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13. 08:27ㆍ건설 · [ 노동 ]
청년실업률 치솟고, 40대는 '타격 집중'…일자리 악몽
8월 고용동향 살펴보니 / 최저임금에 일자리 줄면서 악화일로 / 40대 취업자수는 15만8000명 줄어 / 도소매·교육 등 모든 산업에서 타격 / 정부, 부진 원인 생산가능인구 꼽아 / 전문가 “최저임금이 트리거 포인트 / 재정투입에 앞서 정책적 수정 필요"
문재인정부 들어 일자리 상황이 매달 ‘최악’을 경신하고 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도 마찬가지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추락하고, 실업률과 실업자 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수준으로 치솟았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문제에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정책적 실패가 더해진 결과라는 지적이다. 이제야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혔지만, 얼어붙은 고용시장을 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청년실업률 치솟고, 40대는 ‘타격 집중’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고용 쇼크’는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나타났다. 15∼29세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만명, 30대는 7만8000명, 40대는 15만8000명 감소했다. 40대의 고용 감소치는 참사 수준이었다. 인구감소폭(-10만7000명)을 훌쩍 넘는 수치로, 1991년 12월(-25만9000명) 이후 26년8개월 만에 가장 컸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40대는) 도소매나 교육 등 모든 산업에서 취업자 수가 줄어들어 타격이 집중됐다”면서 “이들은 외환위기 때 노동시장에 진입해 고용여건이 취약했던 편으로, 이후 금융위기 등 경제위기 때마다 집중적으로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청년층의 처지도 40대 못지않게 열악했다. 15∼29세 청년실업률은 10.0%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6%포인트 상승해 1999년 8월(10.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청년층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23%에 달했다. 청년 10명 중 2명 이상이 ‘사실상 실업’ 상태라는 의미다. 아르바이트 등이 집중된 도·소매업이나 숙박업에서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 청년층 고용 상황을 악화시켰다.
반면 50대 취업자는 5000명, 60대는 27만4000명 증가했다. 특히 15∼64세 생산가능인구를 벗어난 65세 이상 취업자 수도 16만4000명 늘어났다.
종사상 지위로 보면 자영업자는 5만3000명 줄었고, 임금근로자 가운데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가 각각 18만7000명, 5만2000명 감소했다. 상용근로자는 27만8000명 늘었으나, 지난해 8월 증가폭(46만7000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재학·수강(-11만9000명), 육아(-9만명) 등에서 줄었지만 가사(9만7000명), 쉬었음(9만2000명) 등에서 늘어 1년 전보다 10만8000명 증가했다. 구직단념자는 5만1000명 늘어난 53만3000명을 기록했다.
◆“인구 감소만으로 설명 못 해… 정책 실패”
그동안 정부는 취업자 수 감소의 주원인으로 인구구조의 변화를 꼽았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불가피한 ‘고용 절벽’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에도 제조업 고용부진, 서비스업 감소 전환과 함께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고용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최근 고용 상황은 정부의 설명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하는 것은 물론, 15세 이상 인구 규모를 고려한 취업자의 상대적 규모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자를 1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고용률은 올해 8월 기준 60.9로 지난해 8월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고용률은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7개월 연속 낮아졌다.
내 일자리는 어디에… 12일 서울 시내 한 대학에서 한 학생이 진로 취업 정보 게시판에 붙어있는 채용공고들을 살펴보고 있다. 청년들의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지난달 청년 실업률은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10%를 기록했다. 이재문 기자
통계청도 한계를 인정했다. 빈 과장은 “우리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도소매, 사업시설, 제조업 등에서 취업자 수 감소가 지속하고 있다”며 “인구 증가 폭이 감소했다는 것만으로 취업자 수 부진을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정책 실패가 고용시장 전체를 위축시키는 ‘트리거 포인트’(방아쇠)가 됐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악화 국면에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과 같은 정책이 고용시장을 경직시킨 것으로 봐야 한다”며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정 투입에 앞서 정책적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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