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팀, 빛으로 작동하는 '양자엔진' 세계 첫 개발…안경원 서울대 연구팀

2022. 7. 22. 05:15우주 · [ 과학 ]

서울대 연구팀, 빛으로 작동하는 '양자엔진' 세계 첫 개발안경원 서울대 연구팀

 

 

 

서울대 연구팀, 빛으로 작동하는 '양자 엔진' 개발 세계서 처음 / 안경원 물리·천문학부 교수 연구팀, 네이처 포토닉스 논문 / 초방사 원리, 원자가 빛을 강하게 내뿜는 현상 / 초방사 현상 조절 불가 한계 극복 / 엔진 효율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는 가능성 열어

 

국내 연구진이 빛으로 동작하는 양자 엔진(양자 열기관·quantum heat engine)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22일 빛으로 움직이는 '양자 엔진'이 나왔다. 원자가 집단적으로 빛을 강하게 내뿜는 방식인 초방사(superradiance)’ 원리로 작동한다. 일반 엔진처럼 켜고 끌 수도 있다. 그동안 초방사 양자 엔진은 이론적으로만 제안됐었지만 실제 구현한 건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 과기정통부)가 국내 연구팀이 빛으로 작동하는 초방사 양자 엔진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구현했다고 밝혔다. 안경원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연구팀이 개발했다. 원자 양자 중첩상태를 정밀하게 조절해 초방사 현상을 제어하는 기술을 이용로 만들었다.

 

연구 결과는 광학 분야 유력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에 실렸다.

 

초방사란 들뜬 상태(excited state·에너지가 높은 상태)의 원자들 간 결맞음이 발생하며 강한 빛을 내는 현상이다.

 

그간 학계에서는 초방사 이후 빛의 압력(광압)을 활용해 양자 열기관을 구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론 수준의 아이디어가 제안돼왔다. 안 교수 연구팀은 이 아이디어를 세계 최초로 실험을 통해 구현했다.

 

연구팀은 우선 원자가 통과할 수 있는 아주 작고 얇은 일종의 ''를 만들었다. 체는 10(나노미터) 두께의 실리콘 나이트라이드 박막에 가로 280, 세로 190크기의 구멍 1천여 개를 체스보드 패턴으로 뚫어 만들었다. 나노구멍의 간격은 바륨 원자가 내는 빛의 파장인 791로 했다.

 

 

연구팀은 체에 초속 800의 바륨 원자 빔을 입사시키고, 수직 방향으로는 상태 제어용 레이저를 쐈다. 이때 구멍을 통과하는 원자들은 양자중첩상태에서 동일한 위상을 갖게 되면서 보강간섭을 일으키고, 초방사할 준비를 하게 된다.

 

이후 원자는 공진기를 통과하며 빛을 방출하고, 빛은 엔진 내부 양쪽에 설치된 거울을 약 100만 번 오가며 거울에 작용하는 압력(광압)을 높인다. 압력이 높아지면 공진기가 팽창한다.

 

수축할 때에는 공진기와 레이저의 상대적인 주파수를 조절해 원자 간 결맞음이 일어나지 않게 했다. 그러면 원자 파동 간 상쇄간섭이 일어나며 공진기가 냉각된다.

 

빛의 압력으로 거울은 엔진의 피스톤 역할을 하며 움직인다. 이렇게 만들어진 엔진의 온도는 최고 15만도, 효율은 98%를 달성하는 것으로 실험 결과 나타났다.

 

연구팀은 레이저를 활용해 원자들의 양자 위상을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원자들이 빛을 강하게 방출하는 현상을 빠르게 조절할 수 있음을 실제 실험을 통해 보였다.

 

양자역학 원리로 작동하는 양자 엔진은 고전 열역학 법칙을 따르는 것이 아니므로, 이론적으로는 고전 열역학법칙에 따른 엔진(열기관)의 최대 효율인 '카르노(Carnot) 효율'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안경원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빛으로 동작하는 초방사 양자 엔진을 실험적으로 구현한 첫 사례"라며 "원자물리 및 양자정보처리 등의 분야에 기여하였을 뿐 아니라, 엔진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길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초방사 현상 조절 가능해져"...한계 극복했다.

 

'초방사(Superradiance)'란 양자역학적으로 질서정연하게 구성·행동하는 원자들이 집단적으로 강하게 빛을 뿜는 현상을 말한다. 1954년 미국 물리학자 로버트 디키(Robert H. Dicke)가 밀도 높은 원자에서 빛 방출 속도가 원자 수 제곱에 비례해 빨라지는 현상이 존재한다는 걸 예측하면서 만든 용어다.

 

초방사와 일반 방사는 큰 차이가 있다. 초방사에서는 원자들 간 상관관계가 얽혀 있다. 원자에서 방출된 빛이 서로 보강간섭을 일으켜 강한 빛을 방출한다. 일반 방사는 원자에서 개별적으로 방출한 빛들이 서로 보강간섭을 한다. 상쇄간섭까지 일으키면서 방출된 빛 세기가 줄어든다.

 

그동안 '양자결맞음(Quantum coherence)'을 갖고 있는 연료로 작동하는 엔진이 실험적으로 구현된 적은 없었다. 초방사 현상을 이용해 양자 영역에서 동작하는 엔진으로 제시되기는 했다.

 

안경원 서울대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빛으로 움직이는 초방사 양자 엔진을 실험적으로 구현한 세계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원자들의 양자 중첩상태를 정밀하게 조절해 초방사 현상을 제어하는 기술 개발로 원자 물리와 양자정보처리 등 분야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 엔진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전했다.

 

초방사 양자 엔진은 비선형적으로 증가하는 출력과 열역학 법칙을 넘어서는 고효율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성능 엔진 개발에 활용이 가능하다. 또 광기반 역학장치 개발에 도움 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 개인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22일 게재됐다. 논문명은 'A Photonic Quantum Engine Driven by Superradiance'.

 

저자는 안경원 교수(교신저자/서울대), 김진욱 박사(1저자/서울대, 현 포항공대), 오승훈 박사과정(공동저자/서울대), 양대호 박사(공동저자/삼성종합기술원), 김준기 교수(공동저자/성균관대), 이문주 교수(공동저자/포항공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