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洪 기사 댓글 집중… 메인 뜨면 ‘작업완료’

2018. 5. 16. 05:44사회 · [ 이슈 ]

·기사 댓글 집중메인 뜨면 작업완료

 

 

 

경찰, 드루킹 수사서 확인 / ‘초뽀’ USB에 조작기사 19000/ 기사별 제목·URL·활동 상황 등 항목별로 정리댓글작업 보고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사건의 주동자인 필명 드루킹김동원(49·구속기소)씨와 그 일당이 지난해 대선 정국 때 유력 주자였던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 관련 기사에 댓글 공작을 펼친 것으로 확인됐다. 드루킹 일당은 댓글 작업을 한 기사가 네이버 메인에 올라가면 일종의 암호처럼 메인 작업 완료등의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 중인 드루킹김동원씨가 지난 11일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15일 드루킹이 주도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핵심 관계자 등에 따르면 드루킹 일당은 지난해 5월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홍준표 후보와 관련된 기사에 댓글 공감수 추천을 통해 여론조작을 시도했다. 특히 지지율과 관련된 기사는 거의 모든 기사가 댓글 공작 작업 대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드루킹의 핵심 측근인 필명 초뽀김모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USB(이동식 저장장치)를 통해 드루킹 일당이 지난 201610월부터 지난해 5월 대선 전에 댓글 조작을 벌인 기사 수가 19000여개로 파악했다. 이 가운데 다수가 당시 유력 후보였던 문재인, 홍준표 후보와 관련된 기사였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문재인 후보 지지율 상승에 관한 기사에서는 긍정적인 댓글을 베스트댓글로 만들고,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 하락 기사는 부정적인 댓글의 공감 추천 수를 조작해 여론을 조작한 것이다.

 

초뽀USB에는 드루킹 일당이 댓글 공작을 펼친 뒤 어떤 방식으로 확인 작업을 거쳤는지에 대한 흔적도 남아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공모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드루킹 일당은 USB에는 기사별 제목과, 기사의 URL(인터넷 주소), 활동 상황, 비고 등의 양식을 통해 댓글 작업을 보고했다. 이 중 비고란에는 메인 작업 완료등의 문구가 자주 등장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메인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메인 화면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드루킹 일당이 댓글 공작을 펼친 기사가 많이 본 뉴스’, ‘댓글 많이 달린 뉴스등을 통해 포털 메인 화면에 올라갔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혹은 포털 메인이나 정치 섹션 메인 화면에 떠 있는 기사에 대한 댓글 공작을 완료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도 있다.

 

한편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 드루킹와 김경수 전 의원의 관계를 짐작케 하는 정황들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언론사 취재진이 확보한 경공모 대화방에서는 "작년 10월 김경수 의원이 추석인사를 보내 왔다"는 드루킹의 글이 확인됐다. 추석 인사를 보냈다는 걸 어떤 수준의 관계로 이해해야 할 지, 그리고 드루킹과 김 전 의원이 만난 횟수에 대한 엇갈린 진술 역시 앞으로 수사과정에서 규명되어야 할 내용이다.

 

지난해 102일 경공모 대화방에 드루킹의 메시지가 뜹니다. 김경수 전 의원이 추석 인사를 보냈다는 내용으로 한 경공모 회원은 드루킹이 "김 의원이 전화를 해 경공모 회원들에게 추석 안부 인사를 전해달라고 했다""한가위 잘 보내라고 했다"고 밝혔다.

 

드루킹이 측근들과 함께 김 전 의원 보좌관 한 모 씨를 만나 인사 청탁 등 편의를 위해 500만원을 건넨지 일주일 지난 시점 회원들은 "김 의원 소식을 전해줘서 감사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고 드루킹과 김 전 의원의 만남 횟수에 대해서도 엇갈린 진술이 나왔다.

 

김 전 의원은 참고인 조사에서 20166월쯤 국회 의원회관으로 찾아온 드루킹을 처음 만났고, 7,8번 만난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하지만 드루킹은 20167월쯤 처음 만난 뒤 올해 2월까지 약 1년 반동안 15차례 남짓 만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드루킹은 의원회관뿐 아니라 국회 주변 고깃집 등에서 주로 만났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만남 횟수 등은 두 사람의 관계를 파악하는데 핵심 사안인만큼 경찰은 엇갈린 주장의 사실 관계 파악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