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9. 07:28ㆍ정상 · [ 회담 ]
깜짝마중·DMZ회항·"시험말라" 국회연설..트럼프 방한 5장면
깜짝 마중, 취타대 의전, 국빈만찬 등 융숭 대접 / 공동기자회견과 국회연설에서는 '北문제' 집중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1박2일간의 방한을 마치고 아시아 세번째 순방국인 중국으로 떠났다.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25년 만에 국빈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간 평택 주한미군기지 방문,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 국빈만찬, 국회연설, 현충원 방문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 방한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7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 병사식당에서 한미연합군 장병들과 식사를 하고 있다.2017.11.7.
①캠프 험프리스서 '깜짝 환대' 받아…취타대 의전도
전날(7일) 오후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의 첫 공식일정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해외 미국기지인 '캠프 험프리스' 방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는 이후 청와대에서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일정을 조정해 평택 소재 캠프 험프리스로 내려가면서 두 정상간의 '깜짝만남'이 이뤄졌다. 국빈방문하는 외국 정상을 한국 대통령이 청와대 외부에서 영접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군(軍)장병을 함께 격려하고 오찬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이 '혈맹(血盟)'임을 강조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박수를 보냈다.
이후 청와대 인근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70여명의 장병으로 구성된 우리 취타대와 전통 의장대의 호위를 받았다.
취타대란 조선시대 왕이 행차할 때 앞장서 관악기와 타악기 등을 연주하며 '왕의 위엄'을 세우던 악대다. 취타대 행사는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복원됐다.
이처럼 최고의 예우와 격을 갖춘 대접은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너무나 특별한 날이었고 의장대 행사는 너무나 멋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2017.11.17
②평화적 북핵 해결원칙 재확인한 공동기자회견
공식 환영식을 마친 두 정상은 단독정상회담과 양국 주요 각료들이 함께하는 확대정상회담을 각각 진행한 뒤 기자들 앞에 섰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고 대북대응에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북핵 문제에 대한 평화적·항구적 해결원칙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로 우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 부분은 바로 말할 수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코리아패싱' 논란을 일축했다.
다만 방위비 분담금을 놓고 '은근한 신경전'을 폈던 두 정상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두고도 입장차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자유롭고 공정하며 균형적인 무역 혜택을 함께 누리기 위해 관련당국과 FTA 관련 협의를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도록 했다"고 말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협정은 성공적이지 못했고 미국에 그렇게 좋은 협상은 아니었다"고 평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국빈 만찬에서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 (청와대) 2017.11.7.
취타대 의전 등으로 예우를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국빈만찬에서도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메뉴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식성을 고려해 가자미구이와 한우갈비 등이 제공됐으며 만찬 뒤 이어진 공연에서도 양국간 우애를 다지는 의미의 곡들이 선곡됐다.
특히 문 대통령 내외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위한 만찬 선물로 한국을 대표하는 공예품인 놋수저와 돌그릇을 선물했다.
돌그릇은 큰 공을 세운 사람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의미가 있다. 놋수저 뒷면에는 한미동맹의 캐치프레이즈인 'We go together'(같이 갑시다)를 새겨 긴밀한 유대감과 한미동맹을 표현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더욱 위대한 동맹으로 만들기 위한 여정에 항상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 1년을 축하한다"는 건배사를 남겼다.
술을 입에 대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은 콜라를 채워 문 대통령과 잔을 부딪친 뒤 "우린 한미 관계에서 동맹과 우정을 더욱 깊게 만들었고 우정을 재확인했다"고 화답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2017.11.7.
▼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날씨 때문에 DMZ 방문은 취소됐다.…양 정상 '한미동맹' 의지 확인
④DMZ 방문은 취소됐지만…양 정상 '한미동맹' 의지 확인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오전 비무장지대(DMZ)를 전격 방문하려 했지만 악천후로 일정을 취소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7시 DMZ로 먼저 출발해 오전 9시께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기다렸으나 결국 DMZ 회동은 무산됐다.
DMZ 방문은 문 대통령이 전날 단독정상회담 당시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DMZ를 방문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해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DMZ를 가면 저도 동행하겠다"고 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같이 가주면 정말 고맙겠다"고 했다 한다.
기상악화로 DMZ 동반 방문은 이뤄지진 못했지만 청와대는 '공고한 한미동맹'이란 강한 의지는 전했다고 자평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짙은 안개를 뚫고 DMZ에 도착한 문 대통령의 의지와 10분 단위로 DMZ 방문 의사를 전하며 안개가 걷히길 기다렸던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는 빈틈없는 한미동맹과 평화수호 메시지를 전하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 방한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5번째로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이다. 2017.11.8.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현충원 참배로 일정 마무리
⑤北 비판에 집중한 국회연설…현충원 참배로 일정 마무리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한중일 3개국 순방 가운데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 국회 연설을 했다. 그는 35분가량의 연설 대부분을 '북한 문제'에 할애했다.
애초 예상과 달리 한미FTA 개정문제 등을 강하게 주장하는 대신 압도적인 힘의 우위와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낱낱이 거론했다.
다만 지난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했던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 등의 돌출발언이나 '군사옵션' 거론은 없었다. FTA 관련 언급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입·퇴장을 포함해 모두 22차례 박수를 받았다. 이는 지난 1993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받은 박수(7회)보다 15회 많은 횟수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서도 여야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비핵화의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연설이었다고 호평했다.
국회 연설 뒤 트럼프 대통령은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순국선열의 넋을 기렸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현충탑에 헌화하고 방명록을 남기며 1박2일간의 국빈방한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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