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함식의 의미…군함은 곧 국가, 해군력은 국력

2018. 10. 8. 05:09국방 · [ 안보 ]

국제관함식의 의미군함은 곧 국가, 해군력은 국력

 

 

10일부터 14일까지 제주민군복합항(제주해군기지)에서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이 열립니다. 지난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열리는 국제관함식입니다. 당초 14개국 21척의 외국군함이 참가할 예정이었지만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함정의 불참으로 최종 13개국 20척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관함식(Fleet Review)은 국가통치권자가 군함의 전투태세와 장병들의 군기를 검열하는 일종의 해상사열 의식입니다. 1341년 영국 국왕 에드워드3세가 영국 함대의 전투태세를 검열한데서부터 비롯됐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역사적 의미가 있는 시기에 경축 행사의 일환으로 국력을 과시하고 우방국 해군과의 우호증진을 위한 국제적인 행사로 개최됩니다.

 

대한민국은 지난 2008년 건군 60주년과 이지스 구축함 도입을 축하하기 위해 국제관함식을 개최한바 있습니다. 1998년에도 건군 50주년 및 충무공 이순신 제독 순국 400주년과 한국형 구축함 광개토대왕함 확보를 축하하기 위한 국제관함식을 열었습니다. 2015년에는 광복·해군창설 70주년을 경축하며 대한민국 해군관함식이 열린바 있습니다.

 

우리 군은 2018년 국제관함식을 통해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대한민국 해군의 위용을 과시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해양방위산업 수출 증진을 위한 방산전시회를 함께 열고, 국민과 함께 하는 국제적인 해양행사 및 문화축제도 다양하게 개최할 예정입니다.




 

군함은 곧 국가다

 

말 그대로 군함은 법적으로나 국제관례상 한 국가의 영토로 간주됩니다. 타국에서도 한 국가의 대표로서 주권을 면제받는 특별한 권한을 갖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군함의 사전적 의미는 일국의 군에 속해 그 국가의 국적을 갖고 있음을 나타내는 외부표시를 가지며, 그 국가의 정부에 의해 정식으로 임명되고 그 성명이 그 국가의 적절한 군적 또는 이와 동등한 명부에 등재돼 있는 장교의 지휘 하에 있으며 정규군율에 따르는 승조원이 배치된 선박으로 정의합니다.

 

이에 따라 군함은 국가의 대표로서 어떠한 간섭행위도 허용하지 않는 법적 지위를 갖고 있습니다. 이는 대한민국 군함이 외국의 영해나 배타적 경제수역, 군도수역, 내수 등에 정박 또는 체류할 시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욱일승천기를 달지 않고 참가해 달라는 우리 정부 요청에 일본이 자국 법령과 국제관례에 의거한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번 관함식에는 일본 함정이 참가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힌 이유입니다.

 

욱일승천기는 일본 해상자위대가 1954년 출범 당시부터 함정 깃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자위함은 일장기와 욱일승천기를 함께 답니다. 우리 해군 함정 역시 정박시에는 함수에 해군기를, 함미에 태극기를 함께 게양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국내법과 국제 관례라고해도 욱일승천기가 옛 일본군의 침략전쟁과 군국주의의 상징인점을 감안하면, 이를 게양한 일본 함정의 국내 출입은 우리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입니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욱일승천기 논란이 한창일때 일본을 초청국에서 빼면 되는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었지만, 해군이 있는 모든 국가에 초청장을 보낸 상황이었기 때문에 외교상 문제가 될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군함은 타국에 체류하고 있다고 해도 연안국의 민·형사 사건에 대한 사법권과 행정권 등 제반 관할권이 미치지 않는 곳입니다. 쉽게 말해 아덴만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대한민국 군함에 연안국의 범죄자가 들어왔다고 해도 우리 군함에서 범죄자를 연안국으로 인도하지 않은 이상, 연안국에서는 범죄자에 대한 수사 및 체포를 위해 우리 군함으로 들어올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군함은 그 자체로 국제법이 인정한 국가영토의 일부분이며 필요한 시간과 장소에서 국가의 힘과 의지를 과시할 수 있는 융통성을 갖고 있습니다. 해군력이 곧 국력이라는 의미입니다.

 

전 세계 군함은 왜 모두 회색일까

 

군에서는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위장색을 사용합니다. 함정도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주변환경과 조화돼 형상이 잘 나타나지 않게 하는 저시인성 색상을 외관에 칠해 위장합니다. 이번 국제관함식에 참석하는 해외 군함들뿐 아니라 우리 해군의 모든 함정이 회색 계열을 외관 색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이 때문에 항공모함 처럼 대형함정이 아닌 이상 외부에 국기와 해군기가 걸려있지 않다면 겉으로만 봐서는 어느 국가의 어떤 군함인지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군함은 바다나 하늘의 색과 유사한 파란색이 아닌 회색 계열을 사용할까요. 회색 계열은 수평선 색과 유사해 수평선 근처에서 해무와 어울리면 잘 파악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회색은 대표적인 무채색으로 사람의 시각에서 가장 식별이 안되기 때문에 군함의 외관 색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군함이 물에 잠기는 아랫부분은 빨간색입니다. 그 이유는 방오도료를 칠하기 때문입니다. 방오도료는 조개류를 비롯한 여러 생물들이 군함에 달라붙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페인트입니다. 군함이 수명은 수십년에 달하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양의 조개류와 해초류 등이 선저에 들러붙게 됩니다. 이는 군함의 무게를 증가시켜 기동성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선박들은 선저 부분에 이 방오도료를 칠합니다. 방오도료에는 아산화동이라는 물질이 첨가돼 있는데 이 물질이 빨간색을 띕니다. 이 때문에 군함이 물에 잠기는 부분은 빨간색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잠수함은 외관이 검은색입니다. 그 이유는 주로 물속에서 잠항하는 잠수함의 특성상 어두운 바다 속에서 형체를 숨기기 위한 것입니다. 검은색은 모든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태양광에 의한 반사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