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찰조사 뒤 “새로 제시된 증거 없어”…성남FC-대장동 의혹 묶어 영장 방침

2023. 2. 11. 15:16경찰 · [ 검찰 ]

이재명, 검찰조사 뒤 새로 제시된 증거 없어성남FC-대장동 의혹 묶어 영장 방침

 

검찰,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검토 / 이재명 “권력으로 사적 보복” 검, 대장동 428억 뇌물약속혐의 추궁 / 성남FC-대장동 의혹 묶어 영장 방침 / 이재명 “이게 나라냐, 민생에 무심한 정권” / 발끈한 전여옥 “얼마나 할 말 없으면 정치한다는 자가 ‘소설’이라고 /“‘서면 진술’로 대신한다는 비겁함, 비루함, 비열함 / 감히 대사 칠 ‘실력’은 물론 ‘기력’도 없는 것” / “‘검찰느와르’ 좀 찍었으면 했는데 ‘양아치 연기력’이 ‘막장 코미디’ 찍고 말았다”

 

검찰이 10일 위례·대장동 사업 비리 의혹과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2차 조사를 약 11시간 만에 마무리했다.

 

이 대표는 앞서 두 번의 검찰 출석 때 민주당 의원 여럿을 대동했던 것과 달리 이날 홀로 포토라인에 서서 미리 준비한 1800자 분량의 입장문을 9분간 읽었다. 이 대표는 오전 1123분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유검무죄 무검유죄시대다.

 

곽상도 전 검사 (아들) 50억 원 뇌물 의혹이 무죄라는데 어떤 국민이 납득하겠느냐이재명을 잡겠다고 쏟는 수사력의 10분의 1만이라도 50억 클럽 수사에 썼다면 이런 결과는 없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벌써 (검찰 출석이) 세 번째다. 사실 많이 억울하고 힘들고 괴롭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조사를 마친 뒤 오후 1037분경 청사를 나와 국민이 맡긴 권력을 이런 식으로 특정 정치 권력을 위해서 사적 보복에 사용하는 것은 정말 옳지 않다이 모든 장면들이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왜 다시 불렀나 의심이 될 정도였다. 그렇다고 새로 제시된 증거도 없었다고 했다.

 

검찰 조사에서 이 대표는 지난번 제출한 진술서로 갈음하겠다는 답변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조사 당시 A4 용지 33쪽 분량의 진술서를 제출했다. 당시 검찰은 A4 용지 150쪽이 넘는 질문지를 준비했는데 이날은 A4 용지 200쪽이 넘는 분량의 질문지를 다시 준비해 조사를 했다. 검찰은 지난달 조사 때 질문하지 않은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428억 원의 뇌물 약속을 받은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다음 주 중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검찰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을 묶어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 이 대표 지난번 제출한 진술서로 갈음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검찰 내주 성남FC-대장동 의혹을 묶어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036분께 조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검에서 나와 "새로 제시된 증거는 없고 검찰에 포획된 대장동 관련자들의 번복된 진술 말고 아무 근거 찾을 수 없었다. 며 매우 부당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럴 시간에 '50억 클럽'을 수사하든지 전세 사기범이나 주가 조작 사건을 조사하는 것이 진정한 검찰 아닌가. 국민이 맡긴 권력을 보복에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 모든 게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검찰이 3차 조사를 요구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검찰에 물어보라"고 하며 차를 타고 떠났다. 그는 동문에서 잠시 내려 이날 오전 출석 전부터 집회를 이어가던 지지자들에게 손인사를 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130분부터 이 대표를 상대로 위례 신도시 개발 사업과 관련한 사항을 먼저 신문했다. 점심 식사 후 오후부터는 반부패수사3(강백신 부장검사)가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내용을 조사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81차 조사 때 제출한 33쪽짜리 서면 진술서로 답변을 갈음한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그는 이날 출석하며 "제가 하는 모든 진술은 검찰의 조작과 창작의 재료가 될 것"이라며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출석시 제출한 진술서에서 성남시장 시절 위례 신도시와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주고 금전적 이익을 직·간접적으로 취했다는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이 대표는 최측근인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자금 수수 혐의 인지 여부도 물었지만, 이 대표는 알지 못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진술서에 담지 않은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식사를 거른 채 저녁까지 조사를 받았으며 검찰의 심야 조사 요구를 거부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지엽적인 질문으로 시간을 허비하거나 진술서에 나온 의미, 문장의 함의 등을 묻고 또 묻는 등 거듭 시간을 고의로 지연시켜 항의했다""조사를 빙자한 괴롭히기, 가학성 조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도 조사를 마치고 나와 "오늘 조사도 진술서 단어의 의미나 문장의 해석, 이런 거에 절반 시간 보내고 의견을 묻는 질문이 상당히 많았다. 왜 다시 불렀나 의심이 될 정도"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전여옥 전 국회의원은 "안타깝게도(?) 이재명 희대의 '발연기'였다"면서 "대사도 제대로 외우지 못하고 눈빛은 흔들리고 분노조차 내비치지 못하는 '한심한 전과 4'의 현주소였다"고 맹폭했다.

