관련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전 826분께 전북 부안군 남남서쪽 4지점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5.70, 동경 126.71도이며 깊이는 8. 이번 지진으로 전북소방본부에 지진을 감지했다는 119신고는 77건이 접수됐다.

 

지진으로 인한 시설물 피해도 총 32건이 접수됐다. 지진 발생 지역인 부안 31, 인근 지역인 익산 1건이다. 또 지진 발생지역 인근 지역의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운동장 등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