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13. 10:15ㆍ국방 · [ 안보 ]
미국은 과연 '조인트 스타즈'를 한국에 팔까
지난 7일 열렸던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무기를 사기로 했고, 대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필요로하는 무기 도입을 허용했다고 알려졌다.
언론은 앞다퉈 첨단 정찰자산과 핵추진 잠수함 등 미국 전략무기의 대한(對韓) 판매를 거론했다. 청와대가 구체적인 물품 목록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첨단 정찰자산으로는 EC-8C ‘조인트 스타즈’(J-STARS)가 유력시된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우리 공군이 보유한 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가 공중감시에 최적화된 전력이라면, 조인트 스타즈는 공중보다는 지상감시를 위주로 하는 정찰기다.
미국 보잉사의 707-300 기체를 개조해 만들었다. 기체 아래에 7.2m의 AN/APY-7 레이더를 탑재하고 이를 보호하기 위해 12m 이상의 레이돔(Radome)을 설치했다. 이 AN/APY-7 레이더로 10시간 동안 비행하며 최대 250㎞ 밖에 있는 지상의 이동표적 600개를 동시에 감시한다. 1991년 걸프전에 처음 투입돼 족집게 타격의 도우미로서 진가를 발휘했다. 우리나라엔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처음 출격했다. 이후 항모전단이 참가한 한·미 연합 해상훈련 때면 종종 모습을 보였다.
▼ 한·미 정상회담 후 한국이 획득할 미국의 최첨단 전략자산 중 하나로 거론되는 지상감시 특수정찰기 EC-8C ‘조인트 스타즈’(J-STARS).
한·미 연합훈련에 조인트 스타즈를 동원한 공중에서의 전쟁지휘통제개념이 적용되면서 우리 군은 그 위력을 새삼 실감했다. 결국 도입 필요성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2013년에는 공군이 조인트 스타즈의 소요 제기를 국방부와 합참에 요구했다. 하지만 미국의 거부로 도입은 불발됐다. 비슷한 시기 영국 공군의 정찰기인 센티널 R1(ASTOR)이 중고 매물로 나온다는 소식이 듣고서는 군 관계자가 영국으로 날아가 구매를 타진하기도 했다.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TEL)와 핵심표적 탐지가 가능한 지상 정찰자산 도입을 군이 얼마나 원했는지를 알 수 있는 일화다.
문재인 정부가 조인트 스타즈에 주목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다만 우리 군의 대북 대응전력인 킬체인(Kill Chain)의 핵심으로 현 정부 임기 내(2022년 5월) 군사 정찰위성 개발이 어려워질 수도 있어 이를 대체하는 전력 확보라는 판단도 깔렸다. 조인트 스타즈는 TEL을 이용해 탄도미사일 도발을 밥 먹듯 해온 북한의 움직임을 빈틈없이 탐지하는데 용이하다. 미군 정찰위성의 도움 없이 한국군의 독자적인 대북 감시능력을 구비할 수 있다는 얘기고, 이는 최종적으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문제와 연관돼 있다. 전작권 조기 환수를 갈망해온 현 정부로선 조인트 스타즈에 대한 구애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고 하겠다.
▼ 조인트 스타즈는 지상감시에 특화된 정찰기다. 관제실에는 공군 관제사 15명과 육군 관제사 3명이 함께 근무한다. 조종사는 4명이다.
문제는 과연 미국이 조인트 스타즈를 한국에다 팔 것인가 하는 점이다.
군 관계자는 “미국이 자국 첨단 군사기술 보호를 위해 늘 일정 부분 전략무기의 해외판매를 금지해온 만큼 이번에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구나 조인트 스타즈의 뼈대인 보잉 707 기체는 이미 오래전에 단종된 제품이다. 업그레이드된 신형의 판매는 쉽지 않을 수 있고, 도입을 서둔다면 자칫 퇴물 정찰기를 들여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다른 군 관계자는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도입을 서둔다면 김관진 전 국방장관때 결정한 치누크 헬기 추가 도입과 같은 논란을 빚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속내는 마크 내퍼 미국 대사대리가 9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최첨단 전략자산 범위와 관련해 한·미가 이미 합의한 F-35A 합동타격전투기, AH-64 아파치 대형공격헬기 등을 언급한 뒤 “앞으로 이야기될 것은 대잠(對潛) 항공기라고 할 수 있는 P-8 항공기(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 의미) 정도가 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에서 읽힌다. 미국산 첨단무기 도입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데 대한 걱정탓인지 10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 확대해석을 차단했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미국의 최첨단 전략자산 획득·개발에 대해 “구체적으로 액수를 얘기한 것도 없고, 언론(보도)처럼 심층깊게 얘기된 것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미국산 첨단무기 구매에 왠지 호들갑을 떤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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