 

전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검찰 출석하며 읊어대는 말, '다 소설이야!'. 얼마나 할 말이 없으면 정치한다는 자가 '소설'이라고 할까. '다 음모야~'라고 할 배짱조차도 없었나 보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 전 의원은 "민주당은 이재명 같은 ''을 제1야당 당대표로 내세우는데 정작 당사자는 사시나무 떨 듯 떨기만 한다""그런 이재명에 대해 '오늘 혼자서 출석하시고', '억울함을 삭이시고~' 꼬박꼬박 방송에서 존칭을 붙이는 민주당 패널을 보면서 '지금 북한 리춘희를 보고 있나?' 하고 착각까지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서면 진술'로 대신한다는 비겁함, 비루함, 비열함. 감히 대사 칠 '실력'은 물론 '기력'도 없는 것"이라며 "'검찰느와르'를 좀 찍었으면 했는데 '이재명 양아치' 연기력이 '막장 코미디'를 찍고 말았다. 극장에 걸 수도 없는 '망작' 예고편이었다"고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을 맹비난했다.

 

앞서 전날 오전 1124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포토라인 앞에 선 이 대표는 "승자가 발길질하고 짓밟으니 패자가 감수할 수밖에 없다. 업보로 알고 감수하겠다""제 부족함 때문에 권력의 하수인이던 검찰이 권력 그 자체가 됐다"고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 조직을 싸잡아 비난했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위례·대장동 건으로 이 대표를 한 차례 조사한 뒤 추가 소환조사를 요구해왔고, 출석에는 응하겠지만 주말에 나가겠다던 이 대표와 줄다리기 끝에 이날 조사가 이뤄졌다. 앞선 출석과 '성남FC' 건 수원지검 성남지청 출석 등 두 차례 검찰 소환조사에서 이 대표와 동행했던 민주당 지도부 및 의원들은 "혼자 가겠다"는 이 대표의 호소로 이날 이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

 

이 대표는 입장문에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권력은 오직 국민만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 국민 고통을 해소하는 것이 바로 국가의 존재 이유인데, 지금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윤석열 정권이 민생경제에 신경 쓰지 않고, 정적 제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민생에 무심한 정권이 정치검찰을 총동원해 정적 죽이기 전 정권 지우기 칼춤을 추는 동안, 곳곳에서 곡소리가 커져간다"면서 "또 국민의 불안과 고통 앞에 공정한 수사로 질서를 유지해야할 공권력은 뭘 하고 있는가"라고 직격했다.

 

특히 이 대표는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50억 뇌물' 혐의 무죄 선고를 언급하면서 "이를 어떤 국민이 납득하겠는가. 이것이 윤석열 정권이 말하는 공정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벌써 세 번째 소환이지만 첫 번째 소환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성남FC 사건은 아직까지 뚜렷한 증거 하나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두 번째 소환 이후에도 검찰에 조종되는 궁박한 이들의 바뀐 진술 외 그럴싸한 대장동 배임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은 충실히 준비한 신문 사항을 신속히 신문하자고 했고 조사 방식은 통상 방식으로 이뤄졌으나 중대사건 피조사자가 사실상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고 검사의 신문에 갖가지 이의제기 등을 하며 오히려 조사가 지연된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도 준비된 질문지를 모두 소화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검찰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수사 중인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을 이송받아 이르면 다음주 구속영장을 함께 청구할 방침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