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사실이면 노벨상감" 한국 초전도체 ‘LK-99’ 개발…미국 연구소 가능성 인정

2023. 8. 3. 08:53우주 · [ 과학 ]

포커스 "사실이면 노벨상감" 한국 초전도체 ‘LK-99’ 개발미국 연구소 가능성 인정

 

 

한국 개발 상온 초전도체 ‘LK-99’ / 미국 연구소서 가능성 인정 / "사실이면 노벨상감" , 초전도체 개발 미·중 서도 "? 진짜 되네" / 과학계 갑론을박 꿈의 물질 '상온 초전도체' 현실로? / 국내 중소업체 상온 초전도체 개발 논문 발표 / 학계 "상용화 시 10년 이상 성능 검증도 해야"

 

꿈의 물질로 불리는 초전도체 논쟁이 뜨겁다. 전기저항이 사라지고, 물건을 공중에 띄울 수 있다는 초전도현상을 상온(常溫)상압(常壓)에서 구현하는 물질을 우리나라에서 개발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사실이라면 노벨물리학상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믿기 힘들다는 반응도 적지않다.

 

지금까지 초전도 현상은 극저온이나 초고압에서만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아직 과학적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국내외 과학계의 반응은 뜨겁다. 논쟁의 진원지는 고려대와 민간연구소기업 권텀에너지연구소다. 고려대 출신의 회사 대표 이석배 박사, 김지훈 박사, 권영완 고려대 연구교수가 그들이다.

 

지난달 22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The First Room-Temperature Ambient-Pressure Superconductor’(최초의 상온상압 초전도체)라는 제목의 논문원고를 올렸다. 논문에 따르면 이들이 만들어낸 초전도물질은 섭씨 30, 1기압 상태에서 전기저항이 0에 가깝고, 약하지만 자석을 밀어내는 반자성(反磁性) 현상도 띄고 있다.

 

이들의 논문이 과학계의 핫이슈로 떠오르면서도 동시에 논쟁이 된 건, 획기적인 연구결과임에도 학계의 검증을 받기 전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연구논문 발표 방식은 학술지에 논문을 제출하더라도, 해당 분야 과학자들의 엄격한 학문적 검증을 통과해야만 한다.

 

이른바 피어 리뷰’(peer review)라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연구결과가 세상에 공개된다. 하지만, 1991년 과학논문 저장 및 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가 생겨나면서 학술지 게재 전에 아카이브에 먼저 연구결과를 올리는 연구자들이 늘기 시작했다. 연구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일단 검증 전이라도 공개해 연구 결과를 선점하겠다는 취지였다.

 

최 교수는 "상용화까지 10년이 더 걸린다고 본다"면서 "검증이 끝나더라도 LK-99계열 물질 중 초전도 특성을 갖는 물질을 찾는 경쟁을 하고 화합물을 실물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몇 년 이상 걸릴 것"이라 전망했다.

 

산업계 한 관계자도 "전력효율이 좋아지면 많은 산업계에서 트렌드가 달라질것"면서도 "아직 검증도 안끝났기때문에 상용화 시일을 예측하기도 어렵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퀀텀에너지연구소, 한양대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 초전도체 ‘LK-99’의 연구 결과를 지지하는 미국 연구진의 논문이 나오면서 해당 이슈가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어 갈수록 관심이 더해지며 국내에서도 초전도 학계 연구진들이 ‘LK-99 검증위원회를 구성한다고 2일 밝혔다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소속 시네드 그리핀 연구원은 고성능 컴퓨터로 LK-99 구조에서 전자의 이동 경로 등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상온에서 초전도성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결과를 지난달 31일 사전 논문 게재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발표했다.

 

한국 연구진이 구리, , 인회석으로 구성된 LK-99가 섭씨 127도에서도 초전도성을 유지한다는 연구 결과를 아카이브에 공개한 뒤 처음으로 발표된 검증 결과다. 상온 초전도체가 실제 개발 및 상용화될 경우 자기부상열차, 핵융합 발전 등 인류가 으로 여기던 기술들을 실현시킬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제대로된 기술 검증을 받지 못한 물질인 만큼, 산업계와 학계에서는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게다가 기술 검증을 마치더라도 기술 상용화에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퀀텀에너지 연구진들은 아카이브를 통해 세계 최초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카이브 논문을 통해 납과 인회석 결정 구조인 LK-99라는 새로운 물질을 개발했고 해당 물질이 400K(127)에서 초전도 현상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LK-99 초전도체는 1기압에서 127도까지 초전도체 성질을 유지한다.

 

초전도체는 전기저항이 '제로(0)'인 물질이다. 전자기기에 활용할 경우 에너지 효율을 100%끌어올려 기기 발열을 해결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에너지를 영구적으로 사용할수 있어 '꿈의 물질'로 불린다.

 

만약 상용화가 이뤄질 경우 전통 제조업을 넘어 전 산업계에 혁신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마트폰 배터리 발열 문제를 해결해 무한 동력을 지닌 스마트폰을 만들 수도 있다. 또 전기차와 도심항공교통(UAM) 내 전기효율을 높여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이외에도 자기부상 열차와 양자컴퓨터, 핵융합장치 등 개발에도 활용가능하다. 산업계에서 상온 초전도체의 발전 가능성을 무궁무진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문제는 특히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이 개발했다는 상온·상압 초전도체는 국내외 학자들이 개발에 매번 실패하던 물질이라는 점이다. 초전도체 개발이 시작된 1911년 이후 일부 연구자들이 상온 초전도체를 만들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긴 했으나, 대부분 검증에 실패하거나 데이터 조작으로 판명났다.

