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 9. 05:28ㆍ건강 · [ 복지 ]
출생신고도 못한 채, 쓸쓸히 하늘로 떠난 부자
구미 20대 아빠·두 살배기 아들/원룸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홀로 양육, 월세는 두 달치 밀려/복지 사각지대서 ‘벼랑 끝 삶’/경찰, 지병·영양실조 사망 추정
경북 구미의 한 원룸에서 20대 남자와 아들로 추정되는 두 살배기 아기가 숨진 채 발견됐다. 8일 경북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2시45분쯤 구미시 봉곡동의 한 원룸에서 서모씨(28·무직)와 생후 16개월로 추정되는 아기가 숨져 있는 것을 부동산 중개인(24)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세입자가 연락이 되지 않으니 알아봐 달라”는 집주인의 부탁을 받고 이날 원룸을 방문했던 부동산 중개인은 경찰 조사에서 “출입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고, 초인종을 여러 번 눌러도 대답이 없어 사다리를 이용해 창문으로 들어가보니 남성과 아기가 방 안에 나란히 누워 있었다”고 말했다. 서씨는 월세 2개월치가 밀린 상태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없었고, 시신에서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현장에서는 독극물 성분이나 유서 등도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두 시신을 1차 부검한 결과 타살 흔적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서씨 등이 영양 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웠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방 1개, 화장실 1개, 주방 겸 다용도실 1개인 23.1㎡(약 7평) 남짓한 원룸에서 생활했다. 발견 당시 냉장고 안은 텅 비어 있었고, 음식물을 조리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서씨의 몸은 오랜 기간 병을 앓은 사람처럼 깡마른 상태였으며, 지병이 있었는지 현재 확인하고 있다”면서 “다만 현장에서 약을 장기간 복용했던 흔적은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서씨가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병사했고, 아기는 영양실조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구과학수사연구소는 “두 사람의 위 속에서 액상 상태의 음식물만 소량 발견됐다”고 밝혔다. 위 내용물과 독극물 등에 관한 최종 부검결과 발표는 앞으로 보름에서 한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서씨는 2015년쯤부터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ㄱ씨(28)와 동거를 시작했고, 수개월 전 ㄱ씨와 헤어진 뒤 아기를 혼자 양육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아기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구미보건소 신생아 전산망에도 등록돼 있지 않았다.
경찰은 또 서씨가 구미시에 기초생활 수급과 의료비 지원 등 복지 혜택을 받기 위한 서류를 신청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서씨는 가족과 특별한 연락을 하지 않고 혼자 생활해 왔다. 경찰은 시신이 발견된 원룸이 서씨의 동거녀였던 ㄱ씨의 명의로 지난해 12월부터 계약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서씨의 진료와 휴대전화 기록, 원룸 안팎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그의 직업과 관련자들을 파악하는 한편 숨진 아기가 서씨의 친자식인지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도 하기로 했다. 동거녀였던 ㄱ씨의 행방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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