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11. 09:35ㆍ연예 · [ 뉴스 ]
"18년 정든 VJ특공대 끝나니 아쉬움이 콸콸콸~"
지난주 종영 KBS 'VJ특공대'서 18년간 성우로 활약한 박기량
성우 박기량(60)은 방송 생활 36년 중 절반을 'VJ특공대'에 바쳤다. 신바람 나는 목소리와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내레이션은 VJ특공대만의 색깔을 만들어냈다. '콸콸콸~' 같은 익살 애드리브를 따라 하는 연예인도 많아졌다. KBS가 18년 만에 'VJ특공대'를 폐지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청자들은 "성우 목소리가 벌써 그립다"며 아쉬워했다. 7일 마지막 녹음을 하러 스튜디오를 찾은 박기량은 "40대 젊은이로 시작해 이제 60대가 됐다"며 "당분간 금요일이 되면 가슴앓이를 할 것 같다"고 했다.
VJ특공대는 '다큐의 대중화'를 표방하며 일상의 다양한 소재를 밀착 취재해 인기를 얻었다. 당시에는 흔하지 않았던 6㎜ 카메라 촬영으로 생생한 현장을 담아냈다. 박기량의 마지막 방송 주제는 가을 전어. 녹음을 시작하자 그의 진중했던 목소리가 순식간에 달라졌다. "깨보다 고~소한 전어에, 오동통통~ 살이 올라 지금 딱! 맛있는 새우까지!" 특 유의 리듬감은 1980년대 중반 미국 라디오를 들으며 만들어냈다. 그는 "AFKN의 '아메리칸 톱40'를 자주 들었는데 그 영어 DJ의 리듬을 우리 문장에 집어넣었다"고 했다.
VJ특공대가 인기를 끌자 내비게이션도 나왔다.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VJ특공대' 버전 내비게이션을 쓰시더라고요. 저인 줄 모르고 기사님이 '내비게이션은 이 목소리가 최고'라며 자랑하시기에 VJ특공대 버전으로 답해 드렸죠. '아저씨, 100m 앞에서 좌회전이란 말씀!'" 식당에서도 환영받는다. "어떤 식당은 현수막에 'VJ특공대'를 크게 써놓고 밑에 '출연하고 싶은 집'이라고 작게 써놨더라고요."
18년간 그는 VJ특공대 출연료를 올리지 않았다. 이유가 있다. 그가 발을 접질려 병원에 입원하자 제작진은 녹음 장비를 싸 들고 병실로 찾아왔다. '박 선생님 목소리로 가야 한다'는 간곡한 부탁에 병실에서 녹음을 마쳤다. "내 목소리의 가치를 알아주는 게 정말 고마웠어요." 20년 가까이 한 프로그램의 '목소리'를 맡은 비결은 철저한 자기 관리. 그는 "첫인상은 '날라리'처럼 보인다는데, 술·담배도 안 하고 집에도 일찍 들어간다"고 했다.
1982년 MBC 공채 성우로 입사해 외화 더빙부터 애니메이션, 정통 다큐멘터리까지 두루 활약했다. 미국 드라마 '머나먼 정글'의 앤더슨 중사, 만화에서는 키다리 아저씨와 쾌걸 조로 등을 맡았다. 사극 중심이던 당시 라디오 드라마에 기름진 목소리가 안 어울려 고민하기도 했다. "얇은 이방 목소리 연습도 해보고 별짓 다 해봤죠, 하하!"
가장 기억에 남는 팬은 IMF 외환 위기 시절 장문의 편지를 보낸 실업자 가장. "하루에도 수십 번 죽음을 생각하는 가장인데 MBC '성공 시대'에 나오는 제 목소리를 들으면서 '일주일만 버텨보자' 다짐한다는 거예요. 펑펑 울었지요. 얼마나 책임감을 갖고 마이크 앞에 서야 하는지 알려준 분입니다."
마지막 소회를 묻자 그는 끝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1000편이 넘는 프로그램을 거쳤지만 VJ특공대는 섭섭함이 크네요. 아직도 녹음하면 '선생님, 조금만 뒤로 가서 해주세요' 할 정도로 목소리가 짱짱하거든요. 어디서든 박력 있고 신나는 제 목소리 계속 들려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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