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우한 대처 책임져라"…文 지지층 丁총리에 문자폭탄

2020. 2. 4. 07:31정부 · [ 종합 ]

정세균 국무총리가 "우한 대처 책임져라"지지층 총리에 문자폭탄

 

 

 

 

강성 친문 네티즌 '우한 폐렴' 확산 와중에 총리의 역할에 충실하지 않다.

 

친문 지지자들 정세균"우한 대처 책임져라" / 총리가 정치인 출신 비서진 꾸리고 권력기관 개편안 내자 / 지지층, 총리에 문자폭탄 / 강성 네티즌 "이 판국에 자기 정치 / 친문 대선 준비중이냐" 벌써부터 견제 나서

 

3일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가 취임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우한 폐렴' 확산 와중에 총리의 역할에 충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 강성 친문 네티즌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문자를 많이 보내 소처럼 일을 시키자" "(일 안 하는) 총리 월급을 문프(문 대통령)에게 넘기라"고 하고 있다.

 

이어 이들은 정 총리의 전화번호를 공개하고 '전화·문자 폭탄'도 독려 중이다. 민주당 내에선 "정 총리가 과거 문재인 대통령과 껄끄러운 사이였기 때문 아니냐" "당내 독자 세력을 확보하고 있는 정 총리가 차기 대선 주자로 부상하는 걸 막기 위해 친문들이 견제에 나선 것 같다" 등의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SNS의 회원 수가 1000명이 넘는 한 문 대통령 팬카페엔 정 총리의 일정이 매일 공유되며 "비상사태에 의전 놀이 하고 있다" "행방이 묘연하다"는 친문 성향 네티즌들의 비판·조롱이 정총리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대표적으로 우한 폐렴 사태 와중에 정 총리가 서울 강남의 인공지능(AI) 기업을 방문한 것을 비판하며 격리 수용지로 선정된 아산·진천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와중에 총리가 한가하게 기업체 방문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들은 또 정 총리가 지난달 31일 우한 폐렴 사태 와중에 권력기관 개혁 방안을 발표한 것도 문제 삼았다. 문 대통령과 회동 후 사실상 청와대의 지시로 총리가 나선 것이지만 친문 지지자들은 "총리라는 작자가 자기 정치만 하고 있다" "바이러스 문제가 잠잠해지면 사퇴 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런 논란을 의식해 총리실은 이번 주 미리 잡아둔 민생·경제 현장 방문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우한 폐렴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친문 진영의 이 같은 정 총리 비판은 총리 비서실이 정치인 출신들로 짜이면서 시작됐다. 정 총리는 차관급인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현역 비례대표 의원인 민주당 김성수 의원을 내정한 데 이어 정무실장과 민정실장, 공보실장 등 '13실장'을 모두 정치권 출신으로 채웠다.

 

이에 민주당 당내에서 "정 총리가 대선 플랜을 가동한 것 같다"는 말이 나왔고, 친문들은 "정 총리가 이낙연 전 총리처럼 대선 주자로 몸집을 불리려 한다"고 했다.

 

정 총리가 최근 사면 복권된 이광재 전 강원지사를 만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친문계 한 인사는 "이광재는 친노(친노무현)는 맞지만 친문은 아니다"라며 선긋기를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전 지사가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 임명되는 과정에 정 총리가 관여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 총리는 지난달 서울 모처에서 이 전 지사를 만나 이번 총선 출마를 권유하며 "내 지역구를 물려줘도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SNS를 통해 친문들은 정 총리가 지난달 30일 사회통합과 협치를 위한 상생 논의장인 '한국판 목요클럽'을 출범시킨 것도 강하게 비판했다. "지금이 한가하게 협치 놀음 할 때냐"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너무 협치를 강조하다 보면 강력한 청와대를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려는 기조와 배치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의 친문의 공격이 계속 이어지면서 문 대통령과 정 총리의 과거 악연이 재조명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 경선 후보로 맞붙었고, 경선 룰(규칙)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었다.

 

2015년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 있던 시절 정 총리는 "당대표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갈등과 분열을 극복해야지 상대를 제압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말하고"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당시 문 대통령을 공개 비판했다. 정 총리는 또 "총선이 목전인데 대표가 전망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지도부가 살신성인의 자세로 대결단을 해줄 것을 호소한다"2선 후퇴를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