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 30. 08:56ㆍ시사 · [ 논평 ]
청와대 국민청원 논란 많은데 … 따라 만드는 지자체들
서울·포항 이어 인천·부산시 채비/동의 많은 청원엔 시장 답변 약속/전문가 “현장 안 가고 온라인 의존”
인천시는 다음 달 3일부터 온라인 시민청원 창구를 운영한다. 시는 30일간 3000명 이상 시민 동의를 받으면 검토를 거친 후 시장 등이 영상을 통해 직접 답하고, 시정에 최대한 반영할 계획이다. 또 1만명 이상 지지를 받은 청원은 공론화위원회 안건으로 상정 가능토록 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온라인 시민청원은 지난해 8월에 개설된 청와대 국민청원을 모티브로 했다"며 "시민에게 시정에 참여할 기회를 드리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온라인 청원은 시 홈페이지 내 ‘인천은 소통e가득(http://cool.incheon.go.kr/)’사이트에 개설된다. 시 홈페이지 회원이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공익을 저해하거나 게시판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내용이 아니라면 누구나 자유로이 시 주요정책과 현안에 대해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
인천 외에 부산·경북 포항 등 전국 다른 지자체에서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닮은 청원시스템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새 시스템은 대부분 기존 온라인 시민 게시판 기능을 확대 개편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부산시는 다음 달 1일 민선 7기 온라인 정책제안 사이트 ‘OK1번가’를 시민청원 중심의 시민소통플랫폼 ‘OK1번가시즌2’로 개편해 오픈한다. 대구시도 청와대 청원 게시판 성격의 제안 게시판을 내년에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운영 중인 시민 제안 게시판 ‘두드리소’를 확대 개편해 만든다. 경북 경주시도 내년에 시민청원 게시판을 구축할 예정이다. 경기 성남시는 지난달부터 ‘행복소통청원’을 운영하고 있다. 30일 이내 5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시장이나 관련 실·국장이 답변하는 식이다.
일각에서는 취지는 좋으나 자칫 전시행정으로 흐를 우려도 나온다. 폐쇄론까지 대두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의 ‘무분별한 따라 하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자체 주민 청원 게시판 중에는 ‘개점휴업’ 상태인 곳도 여럿 있다.
서울시의 경우 자체 제작한 온라인 공론장인 ‘민주주의 서울’ 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서울시민이 정책을 제안하거나 민원을 올릴 수 있는 곳으로 지난해 10월 오픈했다. 5000명이 투표한 사안에 대해 박원순 시장이 영상으로 답변한다며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5000명이 참여한 청원은 1건도 없다.
전남도는 지난 8월 도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30일간 500명 이상이 동의하는 온라인 청원이 있으면 도지사가 직접 답변하는 ‘전남 도민청원’을 개설했다. 두 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김영록 지사는 취임 직후 “온라인 청원 중 500명 이상이 동의한 사안에 대해서는 20일 이내에 직접 답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동안 한 번도 지킨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 포항시도 마찬가지다. 시는 지난 10일부터 경북 23개 시·군 중 유일하게 ‘시민청원제’를 운영 중이다. 시민이 올린 청원에 30일간 1000명 이상이 추천하면 포항시가 답변해야 한다. 그러나 50일이 지났지만 1000명 이상에게 추천을 받은 청원은 나오지 않았다.
학계와 시민단체 사이에도 찬반 의견이 교차한다. 이준한 인천대(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자체의 청원 게시판은 확산 필요성이 있는 제도”라고 평가했다. 그는 “하지만 현재 청와대 청원 게시판의 문제점이 대두하고 있는 만큼 보완책을 만들어 시행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시민의 의견을 듣겠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그러나 불특정 다수 국민을 상대로 하는 청와대 청원은 의미가 있지만, 코앞의 주민들을 상대로 하는 지방정부가 현장 행정 강화 대신 인터넷으로 여론을 듣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자체도 일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한다. 충북도 관계자는 “인터넷에서 다수의 논리로 사안의 심각성이나 업무 우선순위를 판단하면 인구가 적은 군 단위 지역 주민들의 불편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엄태석 서원대(행정학과) 교수는 “다수의 공감을 얻는 청원 중에는 합법적으로 처리가 불가능하거나 사실 확인이 어려운 사례가 많다”며 “주민 의사 대변기관인 지방의회나 행정기관을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입증하는 청원 방식을 활용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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