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가을밤에… 한국 축구가 세계적 강호 우루과이를 잡고 날아올랐다

2018. 10. 13. 08:13스포츠 · [ 뉴스 ]

쌀쌀한 가을밤에한국 축구가 세계적 강호 우루과이를 잡고 날아올랐다.

 

 

황의조·정우영 골세계 5위 우루과이에 36년 만에 첫승/벤투 감독 부임 후 의미있는 패스 늘고 공격 속도 빨라져

 

64000여 관중이 함께한 축제의 밤, 한국 축구가 세계적 강호 우루과이를 잡고 날아올랐다.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55)12일 세계 5위 우루과이와의 친선 경기(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황의조와 정우영의 연속 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한국은 1982년 첫 대결에서 22로 비긴 이후 6번을 내리 졌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전 12 패배 등 지긋지긋하게 이어지던 연패 사슬을 이번 승리로 시원하게 끊었다.

 

한국 대표팀은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 부임 후 한층 더 빨라지고 역동적인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뻥축구'가 사라진 자리를 세밀한 패스로 경기를 지배하려는 벤투식() 축구가 채우면서 다가올 아시안컵(20191월 개막) 우승 전망을 점점 높여가고 있다.

 

벤투 감독은 지난 9월 칠레전과 비교해 골키퍼 김승규를 빼곤 똑같은 라인업을 들고나왔다. 황의조가 원톱으로 나섰고, 손흥민·남태희·황희찬이 그 뒤를 받쳤다. 우루과이는 에딘손 카바니와 디에고 고딘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빠짐없이 출전했다.




 

한국은 우루과이를 맞아 초반부터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전반 34분 남태희의 슈팅이 골키퍼에 막혔다. 원터치 패스로 빠르게 공격을 연결한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나서 확실히 한국의 공격 속도가 빨라졌다""의미 있는 전진 패스가 많아졌고 측면 수비수의 공격 가담이 활발해진 것도 벤투가 가져온 변화"라고 말했다.

 

팽팽했던 흐름이 깨진 것은 후반 19. 남태희의 스루패스를 받은 황의조가 골문 앞으로 돌진하다 우루과이 수비수의 발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안게임 8강 연장전에서 결정적인 페널티킥을 얻어내 팀을 4강으로 이끈 황의조의 문전 침투가 또 한 번 빛났다. 손흥민이 찬 페널티킥이 우루과이 수문장 페르난도 무슬레라의 선방에 걸렸지만, 황의조는 튀어나온 공을 놓치지 않고 오른발 킥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후반 21분 터진 황의조의 벤투호() 데뷔골에 경기장은 폭발할 듯 끓어올랐다.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9골을 터뜨린 황의조는 이날 자신의 강점인 골 결정력을 제대로 발휘하며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우루과이는 실점 후 자존심이 상한 듯 파상 공세로 나섰다. 후반 27분 수비수 김영권이 미끄러지면서 상대에 손쉬운 슈팅 찬스를 내줬다. 마티아스 베시노의 슈팅이 골망을 갈랐다. 우루과이가 역전을 노리며 공격을 이어가던 후반 34, 한국은 다시 흐름을 돌려 놓는 저력을 발휘했다. 손흥민의 코너킥을 석현준이 헤딩슛으로 연결했고, 공이 카바니를 맞고 나오자 정우영이 이를 왼발 슛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터뜨렸다. 슈틸리케·신태용 감독 시절 세트피스 공격에 취약했던 한국은 이날 세트피스 상황에서만 두 골을 뽑아냈다. 벤투호는 이번 평가전을 앞두고 집중적으로 세트피스를 훈련했다.

 

벤투 감독은 "우루과이와 같은 좋은 팀을 상대로 상당히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줬다""특히 끝까지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