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소리도 놓치지 않는다" 대통령 경호의 모든 것

"바람 소리도 놓치지 않는다" 대통령 경호의 모든 것

 

 

"바람 소리도 놓치지 않는다." NO.

 

대통령 경호처가 지난 2007년 발행한 간행물의 제목이다. 대한민국 수장인 대통령의 절대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임무를 잘 드러낸다. 대통령이 가는 곳엔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원들이 있다.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광주서 열린 KBO 한국시리즈 1차전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앞서 시구에 나서자 심판복장을 한 경호원도 더불어 주목을 받았다.

 

◆ 대통령 경호처는 어떤 곳?

 

대통령 경호처의 역사는 올해로 54년을 맞았다. 1963년 12월 14일 제정된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제3조 ① 대통령경호처장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경호처의 업무를 총괄하며, 소속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 ②경호처에 차장 1명을 둔다. ③ 차장은 1급 경호공무원 또는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별정직 국가공무원으로 보하며, 처장을 보좌한다. 경호처엔 500여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잇다.

 

대통령 처장은 2013년 이후 장관급에서 문재인 정부서 차관급으로 하향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주영훈 경호처장을 발탁했다. 주 경호처장은 1984년 대통령경호실 경호관에 공채로 임용된 뒤 보안과장, 인사과장, 경호부장 등을 두루 거친 경호 전문가다. 참여정부 시절 경호본부장으로 재직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이후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의 경호를 담당했다.

 

◆ 경호 대상과 임무는?

 

경호처의 경호대상은 대통령과 그 가족, 대통령 당선인과 그 가족, 본인의 의사에 반하지 않을 경우 퇴임 후 10년 이내의 전직 대통령과 그의 배우자 및 자녀, 대통령 권한대행과 그 배우자, 방한하는 외국의 국가원수 또는 행정수반과 그 배우자, 그밖에 처장이 경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국내외 요인으로 한다(제4조).

 

'경호'는 근접 수행경호 뿐 아니라 특정지역과 행사장, 이동 경로 등의 경호경비 및 안전 활동이 모두 포함된다. 경호 목적 상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만 경호구역에서 질서유지, 교통관리, 검문·검색, 출입통제, 위험물 탐지 및 안전조치 등 위해 방지에 필요한 안전 활동을 할 수 있다(제5조).

 

그러나 '음지'에서 수행하는 임무가 더 현실적으로 많다.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거나 직권 남용, 무기 사용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VIP 대신 죽는다' 경호 핵심은?

 

경호처 직원은 신체 및 사상이 건전하고 품행이 방정한 자 중에서 임용하며(제8조), 소속 공무원은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 된다(제9조). 대통령 등 경호 대상에 대한 경호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관계 부처의 책임을 명확하게 하고, 협조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경호처에 대통령경호안전대책위원회를 둔다(제16조).

 

대통령 경호처는 국가기관이므로 경호원도 공무원이며 시험으로 뽑는다. 2003년까지는 만 30세 이하, 4년제 대졸에 현역으로 병역을 필한 남자만 응시 자격이 주어졌으나 2004년 경호공무원 공채부터는 학력, 병역 제한을 없애고 여성도 지원할 수 있게 했다.

 

9개월간의 훈련을 마치면 1년간의 시보 생활을 거쳐 7급 경호공무원으로 정식 임용된다. 경호 훈련의 핵심은 말 그대로 'VIP 대신 죽는 훈련'이다. 이를 위해 사격, 무도 등 기본 경호술기 외에도 국가관, 애국심, 명예, 신뢰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강한 동료애, 냉철한 판단력과 두뇌 순발력, 뛰어난 외국어 실력 등을 위한 교육훈련을 실시한다.

 

◆ '험악'→'친근', 경호의 변화

 

대통령 경호는 과거 정권에선 거칠고 험악했다. 1982년 3월 27일,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 때 전두환 대통령이 시구한 직후, 외곽의 경호팀은 소총까지 뽑아 들었다. 대통령의 공을 받은 포수가 관례대로 시구자의 사인을 받으려고 대통령 쪽으로 달려가자 경호원들이 오해한 것이었다(동아일보 1998년 3월 19일 자). 경호처장은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소속 공무원에게 무기를 휴대시킬 수 있다(제19조).

 

그러나 '국민 모두의 대통령'을 선언한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친근한 경호'를 강조했다. 지난 9월 18일(현지시각) 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문 대통령은 현지 교통체증이 심하자 차에서 내려 뉴욕 거리를 걸었다. 통상 경호상의 문제로 각국 정상은 외국에서 이동 시 짧은 거리도 방탄 차량을 타고 이동한다.

 

문 대통령의 안전을 책임지는 주 경호처장은 인선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 경호처는 친근한 경호, 낮은 경호, 열린 경호를 목표로 거듭 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