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 제재'에 국내 '비판여론'…개성공단 재개 가능할까

2019. 3. 6. 10:22시사 · [ 논평 ]

유엔 '대북 제재'에 국내 '비판여론'개성공단 재개 가능할까

 

 

개성공단 재가동 가능할까/남북경협 떠맡을 각오 돼 있다밝혀 / 안보리 결의 ‘2375·2397극복 과제 /‘벌크 캐시유입도 금융제재 걸려 문제로 / 경협, 비핵화 상응조치 활용 여지 여전 / 입주기업들은 사업 재개지속적 요구 / 조명균 "개성·금강산 재개 미국과 협의"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조치로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 달라.”(219, ·미 정상 간 전화통화)

 

북한의 경제가 개방된다면 주변국들과 국제기구, 국제자본이 참여하게 될 것. 그 과정에서도 우리는 주도권을 잃지 않아야.”(225,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노딜로 끝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에 따른 상응조치로 경제적 지원 의사를 꾸준히 내비쳤다. 이런 기조는 2차 북·미 정상 결렬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한반도경제통일교류특별위원회 주최 세미나 특강에서 한반도가 비핵화되는 되돌릴 수 없는 역사의 물길을 만들었다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과 미국 양측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서로 정확하게 전달한 건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 또한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는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을 촉진하고 북한에 밝은 미래를 보여줌으로써 한반도 비핵화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는 호혜적 사업이라고 밝혀 남북경협 사업이 앞으로도 역점 과제임을 암시했다.

 

앞서 조 장관은 4일 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도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방안을 마련해 미국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보고했다. 지난달 1현재 상황에서 개성공단도 그렇고, 금강산관광도 대북제재와 무관하게 보기 어렵다며 남북경협 실현 가능성을 낮춰 봤던 것과 대조적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해서는 외교부의 ‘1.5트랙 협의’, 국방부의 ‘3월 남북 군사회담대책과 달리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해결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남북경협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고 밝힌 것은 비핵화 상응조치로 여타 제재를 해제하는 것에 비해 그나마 제공하기 수월한 방안이기 때문이다. 다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망이 2016년 이후 촘촘해지면서 개성공단 재가동 또한 장벽이 크게 높아진 상태다.

 

개성공단 재가동에 영향을 미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로는 20179월과 12월 각각 결의된 2375호 결의와 2397호 결의가 있다. 2375호 결의는 북한에 대한 해외투자와 기술이전, 경제협력 등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과 합작사업(joint ventures)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2397호 결의는 직물과 섬유 등 경공업 제품 수출을 금지하고 식품, 농산품, 기계류 등 주요 분야 수출을 금지하도록 했다. 특히 합작사업을 금지하도록 한 2375호 결의는 개성공단에 치명적이라고 볼 수 있다. 개성공단은 최초의 남북 합작사업의 성공사례로 꼽혀 왔다.

 

북한은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2016년 이후 제재를 해제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개성공단을 크게 가로막고 있는 제재가 2375호와 2397호인 이상 이는 개성공단의 재개를 바라는 상응조치 요구였다는 해석이 있다. 다만 이 두 가지 제재가 해결된다고 해서 개성공단을 자유롭게 재개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11일 더불어민주당 한반도비핵화특별위원회 초청강연에서 벌크 캐시(bulk cash·대량현금)가 유입되지 않는 방식으로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는지 연구해 봐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20133월 의결된 안보리 결의 2094호에는 회원국은 북한 불법 프로그램에 기여하는 모든 금융거래 또는 서비스를 차단·동결한다벌크 캐시 이전도 금융 제재에 적용된다고 명시돼 있다. 과거 개성공단의 북한 노동자에게 지급되던 달러화가 현 국면에서는 벌크 캐시로 해석되면서 제재를 위반하게 될 가능성도 남아 있는 셈이다.

 

안보리 제재 외에도 개성공단 재가동을 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2016년 개성공단의 가동을 중단하면서 홍용표 당시 통일부 장관은 개성공단으로 유입된 돈의 70%가 당 서기실에 상납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정부 차원에서 개성으로 간 자금이 북한정권 유지와 연관이 된다는 주장을 한 것이라 이 문제에 대한 해명이 추후 요구될 가능성이 있다.




 

개성공단에 대한 시각 찬반론 여전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경협을 위한 제재 해제는 미국의 독자제재나 안보리 대북제재에 비해 비교적 해제 가능성도 높다. 미국 독자제재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추진한다고 가정해도, 미 의회가 강경하게 막아설 공산이 크다. 유엔 안보리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 또한 북·미 간 협상의 결과물일 수는 있지만,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만큼 가벼운 안건은 아니라는 데 한계가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개성공단 관련 포괄적 제재 예외 인정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합작사업 관련 2375호 결의에 북한 주민의 민간 요구를 보호하기 위해 북·중 수력발전, 북러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금지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안보리에 비해 우리 정부가 운신의 폭이 더 넓은 이유 중 하나다.

 

한국 정부 입장에서도 제재 완화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를 미리 내부 검토하는 모습을 보이면 추후 협상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일종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평가다. 북측의 전향적 자세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호응해 줄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비판여론은 극복해야 하는 과제다. 당장 NSC회의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추진 의사가 불거지자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건 중재자 역할마저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협상을 실제 진행 중인 미국 측의 동의를 받기 어렵고 한·미 간 불신도 깊어질 것이란 견해다.

 

이와 대조적으로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기업인들은 개성공단 내 회수하지 못한 자산 등을 문제로 들며 지속적으로 사업을 재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런 간극으로 인해 협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결과 남북 경협이 박차를 가하게 되더라도 정부로서는 풀어야 할 숙제를 지속적으로 안고 가는 결과를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