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추억을 간직한 수인선 협궤 열차가 24년만에 인천으로 돌아온다

2019. 8. 14. 07:38교육 · [ 역사 ]

옛 추억을 간직한 수인선 협궤 열차가 24년만에 인천으로 돌아온다

 

 

 

목인박물관 관장 기증 의사 밝혀내년 인천지역 2곳서 전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옛 수인선 협궤 열차가 24년 만에 인천으로 돌아온다.

 

인천시 연수구와 인천시립박물관은 13일 김의광(70) 목인박물관 목석원 관장으로부터 옛 수인선 객차 3량을 기증받아 내년께 인천에서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옛 수인선 협궤 열차가 인천으로 돌아오는 것은 1995년 옛 수인선 폐선 뒤 24년 만이다.

 

목인박물관 김 관장은 옛 수인선이 폐선된 다음 해인 1996년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이들 열차를 사들인 뒤 충북 진천군 모처에 보관하다가 최근 연수구와 인천시립박물관에 기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19701990년대 수인선에서 운행되던 협궤 열차는 시내버스보다 약간 작은 크기로 운행 당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열차는 1977년 전국적인 반향을 일으킨 영화 '엄마없는 하늘아래'의 촬영장소로 사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당시 이 영화는 주인공인 13세 김영출군이 어머니를 잃고 병환에 시달리는 아버지와 어린 두 동생을 거느리고 소년 가장으로 성장하는 내용으로 당시 전국 초등학생들이 단체관람을 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연수구와 인천시립박물관은 김 관장의 기증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

 

이들 열차는 과거 인천시민의 생활상을 알릴 수 있는 역사자료이지만 차량 자체가 매우 희귀해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 전국 박물관 등지에 전시된 열차 외 민간에서 보유한 옛 수인선 열차는 수량에 지나지 않는다.

 

당시 수인선을 달리던 협궤 증기기관차는 전국에 6량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 중 1량은 남동구 소래역사관 앞에 전시돼 있다.

 

이 협궤 증기기관차는 인천지역에 있는 유일한 옛 수인선 열차다.

 

연수구와 인천시립박물관은 열차를 기증받은 뒤 수리 등을 거쳐 내년께 송도국제도시 인천도시역사관과 옛 송도역에 전시할 계획이다.

 

이병철 연수구 관광문화재담당 주무관은 "옛 수인선 정차역인 옛 송도역을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당시 열차를 모조품으로 제작해 전시할 계획이었는데 실제 열차를 기증받게 됐다"고 기뻐했다.

 

김 관장은 "열차를 내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연고지인 인천에서 전시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무상으로 기증을 결정했다"며 인천시민의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옛 수인선은 일제강점기 인천 소래지역 등지에서 생산하는 소금을 운반할 목적으로 건설된 협궤철도(두 개 철로 사이가 표준 너비인 1.435보다 좁은 철도)1937년 개통돼 50여년간 운행되다가 1995년 협궤열차의 쇠락과 함께 폐선됐다.

 

그 당시 대중교통이 변변치 않던 시절 옛 수인선은 '시민의 발' 역할을 하면서 많은 이들의 추억 속에 자리 잡았다.

 

우리의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수인선은 17년 뒤인 2012년 복선전철로 전환돼 재개통됐으며 현재 오이도인천역 20.4구간을 운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