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윤핵관은 대통령 직접 공격하고 욕보이려는 표현"…안철수, 오늘 일정 중단

2023. 2. 6. 19:25국회 · [ 정치 ]

윤 대통령 "윤핵관은 대통령 직접 공격하고 욕보이려는 표현"안철수, 오늘 일정 중단

 

 

윤 대통령 "국정운영 방해꾼이자 적" 尹 격노 / 안철수, 6일 오전 기자들에 일부 일정 중단 돌연 통보 / 대통령실, 안철수에 실망한 7가지 이유 / "이준석 사태로 당 힘들때 미국 휴가 / 인수위원장 땐 추천 인사 빠졌다고 잠적" / 합당 전에 발생한 이자까지 요구해" /"이태원 사태 고민하는 尹에게 / 다짜고까 '이상민 사퇴' 공개 주장 엇박자" / "尹 공격용어 '윤핵관' 표현 / '윤석열 주변에 휘둘리는 무능한 사람' 프레임" / 안. '무료배식 봉사' '사사건건 대담' 등 예정된 일정 중단 / 6일 "제가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다" 당혹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6일 예정된 다수의 공식 일정을 돌연 중단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안 후보를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규정했다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전언이 나온 지 하루만이다. 안 후보 측은 이날 오전 기자단에 "오늘 안철수 후보의 일부 일정이 상황점검 및 정국구상을 위해 조정되었음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730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한 뒤 오전 1050분 서울 영등포구 토마스의 집을 찾아 독거노인 및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 배식 봉사를 진행하기로 돼 있었다. 이어 오후 440분에는 KBS 1TV '사사건건' 대담에 출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오전 730분 라디오 인터뷰를 마친 직후인 오전 823분쯤 돌연 기자단에 일정 조정을 통보했다.

 

일정 중단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안 후보가 '안윤연대'를 강조하고 나서자 윤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안 후보를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규정한 데 따른 대응책 마련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안 후보는 지난 3'펜앤드마이크'와의 인터뷰에서 '윤핵관'과 관련해 "그 사람들한테는 대통령의 어떤 안위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의 다음 공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특히 진행자가 '윤핵관의 지휘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장제원 의원"이라고 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서울 중랑구갑 당원협의회 행사에서 "유난히 잘 맞는 연대, 윤안연대, 윤 대통령과 안철수의 연대"라고 발언하며 자신이 '윤심'을 업은 당대표 후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대통령실이 안 후보를 향해 맹공격을 퍼부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5일 국회에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안윤연대라는 표현, 누가 썼나. 그건 정말 잘못된 표현"이라며 "대통령과 후보가 어떻게 동격이라고 얘기하는 건가"라고 안 후보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수석은 특히 친윤계 인사들을 향해 "대통령에게 해를 끼치는 간신배"라고 비난한 천하람 당대표 후보의 발언에 대해선 "일부 후보들이 대통령 참모들을 간신배로 모는 것은 부당한 얘기"라며 "대통령께서 간신인지 아닌지 구분도 못 하고 국정운영을 하겠나. 그건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과 뭐가 다르겠나"라고 반박했다.

 

이에 안 후보는 이날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이란 표현을 어떻게 받아들이냐'고 묻자 "사실 제가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다""그리고 또 사실은 그렇게 생각하실 줄도 몰랐다"고 당혹감을 내비쳤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을 겨냥 "실체도 없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표현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앞으로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윤핵관은) 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이 쓸 말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지난 3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윤핵관을 언급하며 "그 사람들한테는 대통령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의 다음 공천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이에 윤 대통령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윤 대통령은 "대통령 주변에 대한 건전한 비판은 얼마든지 수용하겠다"면서도 "윤핵관은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고 욕보이려는 표현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이 쓴 '윤핵관' 표현을 악의적 프레임으로 보고, 본인을 주변에 휘둘리는 사람처럼 보이도록 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윤 대통령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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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을 향한 대통령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최근 선거 국면에서 안 의원이 '-안 연대'를 거론하고 나서자 폭발하는 모양새다.

 

여권고위관계자는 5일 통화에서 "안 의원이 대통령을 팔기 전에 본인이 지난 대선에서부터 해왔던 행태들을 돌이켜 보는 것이 순서일 것"이라며 "당대표에 출마를 한 것은 본인 자유지만, 대통령을 파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할 것"이라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대통령실과 여당에서 쏟아지는 안 의원에 대한 불만은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등록 당시 했던 발언을 기점으로 폭발하는 모양새다. 안 의원은 지난 2"저는 '윤힘'이 되는 후보"라며 "지금까지 '윤안연대'로 여기까지 왔다. 윤 대통령과 대선 때 함께 후보 단일화를 하면서 정권교체를 이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여권에서는 이 발언이 사실상 안 의원 스스로가 윤 대통령과 동급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을 애먹인 것도 모자라 비난까지 쏟아내셨던 분이 마치 정권 창출의 최대 공로자를 자처하는 것도 우습다"면서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보여준 (안 의원의) 모습들에 의아함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여권에서는 단순 불만을 넘어 지난 대선부터 현재까지 안 의원의 행태가 회자되고 있다. 안 의원의 보여준 모습들이 하나, 둘씩 모여 윤석열 대통령이 안 의원에게 신뢰를 차츰 잃어갔다는 것이다.

