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김포… 여의도 116배 군사보호구역 풀렸다

2018. 12. 6. 10:07국방 · [ 안보 ]

화천·김포여의도 116배 군사보호구역 풀렸다

 

 

당정, 24년만에 최대 규모 해제

 

해제지역 96가 강원·경기도군사시설 밀집한 휴전선 접경지

 

강원도 화천 등 21개 지역에서 여의도 면적(290)116배에 달하는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5일 해제됐다. 해제된 면적은 336991994(171800) 이후 24년 만의 최대 규모다.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출입 절차도 간소화된다. 하지만 해제 지역 대부분이 휴전선 인근 접경지여서 안보를 경시한 '선심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는 지난달 21'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이같이 결정했다. 당정도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김태년 정책위의장,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책협의회에서 이를 확정했다.

 

이번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지역의 63%는 강원도, 33%는 경기도다. 96%가 군사시설이 밀집한 접경지역이다. 강원도 화천군에선 19698의 보호구역이 해제돼 화천군 내 보호구역 비율이 64%에서 42%로 낮아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화천군에는 호수가 많은데 그런 지역에서의 작전 계획을 검토하면서 해제해도 되겠다고 판단한 지역이 많았다""훈련장과 거점 등으로부터 500m~1이상 떨어진 지역과 사용하지 않는 전투진지 인근 등 작전 수행에 지장이 없는 지역도 해제했다"고 했다. 수도권 방위의 핵심 지역인 김포시도 2436, 동두천시의 경우 1406의 보호구역이 해제됐다. 이에 따라 김포와 동두천의 보호구역 비율이 25%80%에서 각각 10%71%로 낮아졌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일대(18)와 대구 동구 도동(17) 등 일부 대도시 지역에서도 보호구역이 해제됐다.

 

국방부는 '통제보호구역'으로 지정된 1317'제한보호구역'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통제보호구역에서는 사실상 건물 신축이 금지돼 개발이 어렵지만, 제한보호구역에서는 군과 협의하에 건물을 신축할 수 있어 주민의 재산권 행사가 가능하다. 또 군사시설 보호구역 중 2470에서 군과의 협의 업무를 지방자치단체에 위탁하기로 했다. 우선 서울 은평구와 마포구, 경기 고양시 등의 지역에서 일정 높이 이하의 건축이나 개발의 경우 군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 지자체가 직접 허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모든 민통선 출입통제소에 RFID(무선 인식 전자태그) 자동화 시스템을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그동안 지방정부 예산으로 부분적으로 운영해온 이 시스템을 내년부터 국방부 예산을 투입해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동화 시스템이 전면 도입되면 주민과 관광객 등 연간 약 3만명의 출입 시간이 단축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는 이 같은 대규모 보호구역 해제 배경에 대해 "'국방개혁 2.0' 차원에서 군이 군사 대비 태세를 유지하면서도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군사시설 관리를 위해 선제적, 능동적으로 검토해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지역 주민의 민원 등이 있으면 보호구역 해제를 검토했으나, 이번에는 국방부가 먼저 군사시설 해제에 나섰다는 말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2020년 총선을 겨냥한 조치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발표도 정부 단독이 아니라 당정(黨政) 협의회 형식으로 발표됐다. 여당이 민생을 챙기는 듯한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군 안팎에선 무리한 보호구역 해제는 안보상 허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기 평택 고덕면이나 양평 용문면, 포천 신북면 일대는 미군 기지나 한국군 핵심 기계화부대가 있어 유사시 북한군 특수부대 등의 침투가 쉬워질 수 있다.

 

철원이나 고성의 경우도 포병 진지 지역이 많다. 철원에서 군단장을 했던 한 예비역 장성은 "이번 해제 조치로 유사시 포병부대 전개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작전상 문제가 없다면 왜 과거엔 해제를 못 했겠느냐"고 했다. 최근 전국 해안, 강변에 설치된 철책의 68%를 제거하기로 결정한 것과 같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