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5. 23. 11:49ㆍ국방 · [ 안보 ]
한국, 새정부 출범 직전 주한미군 감축론 … 미 “핵심 전력은 그대로 동맹 구조도 유지”
┃"미국, 주한미군 4천500명 괌 등 인태 다른 지역으로 이전 검토중" / 미 북·중 도발 가능성은 ‘과장 군사개입력은 여전’ / 주한미군 잔여 병력 유지 시 안보 영향 ‘제한적’ / 미국, “핵심 전력과 동맹 구조도 유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수천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함에 따라 한국의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국방부가 주한미군 약 4천500명을 미국령 괌을 비롯해 인도태평양 내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수천명을 한국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국방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현재 한국에 주둔한 미군 약 2만8천500명 가운데 약 4천500명을 미국 영토인 괌을 비롯해 인도태평양 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자주국방’ 전환점 과도한 불안 차단해야…방위비 분담금 증액 연결된 협상카드 측면도 |
WSJ, 미국 국방당국자 인용 보도 "미, 대북정책에 대한 비공식 검토 일환" "아직 트럼프에 보고되지는 않아" 중, 견제력 약화 이유로 감축 반대 의견도 중 견제 강화 위한 미군 재배치 필요와 트럼프의 주한미군 인식 반영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와 연결된 협상카드 측면도 배제할 수 없어 하지만 '북 모험주의' 자극 우려속 차기정부, '관세+안보 포괄협상' 직면할 듯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약 4,500명을 감축하고 괌 등지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며, 한반도 안보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감축은 전체 병력의 일부일 뿐이며, 핵심 전력과 동맹 구조가 유지되는 한 안보 공백은 과장된 우려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주한미군은 약 2만8,500명 규모다. 감축 대상은 약 4,500명으로 전체의 약 15%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 숫자는 전략적 재배치 차원에서 조정 가능한 범위이며, 실제로 최전방 화력부대, 미사일 방어 시스템 등 주요 억지 전력은 그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감축된 병력의 이동지는 미국 영토인 괌이나 인도-태평양 기지로 예상된다. 이는 곧 미군의 유사시 신속 개입 능력을 유지하면서도, 전략적 유연성을 강화하려는 조치일 수 있다. 한 안보 전문가는 “미국 입장에서 병력은 물리적 거리보다 기동성과 배치 전략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이런 구상은 대북 정책에 대한 비공식 검토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고려를 위해 준비되고 있다고 당국자들은 WSJ에 전했다. 이 방안은 아직 트럼프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되지 않았으며 정책 검토를 진행 중인 고위 당국자들이 논의하는 여러 구상 중 하나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 대변인은 주한미군 철수 검토 보도에 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대해 "오늘은 발표할 것이 없다"고만 답했다. 피트 응우옌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WSJ에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입장을 밝히지는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배와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계속 지원할지가 더 명확해지기 전까지 주한미군 병력 수준에 대한 결정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철수를 진지하게 고려할 경우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 미군과의 긴밀한 공조에 의존하는 한국, 일본, 필리핀 등 인도태평양 국가들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WSJ는 관측했다.
한반도를 관할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새무얼 퍼파로 사령관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도 지난달 10일 미 의회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을 감축하면 대북 억제력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러시아를 견제할 역량이 약화한다면서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미국 입장에서 주한미군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주장을 확대하며 대만을 위협해온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도 해왔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한반도에서 뺀 병력을 인도태평양의 다른 지역에 둘 경우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미국 국방부의 우려를 완화할 수도 있다고 WSJ은 관측했다.
특히 이런 차원에서 괌의 경우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지역과 가까우면서도 중국군이 닿기 어려워 병력을 배치할 중요한 중심지(hub)로 부상하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미 국방부에서 전세계에 배치된 미군의 재조정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주한미군이 핵심적인 감축 타깃이 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내용이었다.