 

안철수 의원은 대선이 막바지로 흘러가던 2022222.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 신분으로 울산 중앙시장에서 유세를 가졌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던 윤 대통령에게 단일화 제안을 철회한 직후다.

 

그는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윤석열이 되면 대한민국이 어떻게 되겠는가. 1년만 지나면 (윤석열을 찍은) 내 손가락 자르고 싶어질 것"이라며 "답답한 것이 윤석열이 자격 없다는 것을 다 알면서 이재명을 떨어뜨려야 되니까 (윤석열이) 무능한 것 알면서 뽑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명연설로 치켜세우기도 했다.

 

안 의원은 단일화 과정에서 사전 물밑접촉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당시 윤 대통령 측은 단일화 초안까지 오갔다고 했다. 양측의 말이 극명히 엇갈리는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안 의원은 2022220일 단일화 제안을 철회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안 의원의 행동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같은날 아침 안 의원에게 직접 만나서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안 의원은 '이미 늦었다'라는 취지의 답변을 했고 직후 단일화 철회를 선언했다.

 

여기서도 양측의 말은 엇갈렸다. 안 의원 측은 윤 대통령에게 철회 선언 기자회견 계획을 문자로 전달했다고 했지만 윤 대통령은 문자 자체를 못봤다는 입장이다.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안 의원에게 국무총리와 장관직 등을 여러차례 제안했다. 하지만 안 의원은 이를 수차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안 의원의 이같은 모습이 사실상 자신과 함께 할 마음이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특히 여권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안 의원이 보유한 2480억원 가량의 안랩 주식의 백지신탁을 꺼려해 입각을 거부했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한다.

 

안 의원은 인수위원장 시절이던 지난해 414일 돌연 일정을 취소하고 두문불출했다. 일각에서는 1차 내각 인선에 이어 2차 인선에서도 본인이 추천한 인사가 배제된 불만을 표현했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같은날 밤 8시경 윤 대통령과 안 의원은 서울 강남의 한 일식당에서 만남을 가지고 갈등 봉합에 나섰다.

 

 

이후 표면적으로는 갈등이 해소된 것처럼 보였지만 여권에서는 "인사 문제로 인수위원장이 업무 보이콧을 하는 것이 대통령에게 어떻게 비췄을지는 모르는 일"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대표직을 정지당하고, 윤석열 대통령과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권성동 의원간에 오갔던 '체리 따봉' 텔레그램 파문이 이어지면서 당이 혼란스럽던 지난해 730, 안 의원은 휴가를 내고 미국으로 출국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안 의원이 적극 나서 당내 혼란 수습에 일조해줬으면 한다는 의중을 전했다고 한다. 심지어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도피성 휴가라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안 의원은 "제가 대통령이나 당대표도 아닌데 스스로 휴가 일정 공지하느냐""윤석열 정부에 무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안 의원은 이태원 참사로 정부의 초동대처 논란이 이어지던 지난해 11, 이상민 장관의 자진 사퇴를 주장했다.

 

그는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주최 조찬 정책포럼에서 "아무리 법적 책임이 없다 하더라도 안전 담당 주무부처 장관이 정치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게 대다수 국민 생각"이라며 "당의 역할을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래야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공식석상에서 안 의원이 이상민 장관의 사퇴를 거론한 것이 맞느냐는 이야기가 쏟아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안 의원쯤 되는 인물이라면 그런 의사 전달은 충분히 비공식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서 "대통령의 고민이 깊은 상황에서 공식 석상에서 다짜고짜 민심을 거론하며 해임이 맞다고 한 것은 함께 정권 성공을 고민하는 모습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안 의원의 최근 '윤핵관 발언'이 윤 대통령의 떨어진 신뢰감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평가한다.

 

안 의원은 3일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그 사람들한테는 대통령의 어떤 안위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의 다음 공천이 중요하다""윤핵관의 지휘자는 저는 장제원 의원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안 의원이 '윤안연대(윤 대통령과 안 의원의 연대)'를 내세운 것에 대해서도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은 최근 당원 간담회 등에서 "유난히 잘 맞는 연대, 윤안연대, 윤 대통령과 안철수의 연대"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경제와 안보 상황이 막중한데 국정 최고 책임자이자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당 전당대회에 끌어들여 '윤안연대' 운운한 것은 극히 비상식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대선 당시 윤 대통령과 갈등을 수차례 노출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가 만들어냈던 '윤핵관'은 윤석열측 핵심관계자의 줄임말이다. 이 전 대표가 자신을 비판하는 윤 대통령 측근들을 공격할 때 비아냥으로 사용하던 언어다.

 

윤 대통령은 '윤핵관'이라는 프레임 자체가 자신을 공격하기 위한 용어라고 본다. 당선 이후에도 윤 대통령 스스로 "윤핵관은 없다"고 수차례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핵관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대통령이 마치 주변에 말에 휩쓸리는 무능한 사람인 것 처럼 표현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