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 별풍선 3천만원 논란

2017. 10. 16. 19:37통신 [ SNS ]

아프리카TV 별풍선 3천만원 논란

 

 

지난 13일 공영방송 정상화를 놓고 논쟁을 벌이던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이 갑자기 다른 이슈로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에게 '별풍선'(사용자가 BJ에게 주는 선물) 결제금액 한도를 물었을 때였습니다. 사용자 한 명당 1일 결제 한도가 3000만원이라고 서 대표가 답하자 국감장엔 짧은 탄성이 곳곳에서 쏟아졌습니다.

 

이날 국감 참석자 대부분은 방통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피감 기관 관계자들인지라 종일 아주 조용히 자리를 지켰던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놀랐는지 짐작할 만한데요. 또한 아프리카TV 시청자 80% 가까이가 10~30대라는 점에서 보면 책임 있는 위치의 공직자들이 대거 모인 국감장 참석자 대부분은 아프리카TV를 잘 모를 가능성이 크므로 이같은 반응이 이해는 갑니다.

 

김성수 의원은 여세를 몰아 서수길 대표를 더욱 압박했습니다. 김 의원은 "의원실에 민원이 들어왔다. 남편이 하룻밤에 별풍선으로 6600만원을 썼다고 하는데 믿어지지 않는다""이런 것 때문에 더 자극적으로 방송하고, 그런 것 때문에 말썽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1일 한도가 3000만원이므로 자정을 넘기면서 방송을 하면 두 차례 결제가 가능해 부가세를 포함하면 6600만원까지 돈을 쓰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BJ가 별풍선을 받으면 아프리카TV는 그중 20~40%를 가져가니 회사가 자극적 방송을 적극적으로 제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죠.




 

김 의원뿐만 아니라 같은당 고용진 의원과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도 지적을 내놨습니다. 특히 송 의원은 별풍선 결제 한도의 필요성과 함께 불건전 방송을 통해 번 별풍선을 추징하는 방안까지 언급했습니다. 의원들의 지적에 이효성 방통위원장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효성 위원장은 "제대로 조사해보고,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는지 강구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방송은 영유아, 청소년은 물론 성인에게도 해롭습니다. 이걸 부정할 사람은 드물죠.

 

그런데 이에 대한 제재 정도 수준이 아니라 상장 회사의 핵심 수익 모델을 뒤흔드는 모양새까지 가고 있습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별풍선 매출이 아프리카TV 전체 매출의 75% 가량이라고 합니다.

 

아프리카TV는 스마트폰 대중화로 모바일 동영상 시장이 급성장하며 어깨를 좀 펴고 있습니다. 매출액은 작년 798억원에서 올해 949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지난주 국회의원들이 하던 지적들을 수년간 이겨내면서 페이스북, 구글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외 사업자들과 경쟁하며 성장하고 있는 것이죠.

 

외국으로 고개를 돌려 봅시다. 우리의 BJ를 중국에선 왕홍이라고 부릅니다. 왕홍 '파피장' 한 명이 하루에 170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는 소식을 듣고 중국 공산당 정부가 제재를 가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왕홍 경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관련 생태계가 대규모로 구축됐죠. 그 규모만 9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들도 이런 왕홍의 인기를 이용해 중국인 대상 마케팅에 활용했죠. 글로벌 스타인 저스틴 비버, 싸이도 유튜브와 같은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에서 컸습니다.

 

'겨우 인터넷 방송 따위에 3000만원을 써?'라는 반응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산업적 관점에서도 살펴보면 어떨까 합니다. 겨우 인터넷 방송 따위가 전세계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지 않습니까. 구글은 지난 2006년 유튜브를 17억달러에 인수했는데, 이 회사 올해 예상 매출액이 102억달러라고 합니다.

 

온라인에서는 많은 문제가 발생해왔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죠. 그 문제를 잘 파악해서 제재하면 될 일입니다. 그런데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온갖 이상한 정보가 오간다며 카톡의 수익 중 일부를 빼앗을 것인가요,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며 현대차의 자동차 판매를 제한할 것인가요. 정부가 시장의 모든 것을 컨트롤 할 순 없습니다.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