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0. 30. 04:35ㆍ교육 · [ 역사 ]
월남사지·화엄사 등 '국보·보물 석탑 보수' 잇단 잡음
강진 월남사지 삼층석탑, 지자체가 인근 사찰로 사업 넘겨 구례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 사업비 유용 혐의로 수사 의뢰
국유 문화재인 보물 제298호 전남 강진 월남사지 삼층석탑의 해체보수 작업을 관리 책임을 가진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하지 않고 민간에 넘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또 전남 구례의 국보 제35호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의 해체보수 사업에 참여한 건설업체 등이 사업비를 유용한 혐의가 포착돼 문화재청이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하는 등 국보·보물 석탑의 해체보수 작업에서 잇달아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29일 문화재청과 문화재 전문가들에 따르면 강진군청은 문화재보수정비 국고보조사업으로 진행한 전남 강진 월남사지 삼층석탑(보물 제298호) 해체보수 사업을 직접 수행하지 않고 민간에 사업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구례 화엄사 사사자삼층석탑.
국유 문화재의 보수 정비사업은 해당 지자체가 직접 수행해야 하는데도 강진군청은 삼층석탑 해체복원, 탑 주변 발굴조사, 발굴 이후 전체 권역 정비계획, 월남사지 진각국사비 재건 사업 등 약 20억원 규모에 달하는 탑 해체보수 사업을 인근 사찰에 민간보조사업 형태로 일괄 이관했다.
문화재보호법 제34조에 따르면 '국유에 속하는 국가지정문화재 중 국가가 직접 관리하지 아니하는 문화재의 관리단체는 관할 특별자치시, 특별자치도 또는 시·군·구(자치구)가 맡는다'고 돼 있다. 특히 국유 문화재의 보수정비사업 및 관리감독사업은 해당 지자체가 맡는 것이 원칙이다.
앞서 문화재청은 "2013년 석탑의 안전진단 결과, 석재 간 벌어짐과 응력(변형력) 집중으로 인해 남쪽 면과 서쪽 면의 수평변형이 발생하고 지반 일부에서 이완층이 나타나는 등 해체보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2014년 관계전문가 진단을 거쳐 2015년부터 문화재보수정비 국고보조사업으로 보수정비 기본계획 수립, 석탑 해체보수 설계, 석탑 해체보수 등 일련의 사업을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한 문화재 전문가는 이에 대해 "국유문화재의 경우 관리단체는 지자체이므로, 삼층석탑 해체보수 사업 역시 해당 지자체인 강진군청이 직접 해야 할 고유업무"라며 "그 사업을 제3자에게 민간자본보조 형태로 줄 수는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지방재정법' 을 위반한 의혹이 있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문화재청은 앞으로 진행될 탑 해체보수 사업을 강진군이 직접 발주하라고 계도하는 조치를 최근 취했다.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관계자는 "국유문화재를 지자체가 꼭 직접 발주해야 한다는 명시 규정은 없다"며 "국고보조사업으로 지자체에 예산이 내려가면 지자체가 지방비로 편성해 직접 발주하거나, 민간자본보조사업으로 사찰에 주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원칙상 국유문화재인 강진 월남사지 삼층석탑 해체보수 작업을 지자체가 직접 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탑이 서 있는 땅이 월남사 소유로 돼 있다"며 "발굴조사를 하기 위해 땅 소유자의 동의가 필요한데, 강진군에서 명확하게 규정에 따르기보다 관리상의 문제로 월남사에 민간보조사업을 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국유문화재의 경우 땅도 국유지이거나 공유지일 경우가 대부분인데 강진 월남사지는 특이한 경우"라고 덧붙였다.
▼ 강진 월남사지 삼층석탑
이 관계자는 "문화재청 입장에서는 국유문화재를 지자체가 직접 관리하는게 옳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지자체에선 나름의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며 "(민간에 준 것이) 위법이나 불법은 아니지만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하며, 문화재 보존관리 취지와 의미·목적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지자체가 직접 발주하도록 계도했다"고 말했다.
월남사지와 유사한 사례가 앞서 구례 화엄사에서도 발생해 문화재청이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하는 등 뒤늦게 수습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지난 5월 국보 제35호인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 해체보수 사업에 참여한 시공사와 구례군청 문화재 담당 공무원, 사찰 등을 구례경찰서에 수사 의뢰했다. 특히 시공을 맡은 건설업체 대표는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에 송치된 상태다.
문화재청은 애초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해체보수가 완료되기로 예정됐던 사업이 지난 3월까지도 탑이 해체된 채 보수되지 않은 상태로 방치된 것을 발견하고 이같은 조치에 나섰다.
문화재청 유형문화재에선 "국고보조사업으로 탑 해체보수를 진행하는데 교부된 예산과 실제 사용된 공사비가 달랐다"며 "공사가 완전히 이뤄지지도 않은 상태인데 공사비를 받았던 시공사는 교부된 공사비의 잔액에 대한 소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수사 의뢰 이유를 설명했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이처럼 문화재 보수 정비 사업에 끊임없이 잡음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사업 진행과정이 투명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른 문화재 전문가는 "너무 쉽게 탑 해체를 결정하고 너무 쉽게 분리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탑이 기울고 있다거나 탑이 곧 무너질 것처럼 '명분'을 만들어 해체보수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며 "문화재 보수정비 사업이 '업자들을 위한 물량만들기' 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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