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도시를 잇는 수십㎞ 무인 지하터널…24시간 화물을 옮기는 새로운 운송 시스템

도시와 도시를 잇는 수십㎞ 무인 지하터널…24시간 화물을 옮기는 새로운 운송 시스템

 

 

┃24시간 무인 지하 운송 시스템 / 스위스 물류터널. 내달 70km 구간 건설 준비 / 24시간 막힘 없는 지하 물류터널 / 지상 운송망 포화·환경오염 대안

 

스위스에서 도시와 도시를 잇는 수십㎞ 지하터널로 24시간 화물을 옮기는 새로운 운송 시스템이 다음달 본격적인 건설 준비에 들어간다.

 

최근 주목받는 드론 배송 방식과 달리 자동화된 물류용 지하 컨베이어벨트가 생기면 도로나 철도 등 포화 상태에 봉착한 지상 물류망과 함께 인건비 부담을 덜어줄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제학술지 IEEE 스펙트럼은 다음달 1일부터 스위스에서 지하물류망을 짓는 계획인 ‘CST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스위스 의회가 지하로 화물을 옮기는 운송 시스템이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데 따른 변화다.

 

 

스위스가 지하물류망을 만들려는 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스위스는 내륙국가이기 때문에 선박을 이용한 해상운송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다. 국토 내부에서 화물을 옮기려면 도로나 철도 같은 지상운송망에 주로 의존해야 한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이런 지상운송망은 지속적으로 확장돼야 하지만 이는 수요에 따라 도로나 철도를 지상에 무한정 짓기는 사실상 어럽다.

 

이와 같은 문제 때문에 기존 지상물류망을 개선하는 대신 새로운 대안을 만드는 게 낫다는 목소리가 스위스 내부에선 그동안 제기됐다. 지하물류망 건설이 언급된 건 2010년대 중반으로 이번에 최종 확정됐다.

 

스위스에서 구상 중인 지하물류망은 현재에는 존재하지 않은 시스템이다. 지하를 향해 수직으로 화물을 내려보내면 이를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전기차가 받아서 옮기는 방식이다.

 

전기차라고는 하지만 외형은 수레를 닮았고 시속 29㎞로 일정하게 달리면서 화물을 도시에서 도시로 옮긴다.

 

비록 주행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교통체증이 없고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 이에 배송 시간이 길게 걸리지는 않는다. 냉장 운송도 가능해 신선도를 지켜야 하는 식료품도 빠르게 옮길 수 있다.는 장점도 많다.

 

건설 비용은 비교적 많이 든다. IEEE 스펙트럼에 따르면 스위스 도시인 취리히와 해르킹엔-니더빕 사이를 잇는 70㎞ 시범구간을 만드는 데에만 30억달러(약 3조9000억원)가 들어간다. 완공 예정은 2031년이다.

 

스위스의 이 프로젝트는 2045년까지 전체 구간을 500㎞로 늘릴 예정인 가운데 건설 비용이 최대 300억달러(39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비용은 민간이 부담하며, 공적 재원은 들어가지 않는다.

 

스위스는 이번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지상에서 운행하는 화물차 수가 최대 40% 이상 줄어들 것으로 CST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스위스 정부와 기업이 관측하고 있다.

 

자연히 매연 과 소음 유발도 감소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IEEE 스펙트럼의 “첫 공사 구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안이 곧 나올 예정”인 가운데 “스위스 내 각주들은 진행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