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재 의사 있나 ..복잡해진 한·미·일 3각 외교방정식

2019. 8. 5. 04:22외교 · [ 통일 ]

중재 의사 있나 ..복잡해진 한··3각 외교방정식

 

 

,역할 낮추고 백색국가 배제 당위성 주장도

 

지속적으로 대화의 장마련 시도한 / , 한일 대화 지속 시도 / 적극적 중재에는 부담 / , 중재도 걷어차 / 지속적으로 대화의 장마련 시도한 / 제안도 뿌리친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가운데 미국이 중재 의사를 가지고 있는지, 있다고 하더라도 얼마나 깊게 개입할지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한일 양국과 동맹을 맺고 있는 미국이 중재 역할에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면 한일 무역 분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미국은 일단 한일 갈등이 더 번지는 데에는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 2일 브리핑을 통해 미국 정부의 이른바 현상동결합의(스탠드스틸·standstill agreement)’ 제안을 공식 언급했다. 스탠드스틸은 한일 양국이 일단 서로 공세를 멈추고 협상 기간을 갖자는 의미의 제안이다.

 

김 차장은 이 브리핑에서 한일 갈등을 해결코자 하는 노력에 최근 미국도 동참했다. 소위 현상동결합의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우리 측은 긍정적 입장을 갖고 일본과 협의를 위해 노력했으나, 일본은 즉각 거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의 부연 설명에 따르면 미국은 앞서서도 712일에 일본 도쿄에서 한미일 고위급 협의를 갖자고 일본에 제안했다. 우리 측은 수락했으나 일본은 거부하면서 고위급 협의는 성사되지 못했지만 그래도 미국이 꾸준히 중재 역할을 맡으려 했다는 사실은 확인된다.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한미일 3자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던 것도 미국의 노력이 배경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장관끼리만 참석하는 회담을 하자고 제안하면서 일본을 압박했다. 다만 일본이 이를 거부해 실무자까지 포함된 회담으로 전환됐다. 미국이 지속적으로 일본을 대화 테이블에 앉히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 보조를 맞춰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결정하는 각의를 개최하기 앞서 7월말 미국의 스탠드스틸 제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공식발표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질적인 해법이 되지 못하더라도 정치적 선언으로 일본을 압박할 수 있었던 카드다.

 

일본은 미국의 중재안 제시를 노골적으로 거부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미국이 한일 양국에 스탠드스틸을 제안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 직후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기도 했다. 비록 미국 정부의 공식발표는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사실 관계 자체를 부정하려했다는 점에서 미국 중재의사에 대한 일본측의 거부감이 엿보인다.

 

다만 일본의 거듭된 거부 의사를 확인한 미국이 추후 쓸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한미일 외교전에 거는 기대가 낮아진다. 미국으로서는 과거사 문제가 엮인 한일 갈등에 어느 한 쪽 편을 들기 곤란한 데다 양측의 양보를 담은 중재안을 제시했는데 모두 거부할 경우 외교적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미 고위당국자는 ARF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이후 “3국이 만났다는 사실은 해법을 찾는 데 관심이 있다는 것이라면서도 미국은 중재나 조정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직접적이거나 적극적인 중재에는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더욱이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배제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고노 외무상은 “(화이트리스트 제외는 한국을)ASEAN 국가들을 대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모두 이해했다라며 “(미국도) 물론이다라고 말했다.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이후에도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며 미국의 역할을 축소시켰다.

 

다만 미국의 중재안을 걷어찬 데 따른 일본의 위기감도 감지된다. 아사히신문은 미국은 지금까지 한국이 잘못했다고 생각해왔다하지만 한국에 대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일본도 잘못했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뀔 것이라는 미 행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