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17. 07:46ㆍ북한 · [ 종합 ]
北, 주민들, "먹고 살기 어려운 판에 무슨 태양절이냐"…장마당에 선물 내다 팔아
┃北 주민 '불만 고조'"먹고 살기 어려운 판에 무슨 태양절이냐" / 北, 태양절 맞아 당과류 간식 지급 및 각종 행사 개최 / 주민들, 저품질·생활고 등 이유로 장마당에 선물 내다 팔아 / 北, 주민 세 부담으로 선물 마련 / 행사 연습 강제 동원도 불만 / "하루 한끼도 어려운데 어떻게 김일성 충성 노래를 부를까" / "김일성 노래 부르면서도 생계 생각뿐" / 北 최대명절 '태양절' 당일 김정은 행보는? 정부 "동향 예의주시" / 올해 태양절 행사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 가능성
북한의 최대 명절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 태양절(4.15) 당일, 무력 도발 등 특이 동향은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정부가 북한 동향을 계속해서 주시하겠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대폭 축소됐던 북한 내 행사들이 예년 수준을 회복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태양절을 맞아 북한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렸지만 이날 오전 정부 당국은 아직까지 주목할 만한 특이 동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오늘이 김일성 109번째 생일"이라며 "생일 하루 전 14일에 개최되는 중앙보고대회는 보통 15일 보도가 나오는데 (15일 오전 기준) 보도가 나오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최대 명절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 '태양절'을 맞아 주민들에게 간식을 선물하고 각종 행사를 개최했지만, 생활고에 시달리는 주민들은 조선노동당이 제공한 물품을 장마당에 내다 팔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먹고 살기 어려운 판에 무슨 태양절이냐"는 주민들의 반발이 고조됨에 따라,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 정권의 '3대 세습' 신화에 균열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태양절(4월 15일) 111주년을 기념해 예년과 같이 어린이들에게 당과류 간식을 지급했다. 그러나 '수령님의 선물'임에도 저급한 품질임과 동시, 주민 세 부담으로 마련된 것임을 아는 주민들은 이를 탐탁치 않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RFA에 "올해도 당국은 어린이를 왕으로 떠받들며 사랑했던 어버이수령님(김일성 주석)의 뜻을 받들어,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또 다시 어린이들에게 당과류 간식을 태양절 선물로 공급했다고 선전했다"고 말했다.
김정은, 금수산궁전 참배 여부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공개 비판 알면서도 '수령님 선물' 팔아…태양절을 맞아 북한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렸지만 이날 오전 정부 당국은 아직까지 주목할 만한 특이 동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어린이들은 태양절이 다가오면 할머니의 선물을 기다리고 있다"며 "(아이들에게는) 장마당에서 할머니가 사주는 고운 옷이 더 좋고 (할머니가 사주는) 당과류 간식이 더 맛있다"고 밝혔다. "(어린이들은) 태양절 선물 당과류가 고마워 눈물을 흘리기보다 시큰둥한 반응"이라고도 했다.
특히 당국이 선물한 당과류 간식이 품질 면에서 저급해 아이들에게 먹이지 않고, 장마당에 팔아 생활비를 마련하려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번 선물 당과류도 1월 8일(김정은 생일)과 2월 16일(김정일 생일)에 공급한 것과 품질이 비슷하다"며 "당에서 선물의 품질을 높이라고 강조하지만, 지역의 자체 생산이다보니 재료가 제대로 없어 품질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어린이 선물은 사탕과 과자, 엿, 쌀강정, 콩알사탕, 껌으로 정해져 있는데 품질 불량으로 아이들이 선물을 받기도 전에 깨지고 부서져 있다"며 "일부 주민들은 자식에게 당과류를 먹이지 않고 팔아서 쌀을 사거나 제사상에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태양절 선물이 당국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해 지급하는 간식이 아닌, 주민 세부담으로 마련된 것임을 잘 아는 북한 주민들 입장에선 이를 달가워할 수 없단 지적도 제기됐다.
RFA는 "북한 주민들은 물론, 어린이들까지 이제는 태양절 기념 선물 당과류가 주민들의 세 부담으로 원자재가 마련돼 지방 식료공장에서 생산된 것임을 잘 알고 있다"며 "3대로 세습되는 선물정치 위상이 추락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북한에서 당국이 지급한 선물을 몰래 사고팔다 걸릴 경우 공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수령님의 선물을 팔았다", "원수님의 사랑과 배려를 거부했다" 등으로 간주돼 뭇매를 맞을 수 있음을 알면서도, 태양절 선물을 내다 파는 일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북한 '3대 세습' 위상이 추락하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셈이다.
주민들은 태양절 기념을 위한 각종 행사에 강제 동원되는 것에서도 강한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전국의 모든 단위와 기관, 공장, 기업소, 학생, 인민반 주민들에게 태양절 경축 분위기를 띄우는 충성의 노래 모임과 군중 무용 등 행사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고 RFA는 보도했다.
보통 김일성 주석, 김정일 위원장 생일 전후에 나오는 중앙보고대회 보도가 아직 없었다는 것이다. 당국자는 "중앙보고대회가 특별한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며 "다만 김일성 주석 생일에 열리는 주요 행사 중 하나로, 태양절의 통상적 행사 개최 수준을 비교해볼 수 있는 기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노동신문은 15일 아침 김일성 주석에 대한 칭송 기사를 게재했으며 이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해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행사들이 올해 대폭 축소됐지만 올해는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밝힌 바 있다. 이에 해외 인사들이 참여하는 마라톤 대회 등을 제외하면 북한 내 행사들 대부분이 개최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내부 결속 및 대외 메시지 차원에서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 무력 도발을 시도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이날 오전까지 특이 동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추가로 알려 드릴 활동은 없다"며 :우리 군은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최근 신포조선소 내 바지선과 미사일 발사관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보도하면서 북한이 무력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김 위원장은 보통 태양절 당일에 금수산궁전을 직접 참배, 다음날인 16일 오전에 관련 보도가 나왔다. 지난해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태양절 당일 금수산궁전 참배 일정에 불참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15일 오전)까지 관련된 보도는 없다"며 "16일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요즘 중앙(당국)의 지시에 따라 모든 학생과 주민들이 태양절 행사 연습에 강제로 내몰리고 있다"며 "일반 주민들이 거의 식량 부족으로 인해 하루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처지인데 무슨 이유로 김일성에 대한 충성을 노래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강제로나마 김일성 관련 노래를 불러도 실제 생각은 온통 가족의 생계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쏠려 있다"며 북한 주민들의 형식적인 당국 행사 참여 실태를 지적했다.
또 다른 소식통 역시 "요즘 갑자기 닥친 이상 기후로 영하의 날씨가 계속 되고 중국발 황사에 찬바람까지 몰아치자, 일부에선 태양절을 저주하는 분위기까지 생기고 있다"며 "'먹고 살기 어려운 판에 무슨 태양절이냐'며 (주민들이)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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