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18. 12:03ㆍ관광 · [ 여행 ]
'불꽃이 수놓은 겨울바다' 제17회 부산불꽃축제 70만 몰려…키다리경찰 "이동" 외쳐
부산 제17회 부산불꽃축제 100만 인파 예상에 긴장 / 3년 만에 돌아온 화려한 불꽃에 인파 몰려 / 형형색색 아름답게 빛나는 불꽃이 부산 겨울바다에 쏟아져 /‘밀집 위험’ 병목구간 분산, 경찰 집중관리 / 도시철도 대폭 증편으로 안전 귀가 / 부산 “한줄씩 이동”3년만의 부산불꽃축제 끝난 뒤 ‘인파관리’ 만전
부산을 대표하는 축제인 '제17회 부산불꽃축제'가 17일 오후 7시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앞바다에서 화려하게 열렸다.
“차량 진입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차도 위로 보행하셔도 됩니다. 좁은 인도 위에서 밀지 마시고, 멈추지 말고 이동해주세요!”
이날 오후 5시쯤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불꽃축제가 예정된 이 날 일찌감치 많은 인파가 몰렸다. 광안리해수욕장으로 향하는 왕복 2~4차로는 자동차 통행을 막아 사람이 다닐 수 있게 했다. 이에 많은 사람이 몰렸지만, 예상보다 크게 혼잡하지는 않았다.
이날 부산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3년 만에 열린 이번 축제에 100만명이상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0월 이태원 참사 이후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릴 것에 대비해 '인원총량제'를 실시했다. 여기다가 최근 코로나19 부산 1일 확진자 숫자가 6000명대로 증가하는 상황도 고려했다.
광안리해수욕장 진입로는 16곳. 축제 종합상황실이 이들 진입로와 해수욕장 내부 상황을 폐쇄회로(CC)TV 64대로 실시간 모니터하고, 특정 구간에 위험할 정도로 사람이 몰린다고 판단하면 차단하는 게 인원 총량제 골자다. 안전관리 인력은 2019년 축제 때의 1.5배 규모인 4100여명이 투입됐다.
다만 이날 광안동 기온이 0도, 체감기온은 영하 3도까지 떨어질 거로 예보되면서 축제 유료좌석 예매율은 68%(4900석)를 기록했다. 본래 가을 행사인 이 축제는 이태원 참사 여파로 12월로 연기됐다. 축제 현장에서 만난 한 경찰관은 “해수욕장 진입로가 발 디딜 틈 없던 예년보다 방문객 수가 추위 때문에 많이 줄었다.고 했다.
한겨울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광안리해수욕장과 이기대, 동백섬과 황령산 등 '불꽃축제 명당'에는 3년 만에 돌아온 불꽃쇼를 보기 위해 수만은 인파가 몰렸다.
부산시, 인원총량제 시행 방문객 70만명, 예년에 비해 '한파'와 '이태원 참사' 영향으로 감소…3년만의 부산불꽃축제 끝난 뒤 도시철도 대폭 증편 ‘인파관리’ 만전
여자친구와 함께 왔다는 조선우(27·남)씨는 "1년에 한 번 있는 축제라 낭만을 챙기러 왔다"고 했다. "부산 시민이지만 축제에 온 건 처음이라고 말한 한미정(23.여)씨는 힘차게 쏘아 올릴 불꽃이 기대된다"고 했다.
오후 6시 55분 박형준 부산시장이 개막을 선언하자 카운트다운과 함께 환상적인 불꽃이 어둠을 뚫고 광안대교 위로 힘차게 치솟았고 '불꽃으로 부산을 노래하는 감동의 하모니'를 주제로 한 올해 멀티불꽃쇼는 부산 출신 영화배우 정우의 내레이션과 함께 모두 4막에 걸쳐 35분 동안 펼쳐졌다.
유명 밴드인 잔나비의 곡 '작전명 청춘'으로 1막 '젊음의 열정'의 시작을 알리는 첫 불꽃쇼가 진행됐고, 화려하게 빛나는 불꽃이 잇따라 밤하늘을 수놓자 관객들은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했다.
이어 인기가수 아이유의 '너의 의미', YB와 하현우의 '흰수염고래' 등 귀에 익은 곡이 나오자 바닷가에 앉은 시민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밤바다의 정취를 만끽했다.
특히 국내 최장 길이의 나이아가라 불꽃과 25인치 대형 불꽃이 터지자, 시민들은 옮기던 발걸음을 멈추고 환호성을 지르며 광안대교 위 펼쳐진 장관을 감상했다.
