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3. 06:10ㆍ국제 · [ 종합 ]
25년 만의 미, 권력서열 3위 펠로시 대만 방문…미중갈등 격량속 대만해협 긴장 최고조
┃미중 갈 등속 25년 만의 미 하원의장 대만에 도착 / 군사 대응 시사해온 중 고강도 반발 / 가을 미 중간선거·中 당대회 앞두고 미중 격량속으로 / 중 반발 속 대만 방문한 펠로시 "양국 연대 어느 때보다 중요" / "독재·민주 마주한 세계 대만 민주주의 지원" / 미·중 전략경쟁 속 불신 심화, '위기' 의식하면서도 브레이크 못 걸어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의 강력 반발 속에 2일 대만 땅을 밟았다. 펠로시 의장 1997년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 이후 25년 만에 대만을 찾은 최고위급 미국 인사다.
◈ 펠로시 의장 민주주의를 지원하려는 미국의 확고한 약속에 따른 것"
강력한 중국의 반발 속에 대만 땅을 밟은 펠로시 의장은 2일(현지시간) 대만 국민에 대한 미국의 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내용의 첫 메시지를 내놨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밤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한 직후 낸 성명에서 "미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대만의 힘찬 민주주의를 지원하려는 미국의 확고한 약속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신냉전'으로불려온 미중관계는 당분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격랑 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중국은 펠로시의 대만 방문 추진이 지난달 중순 외신에 보도된 직후부터 군사적 대응까지 시사하며 그동안 강력 경고해왔던 터라 수위 높은 대응이 불가피해 보인다.
펠로시 의장을 포함해 미국 하원의원 대표단이 탑승한 항공기가 이날 밤 10시45분께(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했다.
펠로시 의장은 타이베이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 숙박한 후 3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면담 및 오찬, 입법원(의회)과 인권박물관 방문, 중국 반체제 인사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오후 4~5시께 출국할 것으로 대만 언론들은 관측했다.
이날 펠로시 의장이 탑승한 수송기가 말레이시아에서 출발해 대만에 도착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그간 시사해온 '군사적 대응'이 실제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 공역에 진입할 무렵 중국 공군기가 대만 해협을 통과 중이라는 중국 매체 보도가 나왔다.
그 시간 미 해군은 대만과 멀지 않은 필리핀해에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비롯한 전함 4척을 전개했다고 로이터가 해군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대만 근처 군사 활동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으며 적의 위협에 대응해 적절히 군사력을 파견할 것"이라며 "우리는 국가 안보를 보장할 투지와 능력, 자신감이 있다"고 밝혔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대만 문제에서 신의를 저버리고 멸시하는 것은 미국의 국가신용을 더욱 파탄나게 할 뿐"이라며 미국을 "평화의 파괴자"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펠로시 의장을 겨냥해 "미국의 일부 정치인들은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 생각해 공공연히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하고 있다"며 "14억 중국 인민과 적이 되면 결코 좋은 결말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중국 외교부 강력한 조치를 취해 주권과 안보 이익을 수호할 것" 강조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결연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주권과 안보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며 "만약 미국이 제멋대로 행동한다면 그로 인한 모든 엄중한 후과는 미국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하원의장은 대만을 방문할 권리가 있다"며 "하원의장의 방문은 선례가 있으며 하원의장의 방문 가능성으로 현상이 변화되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취재진 질문에 "우리는 펠로시 의장이 방문을 결정할 경우 중국이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향후 어떠한 긴장 고조에도 관여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중국을 압박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미중 갈등은 최악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며 국가 핵심이익 수호를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앞서 시진핑 국가주석도 지난달 2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놓고 "불장난하면 불에 타 죽는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경고한 바 있다.
특히 시 주석 입장에선 3연임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을 당 대회(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미국에 강력 경고했음에도 불거진 이번 일로 대만 문제에 대한 강인한 이미지가 훼손됐다고 판단해 강경한 조치를 모색할 가능성도 크다.
이 경우 미국은 대만 주변을 포함한 중국의 군사 활동 증가를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라고 비난하며 대중국 견제에 동맹과 파트너를 규합해온 미국 정부로선 긴장을 조성하는 도발로 규정하고 대응에 나설 수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도 의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에 대만은 군사안보적 차원뿐만 아니라 중국과 기술패권 경쟁 차원에서 가치가 더해진 곳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미국이 추구하는 중국을 배제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서 핵심 플레이어 중 하나다.
다만 이번 펠로시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 한반도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는 미·중의 전략적 이해 관철 노력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우리정부는 더욱 더 쉽지 않은 선택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은 한국과 일본, 대만을 참여시켜 반도체 공급망 동맹(칩4)을 만든다는 구상 아래 한국에 8월말까지 입장 통보를 요구한 가운데 중국은 이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심화할 경우 북한의 핵실험 저지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공조는 더욱 산만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펠로시 의장의 중국 견제 행보는 30여년 전 1991년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2년 전 유혈진압된 톈안먼 민주화 운동 현장에서 '중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죽어간 이들에게'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들고 추모 성명을 낭독했다가 공안에 붙들려 구금된 바 있다.
