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면직처분 집행정지 기각…"면직사유 일단 소명된 것"

2023. 6. 23. 21:42연예 · [ 뉴스 ]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면직처분 집행정지 기각"면직사유 일단 소명된 것"

 

 

한상혁 '면직 집행정지' 기각 / 방통위, 당분간 현행 체제 유지 / 방통위 추진 'KBS 수신료 분리징수' 절차 이어갈 듯 / 6기 방통위 구성 위해 차기 위원장 후보자 지명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면직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이 23일 기각됐다. 법원이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면직 처분의 효력을 유지한 것이다. 텔레비전방송수신료(KBS·EBS 수신료) 분리 징수 등 윤석열 정부의 공영방송 재편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재판장 강동혁)는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상대로 낸 면직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이날 기각했다.

 

재판부는 면직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한 전 위원장으로 하여금 방통위원장 직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할 경우 방통위 심의·의결 과정과 결과에 대한 사회적 신뢰뿐 아니라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저해될 구체적인 위험이 발생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이 직무에 복귀할 경우 방통위가 추진 중인 KBS 수신료 분리징수 절차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법원이 한 위원장의 손을 들어주지 않으면서 진행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장판사 강동혁)는 한 전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낸 면직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윤 대통령이 재가한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면직 처분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면직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방통위원장 직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할 경우, 방통위 심의·의결 과정과 결과에 대한 사회적 신뢰뿐만 아니라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저해될 구체적인 위험이 발생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 전 위원장은 2020TV조선 재승인 업무와 관련해 심사 점수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달 재판에 넘겨졌다. 권리행사방해, 위계공무집행 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형사범죄 성립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방송의 중립성·공정성을 수호할 중대한 책무를 맡은 방통위원장으로서 그 직무를 방임하고 소속 직원에 대한 지휘·감독의무를 방기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면직사유는 일단 소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 전 위원장은 2020TV조선 재승인 업무와 관련해 심사 점수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달 2일 불구속 기소됐다.

 

정부는 검찰 기소 이후 방송통신위원회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을 이후로 한 위원장에 대한 면직 절차를 밟았고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이를 재가했다. 한 위원장의 임기는 다음달 말까지였다.

 

방통위는 차기 방통위원장이 임명될 때까지 현행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한 위원장 면직 이후 여당이 추천한 김효재 상임위원을 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세웠다. 이후 전체회의를 다시 재개하고 현안들을 처리했다.

 

한 위원장 복귀 여부에 따라 진행 여부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됐던 KBS 수신료 분리징수 절차도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현재 여당 추천 위원인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위원, 야당 추천 위원인 김현 위원으로 세명으로 21 구도다.

 

이날 결정으로 한 전 위원장이 방통위원장으로 복귀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한 전 위원장의 당초 임기는 다음달 말까지로, 그 전에 본안 소송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없다. 행정소송법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은 집행정지 신청 기각 결정에 즉시항고할 수 있지만 당초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터라 실익이 있을지 불분명하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즉시 항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방통위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임명되고, 엄격한 신분보장을 받는 임기제 독립 합의제 행정기관장인데 이에 대해 소속 공무원들에 대한 지휘·감독 소홀을 중요한 면직 처분 사유로 삼아 면직하고 이를 정당한 것으로 인정한 재판부 판단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20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변경 의혹과 관련한 부분은 본안에서 충분한 심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재판부가 인정하면서도 해당 처분 사유를 이유로 내가 공무원들에 대한 지휘 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한 것은 논리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한 전 위원장은 방송의 중립성·공정성을 수호할 중대한 책무를 방기했고 소속 직원들이 TV조선 점수를 조작하는 것을 사실상 승인했다면서 법률상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고 오늘 법원의 결정은 이를 명확히 확인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주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을 차기 방통위원장으로 지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8일로 예정한 전체회의 안건에 방통위 업무보고를 제외했다. 과방위는 상임위원장이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으로 바뀌면서 소관 부처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기로 했다. 하지만 방통위에 대해서는 여야 의원간 이견이 발생하면서 안건에서 제외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6기 방통위 구성을 위해 조만간 차기 방통위원장 후보자를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로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