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가 최근 추미애 법무부장관 행보를 작심비판…인사·지휘·감찰권 남발

2020. 10. 29. 06:02사회 · [ 이슈 ]

현직 검사가 최근 추미애 법무부장관 행보를 작심비판인사·지휘·감찰권 남발

 

현직 검사 "추미애,법적 책임져야"2016년 박근혜 대통령을 강제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지난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을 강제수사해야 / 검사가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최근 행보를 작심비판 / "추미애, 인사·지휘·감찰권 남발 / 법적 책임져라" 현직 검사, 또 실명비판 /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 28일 오전 검찰 내부망에 비판글 / "검찰개혁 근본부터 실패"했다. / "역시 정치인은 다 거기서 거기 / 정치가 검찰을 덮은 나쁜 선례 남겨" / "마음에 안 들면 어떻게든 찍어누루는 권력 / 정권의 권력의지가 느껴진다" / 이환우 검사, 2016'강제수사' 주장 /

※ 이 검사는 2010년 임관해 11년째 검찰에 몸담았다. 2016년 '국정농단' 사건 당시에는 박 전 대통령이 검찰의 출석 요구에 수차례 불응하자 "체포영장을 청구해 강제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해 화제가 됐다. 이어 고유정 사건을 수사해, 지난 1월 법정에서 "고유정에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해 다시금 주목받았다.

 

지난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을 강제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현직 검사가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최근 행보를 작심비판하고 나섰다. 이 검사는 "정치인은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탄하며 "정부의 검찰개혁이 근본부터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환우(43·사법연수원 39) 제주지검 형사1부 검사는 28일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검찰개혁은 실패했다'는 제목의 글을 이날 올렸다.

 

이 검사는 "내년부터 시행될 수사권 조정, 설치 예정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시스템 변화에도, 검찰개혁은 근본부터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싶다""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검사는 추 장관을 겨냥해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지휘권·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마음에 들면 한없이 치켜세우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찍어누르겠다는 권력의지도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검사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고 토로하면서 이 검사는 또"역시 정치인들은 다 거기서 거기로구나 하는 생각에 다시금 정치를 혐오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현 정부의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검찰권 남용 방지라는 검찰개혁의 핵심적 철학과 기조는 훼손됐다"고 평가했다.

 

이 검사는 "검찰개혁에 관한 철학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향후 공수처 수사의 정치적 중립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지금의 정권이 선한 권력인지 부당한 권력인지는 제가 평가할 바가 못되나, 다만 의도를 가지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단언했다.

 

"훗날 부당한 권력이 검찰 장악을 시도하면서 2020년 법무부장관이 행했던 그 많은 선례를 교묘히 들먹이지 않을까" 우려한 이 검사는 추 장관이 "법적·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 검사는 2010년 임관해 11년째 검찰에 몸담았다. 2016'국정농단' 사건 당시에는 박 전 대통령이 검찰의 출석 요구에 수차례 불응하자 "체포영장을 청구해 강제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해 화제가 됐다.

 

이후 이 검사는 지난해 2월 제주지검에 부임해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고유정 사건을 수사했다. 이 사건과 관련, 지난 1월 법정에서 "고유정에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정의가 살아있다고 선언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해 다시금 주목받았다.

 

다음은 이환우 검사가 이프로스에 올린 글 전문이다.

 

제목: 검찰 개혁은 실패했다

 

검찰 개혁에 대한 일선 검사로서의 소회를 말씀드립니다. 내년부터 시행될 수사권 조정, 앞으로 설치될 공수처 등 많은 시스템 변화에도 불구하고, 검찰 개혁은 그 근본부터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큽니다. 아니, 깊이 절망하고 있습니다. '역시 정치인들은 다 거기서 거기로구나'하는 생각에 다시금 정치를 혐오하게 됐습니다. 그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마음에 들면 한없이 치켜세우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찍어누르겠다는 권력의지도 느껴집니다. 이미 시그널은 충분하고, 넘칩니다.

 

이로 인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검찰권 남용 방지라는 검찰 개혁의 가장 핵심적 철학과 기조는 크게 훼손되었습니다. 검찰 개혁에 대한 철학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앞으로 공수처 수사의 정치적 중립은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정치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정권이 선한 권력인지 부당한 권력인지는 제가 평가할 바가 못 됩니다. 다만 의도를 가지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그리고 먼 훗날 부당한 권력이 검찰 장악을 시도하면서, 2020년 법무부장관이 행했던 그 많은 선례들을 교묘히 들먹이지 않을지 우려됩니다. 법적,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