이후에도 중국 공산당이 시위대를 학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톈안먼 민주화 시위 33주년을 맞은 올해는 성명을 통해 공산당을 '억압 정권'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2002년에는 후진타오 당시 중국 부주석에게 구금된 중국·티베트 활동가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편지를 전달하려 했고, 이후 후진타오가 주석이 된 후에는 류샤오보 등 정치범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서신을 직접 전달했다.
또 인권 탄압을 이유로 중국의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유치를 반대했고, 중국 신장 위구르족 인권탄압을 문제 삼아 올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 보이콧'도 주도했다.
◈ 중국의 반발 속 대만 방문한 펠로시 의장 "양국 연대 어느 때보다 중요" 강조
그는 "전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에서 선택을 마주한 상황에서 2천300만 대만 국민에 대한 미국의 연대는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펠로시 의장은 강조했다.
미 권력 3위인 펠로시 의장은 자신의 대만 방문은 공산국가인 중국에 맞선 미국의 민주주의 수호 차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펠로시 의장은 중국의 거센 반발과 논란 속에 이뤄진 이번 대만 방문의 명분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날 펠로시 의장 등 미 하원의원 대표단이 탑승한 항공기는 이날 밤 10시 45분께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3일 대만 총통과 면담 및 오찬, 입법원(의회)과 인권박물관 방문, 중국 반체제 인사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오후에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7년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 이후 25년 만에 대만을 찾은 최고위급 미국 인사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순간은 상당히 긴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펠로시 의장이 탑승한 항공기가 대만 공역에 진입했을 때 중국 공군기가 대만 해협을 통과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당시 미 해군은 대만과 멀지 않은 필리핀해에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등 전함 4척을 전개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 펠로시 대만행에 미중관계 격랑에…'가드레일' 작동할까
중국은 대만에 대한 주권 주장과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국제사회에 확인시키기 위한 조치에 나서고 미국도 그에 맞서면서 양국 관계는 최소한 단기적 갈등 심화를 면키 어려워 보인다.
중국의 반복적이고 강도 높은 경고 속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국방부 의견'임을 거론하며 사실상 우려를 표하면서 한때 방문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펠로시 의장은 미군의 '호위' 속에 미국 하원의장으로는 25년 만에 대만을 찾았다.
상호 신뢰가 빈약한 가운데 갈등 증폭 요소를 미리 인지하고도 그것을 통제하기 어려운 두 대국 관계의 현주소를 드러낸 일로 평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달 9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 계기에 인도네시아에서 만나 5시간 이상 협의했을 때만 해도 미중이 관계 관리 모드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미중 전략경쟁의 거센 물결 속에 한 정치인의 개인적 신념 및 어젠다와 결부된 '변수'를 양국관계 악화를 막는 방향으로 관리할 동력과 의지가 양국 사이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미국대로 여야가 공히 중국 때리기에 나선 상황에서 중국에 양보하거나 중국을 배려하는 행동을 하기 어렵고, 중국도 반미를 국민 결속에 적극 활용해온 상황에서 미국에 유연한 대응을 할 여지가 좁았다.
◈ 美중간선거·中당대회 앞두고 갈등 심화 전망…미중관계 또 시험대
여기에 중국의 '반격'과 미국의 맞대응으로 양국 관계는 또 한 번 저점을 찍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과의 정면충돌을 피하며 대만에 대한 압박 강화에 대응의 초점을 맞출 가능성도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지만 큰 틀에서 미중 갈등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이 그동안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을 결성하고,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을 제정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대중국 포위·압박에 나서는 동안에도 중국은 외교 대변인을 통해 반발하고 경고 메시지를 전하는 선에서 대응했다.
하지만 중국은 이번 사안을 대만에 대해 주장해온 '주권'과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엄중 도전으로 규정하고 그 입장을 미국은 물론 자국민에게도 반복적으로 강조해온 만큼 말로 하는 대응의 수준은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미국은 그동인 전개해온 동맹 및 우호국 규합을 통한 대 중국 압박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양국 모두 2∼3개월 앞으로 다가온 중요 정치 일정과 연계해가며 최대 대외 현안인 미중관계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11월 바이든 행정부 하반기 국정동력을 좌우할 중간선거(상·하원 의원 및 주지사 등 선출)를 앞두고 있고,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당 대회를 10월께 치러야 한다.
중대 정치 일정을 앞두고 서로 유연성을 발휘할 여지가 적어 결국 현재의 미중 갈등은 당분간 심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당장은 우세해 보인다.
그러나 앙국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전 세계적 식량·에너지 위기 조짐 속에 인플레이션(미국)과 성장세 둔화라는 국내 경제의 난제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미중관계가 군사적 충돌을 포함한 파국으로 치닫는 것만은 서로 피하려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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