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허위 자백'은 아니겠지… 軍 "해군 '거동수상자'는 부대 병사"

2019. 7. 14. 00:57국방 · [ 안보 ]

'허위 자백'은 아니겠지"해군 '거동수상자'는 부대 병사"

 

 

국방부 "음료 사러 초소 이탈한 인근 경계병에게 '자백' 받아"사건 초기 '허위 자수' 관련해선 추가 수사

 

부대 근처에서 달아난 거동수상자 추적 과정에서 병사들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해 물의를 일으켰던 군()'거동수상자'의 정체를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부대에서 근무하던 병사 중 하나였다는 설명이다. 이번엔 믿어도 될지 모르겠다.

 

국방부는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수사단을 편성하여 현장 수사를 실시하던 중 이날 오전 130분 거동수상자를 검거하였다"고 발혔다. 국방부는 "거동수상자는 당시 합동 병기탄약고 초소 인접초소에서 경계근무 중이던 병사로 확인되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가 말한 '현장'은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 탄약고 인근이다. 지난 4일 이곳에 거동수상자가 나타나자, 초소 근무자는 암구호 확인을 요구했다. 거동수상자는 대답 없이 그대로 달아났다.

 

국방부의 설명을 믿을 경우, 사건 발생 9일만에 '검거'된 병사는 지난 4일 인근 초소에서 동료병사와 함께 근무하던 중이었다. 이 병사는 "음료수를 구매하기 위해 잠깐 자판기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근무지로부터 200m 떨어진 생활관 건물 자판기로 갔다. 생활관에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에 탄약고 초소 경계병에게 발견됐지만, 신원확인에 응하지 않고 달아났다.

 

사건 초기,무관한 병사에 '거짓 자수' 지시

 

국방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낸 공식 설명이니 믿는 게 당연하지만 못 믿는 건, 사건 해결 과정에서 군이 보여준, 기상천외한 동시에 대담한 '조작' 때문이다. 사건이 나고 이틀 뒤에 2함대 소속 병사 하나가 "내가 한 일"이라고 자수를 했다는 게 군의 애당초 설명이었다. 그게 거짓이었다. 연출이었던 것이다. 헌병이 조사해보니, '자수'를 한 병사의 상급자(영관급)가 허위 자수를 지시했었다. "수사가 장기화되면 부대원들 고생한다"는 이유였다.

 

그래서 보도자료 내용을 문자 그대로 믿어도 되나 싶지만, 사건과 관련된 국방부의 13일 설명을 몇 줄 더 옮기자면, '검거'된 병사는 소지하고 있던 소총은 초소에 두고 전투모와 전투조끼만 착용한 채 생활관을 다녀왔다.

 

자판기에서 음료수는 사지 못했다는 게 국방부 설명이다. 그러니 국방부 설명대로라면, 당초 목이 말라 음료수 한 통 빼오기 위해 저지른 행동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나라를 흔들었다. 국방부는 "이후 관련자(음료수 사러 간 병사)와 동반근무자는 두려운 마음에 자수하지 못하고 근무지 이탈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경계 서다 소총 두고 음료수 사러... 두려워 자수 못해"

 

어쨌거나 국방부가 13일 밝힌 '검거' 과정은 이렇다.

 

군은 먼저 현장검증을 통해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또는 그렇게 판단했다. 내부소행인 것으로 방향을 잡고 조사를 시작한다. 단서는 목격자인 탄약고 경계병의 진술이다. "랜턴을 휴대하고 있었고 어두운색 복장에 모자와 백팩을 착용했다"는 진술이 있었다. 그 진술로 용의자의 범위를 압축했고, 용의선상에 있던 병사의 동반 근무자로부터 이 병사의 근무지 이탈 진술을 확보한다.

 

어디까지 믿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그같은 과정 끝에 '근무 이탈' 병사 본인으로부터 자백을 받았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군은 "관련자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 후 적법하게 처리할 예정이며, 허위 자백 관련 사항, 상급 부대 보고 관련 사항 등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