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19. 14:38ㆍ사회 · [ 종합 ]
제천화재 참사 한달… 활기 넘치던 거리에 적막, 상권 초토화
18일 다시 찾은 제천 화재 참사 현장. 이곳 주변은 사고 전엔 활기가 넘쳤던 지역이지만 지금은 인적이 드물어 적막감만 감돌았다.
연말연시 행사·모임 사라져 장사 포기한 곳 쉽게 발견 “매출 20% 이상 줄었다.
불황 언제까지 갈지 걱정”
지난해 전 국민을 충격과 분노로 몰아넣었던 ‘12·21 제천 화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미세먼지가 자욱했던 18일 화재현장인 제천시 하소동 노블 휘트니스 스파 주변은 언제 참사가 있었냐는 듯 평화로워 보였지만 인적이 드물어 고요함과 적막감만 감돌았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이 일대는 차로 5∼10분 거리에 국내 제약·바이오 생산 공장이 밀집된 바이오밸리와 대원대·세명대·의림여중·용두초 등이 위치하고 있어 어느 곳보다 활기가 넘쳤다. 그러나 화재 이후 일대 상권은 초토화됐다. 연말연시 행사나 모임 특수는 사라졌고, 아예 문을 닫고 장사를 포기한 곳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상인들은 “제천시에서 (화재 현장에) 가림막 같은 것을 설치해주면 훨씬 나을 것 같다”고 했다.
현장 주변은 한겨울 동장군보다 더 매서운 불황에 움츠러들었다. S마트 영업이사 한모(61)씨는 “연말연시 대목은 고사하고 전체 매출이 20% 이상 줄었다”며 “가뜩이나 어렵던 제천지역 경제가 화재 참사 이후 완전히 무너졌다”고 전했다.
정육식당을 운영하는 최모(65)씨는 “불이 나기 전에는 저녁시간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다”며 “연말부터는 손님이 끊어졌다. 불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음식점 주인 김모(49)씨도 “문을 열어도 손님이 없고 직원 인건비를 감당하기에도 힘든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상인들은 업종변경이나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불이 난 후 2∼3곳의 상가가 매물상담을 받았다”며 “29명이 숨진 이곳 주변에서 누가 장사를 하고 싶어 하겠느냐”고 말했다.
화재 현장에서 떨어진 제천의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택시기사 박모(58)씨는 “이곳뿐만 아니라 제천 전역엔 주말을 앞둔 목요일이나 금요일 야간에도 손님이 없어 사납금 입금도 힘들다”며 “번화가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됐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에 볼멘소리를 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소방당국의 부실한 대응 탓에 많은 희생자가 났다는 지적이다. 시민 홍모(39)씨는 “무책임한 태도에 화가 난다”며 “앞으로 지역주민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각성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화재 참사로 29명이 희생되고 40명이 다쳤다. 이날로 사고 발생 28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5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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