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통합 1차 관문 넘어… '全당원투표' 의결

2017. 12. 22. 07:26국회 · [ 정치 ]

, 통합 1차 관문 넘어'당원투표' 의결

 

 

 

 

관계자 "심리적으로 이미 분당"귀국한 손학규 "개혁적 중도 통합"

 

고성 오간 끝에 당무위 개최, 찬반 난상토론 후 표결 진행통합 반대파, 표결 불참 "당원투표 후 통합 매듭짓는 전당대회 저지하는데 총력"

 

국민의당이 21일 당무위원회를 열고 바른정당과의 통합 여부를 결론짓는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전체 75명인 당무위원 가운데 회의장에 59명이 왔으며 이 중 48명이 투표해 찬성 45표로 의결했다. 통합에 반대하는 당무위원들은 표결에 불참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첫째 고비에서 안철수 대표가 승리한 것으로, 통합 문제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됐다. 안 대표는 회의 직후 "이제 전 당원 투표를 시작하겠다""연내 결과가 나올 것이고, 어떤 결과에 대해서도 엄숙하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통합 반대파들은 이날 회의장 안팎에서 반발했고 "전 당원 투표를 보이콧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전 당원 투표 이후 있을 전당대회를 무산시키겠다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결국 통합 문제를 두고 심리적 분당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고, 실제 분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3개월간 미국에 머물다 귀국한 손학규 국민의당 상임고문이 2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당무위 회의는 통합 찬성·반대 당원들이 고성을 지르며 대치하는 가운데 시작됐다. 당무위는 당무 집행에 관한 최고 의결 기구로, 당 지도부, 상임위원장, 시도당위원장 등으로 구성된다.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하려면 당무위 의결이 필수적이다. 당 사무처가 당무위원들만 회의장 입장을 허용하자 통합을 반대하는 당원들이 거칠게 항의했다. 안 대표가 입장할 때 안 대표 지지자들은 "안철수"를 연호했고, 통합 반대파들은 야유를 보냈다.

 

안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지난 한 달 반 전국을 순회하며 들은 당원 목소리는 중도 개혁 세력을 결집하고 새로운 길로 나아가라는 명령이었다""오직 전 당원 뜻을 확인하는 길만이 당이 평화와 질서를 되찾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통합을 반대하는 호남 중진 의원들을 겨냥해 "저의 재신임을 거론하던 분들이 재신임 투표를 저지하겠다면서 불신임하겠다고 하는데, 국민이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전 당원 투표 방식을 설명하면서 "이는 정동영·천정배 후보와 경쟁해 저를 당대표로 선출해 준 검증된 방식"이라고도 했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가 설전을 벌였다. 통합 반대파들은 "전 당원 투표를 하면 저조한 투표율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갖고 당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나"는 취지로 전 당원 투표를 반대했다. 박주선 의원은 "호남에서 통합을 결사반대하는데, 지지 기반이 무너져 외연을 넓히면 속 빈 강정의 외연을 넓히는 꼴"이라고도 했다. 통합 찬성파들은 "통합 문제를 당원 의견을 물어 결정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 "당무위를 거쳐 전 당원 투표를 하고, 그 결과에 따르자는 게 무슨 문제냐"고 했다. 난상토론 끝에 표결이 진행됐고, 조배숙·유성엽·이상돈·박주현·최경환·장정숙·윤영일 의원 등 통합 반대파 위원들은 표결에 불참했다.

 

전 당원 투표 안건이 의결되자 통합 반대파 위원들은 입장 자료를 내고 "합당에 관한 사항은 전당대회 고유 권한으로, 전 당원 투표 안건은 당헌을 위반하는 것이므로 원천 무효"라고 했다. 통합에 유보적 입장인 김동철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무위나 전 당원 투표는 통과될지 모르지만, 전당대회는 쉽지 않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결정으로 27~31일 전체 당원 상대로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성·반대와 관련해 안철수 대표를 재신임하느냐'고 묻는 투표를 실시하게 됐다. 안 대표 측은 그동안의 여론조사 등을 근거로 통합 찬성 여론이 우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 반대파들은 전 당원 투표 거부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그러나 정족수 요건 등이 없기 때문에 반대파들이 투표를 보이콧하면 오히려 찬성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통합 반대파는 전 당원 투표 이후 통합 문제를 매듭짓는 전당대회 저지에 매진한다는 전략이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전당대회를 소집하는 절차와 진행에서 그렇게 용이하게는 안 될 것"이라며 "전당대회는 절대 열 수 없다"고 했다. 전당대회 의장인 이상돈 의원은 "전당대회 안건을 회부하기 위해서는 의원총회 동의 없이 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이날 미국에서 돌아와 "개혁적인 중도 통합을 해야 한다"며 안 대표 손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