미 국방부 당국자들은 WSJ에 이 방안이 아직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되지는 않았다고 전했으나 대북 정책에 대한 비공식 검토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고려를 위해 준비되고 있다고 전해 곧 가시화할 것임을 내비쳤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 보도와 관련한 한국의 연합뉴스의 질의에 "오늘은 발표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가 보도 내용을 사실로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검토가 진행중인 사안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한 언급이었다.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는 한미 양국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현시점에 주한미군 감축론이 나온 것은 미국의 방위 전략과 주한미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인식, 대(對)한국 협상 카드 등 3가지 측면에서 따져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전략 측면에서 현재 2만8천500명 안팎인 주한미군의 약 16%를 빼내 중국 견제 등 우선순위 목표에 더 부합하는 영역에 투입하겠다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의중일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견제, 특히 중국의 대만 공격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것을 인도·태평양 군비 태세 조정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지난 3월 워싱턴포스트(WP)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본토 방어와 중국의 대만 침공 억제를 최우선시하고, 러시아·북한·이란 등 다른 위협은 해당 지역의 동맹에 최대한 맡긴다는 내용의 '임시 국가 방어 전략 지침'을 마련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미국이 주한미군의 활동 범위를 한반도로 국한하지 않고, 중국의 대만 침공 등 동북아시아의 다양한 지정학적 위기에 투입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여러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돼왔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적 유연성은 한미동맹의 변화를 의미하는 만큼 한미간 협의가 필요한 영역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인 한국을 지키기 위해 주둔해온 주한미군의 활동 반경과 역할을 확대하려면 한미간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한미간 협의와 같은 복잡한 절차를 거치기 전에 미리 자체 결정으로 가능한 범위에서 주한미군 재배치부터 하겠다는 의중일 수 있다. 또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미국 젊은이들을 위험한 지역에 배치하고서 한국으로부터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과도 같다고 보인다.
이미 집권 1기 때 주한미군 철수를 검토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4월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뷰에서 재집권 시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한국이 우리를 제대로 대우하길 원한다"고 밝힌 뒤 주한미군이 "위태로운 위치"에 있다면서 "왜 우리가 다른 사람을 방어하느냐. 우리는 지금 아주 부유한 나라(한국)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작년 10월 '시카고 경제클럽' 주최 대담에서는 "내가 거기(백악관)에 있으면 한국은 방위비(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의 분담분)로 연간 100억 달러(약 14조원)를 지출할 것"이라며 "그들은 머니 머신(Money Machine·부유한 나라를 의미)"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4월 8일 한덕수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와 통화한 뒤에는 "우리가 한국에 제공하는 대규모 군사적 보호에 대한 비용지불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사에는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감축 또는 철수할 수 있다는 기조가 내포돼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그런 만큼 6·3 대선을 거쳐 출범할 한국의 새 정부는 주한미군 감축 검토와 관련, 미국의 군사전략과 협상 카드의 측면을 동시에 보고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중국 견제 강화를 위한 미군 배치의 조정 필요성과, 주한미군 감축을 띄움으로써 한국과의 협상에서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등 양보를 받아내려는 측면이 병존할 수 있는 만큼 차분하고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결국 차기 한국 정부는 '트럼프발(發) 관세'와 관련한 무역 협상과 함께 주한미군 감축 및 그와 연결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포괄적으로 진행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 전략과 협상 전략을 냉정하게 분석한 뒤 미국 측에 줄 것을 주고 상응하는 반대급부를 받아내는 전략적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북러 군사협력 강화와 함께 더욱 심화하는 시기에 주한미군 감축론이 나온 것은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주고, 그들의 모험주의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는 피할 수 없다.
한국은 미국 측에 이런 우려와 가능성을 강력히 전달하고 안보공백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이는 한반도 관련 미군 지휘관들이 우려하고 있는 바이기도 하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지난달 10일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중국 위협에 대한 대응과 미국 본토 방어에 집중하기 위해 한반도에서의 병력을 축소하는 방안을 미 국방부가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한 견해를 질문받자 "주한미군 감축은 문제가 될 것(problematic)"이라고 지적했다.
또 같은 자리에서 새뮤얼 퍼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주한미군이 철수 또는 감축되면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 침공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현재 국방부가 수립하는 국방전략(NDS)과 함께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지난 2일 NDS 수립을 지시하면서 미국 본토 방어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억제, 전 세계 동맹과 파트너의 비용 분담을 늘리는 것을 우선시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NDS 수립을 이끄는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미국이 한국을 북한 핵무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확장억제력(핵우산)을 계속 제공하되 북한의 재래식 위협을 방어하는 역할은 한국이 더 주도적으로 맡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콜비 차관은 국방부 정책차관에 지명되기 전인 작년에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난 한국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한국의 미군 병력을 중국에 집중하도록 재편하면서 한국이 북한을 상대로 한 재래식 방어를 더 부담하게 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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