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11. 20:32ㆍ용산 · [ 대통령실 ]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오만한 도어스테핑"…기자단 반발속 "대통령실" 재점검 가질듯
┃대통령 일정 풀취재·대면 브리핑도 최소화 기자단 반발 / 유인태 오만한 도어스테핑 탓" / "MB도 당선 후 기고만장에 국민 더 화나" / 코로나로 출근길 질의응답 멈춰 / 대통령실 "지지율과 무관" 재점검 시간 가질듯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11일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한 것과 관련, "지지율은 거기서 다 까먹은 거 아니냐"며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실은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회견)을 중단하면서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하루종일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파격 행보로 평가받으며 '용산 시대'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도어스테핑은 지난 5월10일 윤 대통령이 취임한지 두 달 만에 중단됐다.
윤 대통령의 의지가 아니라 국정상황실과 대통령 경호처의 방역상 강력 권고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대통령실의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하향 곡선을 타면서 대통령실이 '메시지 리스크' 관리에 본격 나서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도어스테핑 잠정중단은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이 출근하기 전 김대기 비서실장이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핵심 참모진 중에도 확진자가 속출해 이날 오전 10시 윤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도 불참자가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2층 대통령 집무실 아래층에 위치한 기자실에서 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동거인 확진을 포함하면 확진자가 두 자릿수까지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과거 청와대와 기자실인 춘추관이 별도 공간에 있었던 상황과 다르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이 도어스테핑 중단 통보에 출입 기자단은 크게 반발했다.
당초 국민소통관장실이 전날 밤 도어스테핑을 당분간 풀(Pool)단 체제로 운영키로 공지한 가운데 대통령실이 이날 아침 이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고강도 조치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대통령 공개 행사의 풀 취재도 가급적 최소화할 예정"이라며 "대변인의 브리핑 역시 가급적 서면 브리핑 중심으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풀단은 사전 지정된 소수의 취재진이 기자단을 대표해 현장을 취재한 뒤 이를 전파하는 방식이다. 주로 경호상의 이유로 대통령 공식일정 취재에 적용된다.
그간 도어스테핑의 경우 풀이 아닌 자율취재로 기자단 누구나 참석 가능했다.
하지만 도어스테핑 이외에도 출입 기자단의 취재 경로는 상당 부분이 당분간 막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각종 현안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뤄지는 대면 브리핑과 달리 서면 브리핑은 일방향의 소통 방식에 가깝다.
기자들은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만나 "도어스테핑을 안 한다고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이 작아지느냐", "지지율 하락으로 도어스테핑을 취소했다는 지라시(정보지)까지 있다" 등 지적을 쏟아내며 불만을 나타냈다.
실제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7.0%,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7.0%였다. 해당 조사에서 긍정 평가가 30%대로 떨어진 것은 윤 대통령 취임 후 두 달 만에 처음이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라시는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며 "도어스테핑은 정말 좋은 정책이고, 이어가야 한다. 다만, 단일 기자실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선제적 조치를 하자는 (경호처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에 대해 가장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기자들의 건강과 대통령실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라는 점에 대한 양해도 구했다.
대변인의 대면 브리핑을 줄이더라도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 등을 통한 쌍방향 질의응답 등 소통 방식을 고안하겠다고도 강조했다.
도어스테핑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내부적으로는 한때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자 기자실 폐쇄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저녁에는 기자실에 방역 소독을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마주치지 않고 용산 청사에 출근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방역당국이 전망하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휴지기'를 갖게 된 도어스테핑에 대한 재점검의 시간도 당분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코로나19 유행이 가시화하기 전부터 도어스테핑을 통해 다소 정제되지 못한 발언이 나가는 데 대한 메시지 관리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나아가 도어스테핑 개편도 물밑에서 거론된 상황이었다.
결국 도어스테핑 재개 시기와 함께 윤 대통령이 강조해온 '탈권위 소통' 행보를 향후 어떻게 이어갈지가 향후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유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과의 인터뷰에서 "앞선 정권이 소통 잘할 줄 알았는데 소통 안 한 거에 대한 반작용으로 신선하다 좋았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총장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도 지금 도어스테핑에서 굉장히 오만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술 많이 먹었던 사람들은 자꾸 그러더라. '윤석열이 저러지 않았는데 대통령 돼가지고는 좀 달라졌다'는 소리들도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도어스테핑에서 뭔 얘기만 하면 꼭 대통령실에서 '이게 그런 뜻이 아니었고'(라고) 해명을 해야 되지 않나"라며 "어쩌다가 한 번 있어야지 할 때마다 해명을 한다는 거는 그 말에 전부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 아니냐"고 반문했다.
나아가 이명박(MB) 전 대통령 취임 초 지지율이 폭락했던 광우병 촛불 정국을 거론하며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고 진짜 기고만장했다. (총선도) 그렇게 이기고 너무 기고만장했다"며 "오만한 걸 국민이 제일 싫어하는데 미국을 방문하기 전에 FTA 자동차 부문을 양보했다. 사실 국민은 그게 가져오는 문제보다 거기에 더 화가 나서 그랬다 본다"고 빗대기도 했다.
유 전 총장은 "조금 더 겸손한 자세로 돌아오면 지지율 올리는 거 간단하다"며 "야당하고 협치하려는 모습만 보이면 지지율 바로 60~70%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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