이날 불꽃축제를 보기 위해 광안리해수욕장에는 54만여 명, 남구와 해운대구 15만 여명 등 주요 관람지에 모두 70만여 명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매년 100만명 이상 찾아온 것으로 집계되던 예전 축제에 비하면 방문객 수는 다소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매년 100% 매진됐던 유료좌석도 올해에는 예약과 현장 판매분을 더해도 전체 좌석의 74%만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불꽃축제가 사상 처음으로 한겨울인 12월에 열린 데다, 이태원 참사 이후 대규모 축제에 대한 경각심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부산시와 수영구, 소방당국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이날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모두 4천여 명의 인력을 투입됐고 경찰 역시 기동대 13개 중대와 특공대 등 경력 1200여명을 현장에 배치해 안전과 치안유지 활동을 벌였다
이날 행사장에는 추위로 인한 환자 발생에 대비해 구급차 22대가 대기하고 의료부스 7곳이 차려졌다. 부산시는 이날 광안리해수욕장에 54만9000명이 방문했으며, 남구와 해운대구 등지에서 총 70만5200명이 축제를 구경한 것으로 추산했다.
비록 전체 방문객 수가 예상보다 줄었지만 ‘밀집 위험’ 병목구간으로 꼽히는 광안리해수욕장 만남의 광장은 경찰의 ‘집중 마크’ 대상이 됐다. 해수욕장 중심인 데다 광안로와 광안해변로가 교차하는 삼거리인 이곳은 불꽃축제 때 가장 많은 구경꾼이 몰리는 곳이다. 해수욕장으로 향하는 도시철도 금련산역과도 가까워 ‘위험 병목구간’으로 꼽힌다.
경찰은 이곳에 혼잡관리차를 투입하고 경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혼잡관리차는 LED 조명과 방송시설을 설치해 차량 위에 경찰이 올라가 방송할 수 있도록 제작한 경찰차다. 역할은 가장 주요한 병목 구간인 만남의 광장 혼잡도를 관리해 안전한 관람을 보장하며, 인파를 최대한 분산시키는 것이다.
불꽃쇼가 시작되는 오후 7시가 임박해오자 혼잡관리차 위 경찰관 2명은 “남천 삼익비치 방면 관람석에 여유가 있으니 이동해달라”고 방송했다. 광장 인근 교차로에서는 70㎝ 사다리 위 ‘키다리 경찰’이 “춥지만,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중심을 잃지 않도록 조심히 걸어달라”고 목놓아 외쳤다.
오후 8시쯤 축제가 끝나자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가까운 도시철도 2호선 남천ㆍ금련산ㆍ광안역 등 3개 역사로 인파가 몰렸다. 그러나 부산시는 이날 도시철도 1~4호선 운행을 기존 1253회에서 1493회로 240편 증편했다. 역사 내 혼잡도가 높을 경우 광안역과 금련산역 등 무정차 통과 방침도 세웠지만, 낮은 기온 탓에 불꽃쇼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귀갓길에 오른 시민도 많았다.
불꽃축제가 끝난 오후 8시20분쯤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광안역과 금련산역에 배치된 경찰과 안전요원은 시민들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또 좁은 골목길에는 경찰과 공무원 등이 배치돼 인파를 관리하면서 관람객들은 서두르지 않고 한쪽 방향으로 질서정연하게 걸어갔다.
광안역과 금련산역에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자 안전요원은 지하철을 탈 수 없도록 통제했고, 지하철 문이 닫힐 때는 호루라기 소리로 알렸다. 이런 가운데 DJ폴리스에 오른 경찰관들은 “인원이 적은 수영역, 민락역으로 가서 귀가하는 게 좋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갑자기 몰린 인파에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모습들 이었다. 주요 지점 7곳에는 경찰관이 약 70㎝ 높이의 간이사다리에 올라가 메가폰으로 안내방송을 하는 일명 ‘키다리 경찰관’들이 배치됐다.
이태원 참사 여파로 당초 11월5일에 열릴 예정이었던 불꽃축제가 한달 이상 연기되면서 광안리해수욕장 백사장에 마련된 관람석 총 8000여석 중 절반을 조금 넘는 정도만 찼다.
관람객들은 미리 준비해온 핫팩과 담요 등을 꺼내 추위를 견뎠다. 해변 가게 테라스에 착석한 시민들도 담요를 덮거나 손난로를 쥐고 불꽃축제를 즐겼다.
축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주요 도로에는 경찰, 소방, 의용소방대원, 공무원 등 5000여명이 배치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전국에서 처음으로 제작한 '혼잡안전관리차량' 등이 인파 밀집 현황을 육안으로 확인해 현장에서 분산 조치하는 등 인파 관리에 나섰고 이날 방문객 가운에 단순 찰과상이나 복통, 두통 등을 호소한 10여명이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다행히 큰 사건이나 사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접수된 112신고 100여건은 대부분 행사장 주변 교통불편이나 도로통제 등에 대한 신고였고 해상에 떠 있던 요트의 스크루가 감기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다행히 큰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축제가 끝난 후에는 귀가하는 인파를 분산하기 위해 땡큐 커튼콜 불꽃쇼가 열렸다.
3년 만에 정상 개최되는 이번 부산불꽃축제에 100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총 70만5200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부산 최저기온은 대표지점인 대청동 관측소 기준 영하 0.7도, 체감온도는 영하 5.8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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