 

이들의 논문이 논란에 휩싸인건 이와 비슷한 이유다. 퀀텀에너지연수가 논문을 공개한 아카이브는 학계 검증을 거치지 않는 논문 게재 사이트다. 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고 누구나 쉽게 자신의 논문을 올릴 수 있어 신뢰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이 떄문에 국내외 학계에서 이들의 주장의 진위를 파악하기 자체 검증단을 꾸리고 실체파악을 하고 있다. 몇몇몇 연구진은 전날 관련 실험을 통해 실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연구진은 전날 고려대 연구진이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아카이브)에 공개한 LK-99 제조방법에 대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상온 초전도체 구현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LK-99는 구리 원자가 결정구조로 침투해 납 원자를 대체함으로써 결정이 약간 변형되고, 그 과정에서 물질이 0.5% 가량 수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도 LK-99에 긍정적인 검증 결과를 내놨다. 이날 중국 과기일보 등에 따르면, 화중과학기술대학교재료공학부 연구팀은 전날 중국 동영상 플랫폼 '빌리빌리'"LK-99 결정 합성에 성공해 마이스너(반자성) 효과를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 전기저항이 0인지에 대해서는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 했다.

 

이외에도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 중국 선양재료과학국가연구센터 등이 LK-99의 재현 실험을 진행 중이다. 아르곤 국립연구소는 이번주 내 실험 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상온·상압 초전도체의 기술 검증이 끝나더라도 상용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기술 검증이 끝나더라도 성능이 더 좋은 물질을 찾아내는것과 화합물을 상용화하는데 시간이 소요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성능 측면에서 해당 물질의 효용성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장인 최경달 한국공학대학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상온에서 초전도현상을 보여 준다고 해도, 그 성능이 쓸만한지는 장담하지 못 한다"면서 "초전도선으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임계온도뿐만 아니라, 임계전류, 임계자기장 값이 모두 높아야 한다. 1987년 이후 발견된 무수히 많은 고온초전도체 중 살아남은 물질은 몇 종류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리핀 연구원은 미국 에너지부의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한국 연구진이 22일 아카이브에 공개한 LK-99의 구조를 토대로 전자의 이동 경로를 분석했다. 초전도체는 일정 온도 이하에서 전자저항이 제로(0)가 되는 물질로, 특성을 유지하는 데 전자의 이동이 매우 중요하다.

 

그 결과 상온에서도 초전도성이 나올 수 있는 경로를 발견했다고 그는 밝혔다. 다만 그리핀 연구원은 “(LK-99) 대량생산하는 데 있어서 적절한 구조를 합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찬중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초전도성을 보이는 경로가 하나라도 존재한다면 구조 내 불순물을 제거하고 효율을 높이는 것은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해당 시뮬레이션 결과가 동료 검증을 거치지 않은 사전 논문이라는 점, 실제 물질을 합성한 것이 아니라 이론적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물질을 합성하다 보면 구조가 망가지거나 전자의 수가 부족해지는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실제 구현해서 실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미국의 아르곤국립연구소, 중국 난징대, 프랑스 콜레주드프랑스 등 여러 연구 기관에서 LK-99의 재현 실험을 진행 중이다.

 

아카이브에 올린 논문 속 부실한 데이터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한국 연구진의 사전 논문 발표 후 마이클 노먼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 연구원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연구자들은 초전도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며 일부 데이터를 제시하는 방식은 매우 엉성하다고 했다.

 

국내의 한 전문가 역시 초전도체는 물질 자체가 매우 예민하기 때문에 국제 표준에 맞춰 실험을 설계하고 진행한다현재 연구진 중에는 초전도체 전문가가 없어 이런 부분이 잘 지켜졌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연구진이 논문과 함께 공개한 LK-99이 공중 부양 영상도 도마 위에 올랐다. 초전도체는 전기저항이 0이 되면서 물질 내부에 있던 자기장을 외부로 밀어내는 특성을 갖는다. 그 힘으로 공중 부양을 하는데 이를 마이스너 효과라고 부른다.

 

영상 속 LK-99는 동그란 자석 위에서 한 쪽 면은 자석에 붙어있고 다른 한쪽 면만 공중 부양을 한 상태다. 이에 대해 연구에 참여한 김현탁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 앤메리대 교수는 영국 뉴사이언티스트 저널에 시료가 불완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찬중 책임연구원은 영상 속에서 공중 부양하던 LK-99가 갑자기 쓰러지는 것이 더 이상한 점이라며 온도나 자기장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초전도체에서 마이스너 효과가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2일 중국 화중과학기술대 재료공학부 교수 연구팀 역시 중국 동영상 플랫폼 빌리빌리에 “LK-99 재현에 성공했다며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검은색 작은 물질이 공중에 뜨는 모습이 담겼다. 중국 연구진은 LK-99의 마이스너 효과는 확인했지만 전기저항이 0인지는 입증하지 못해 추가적인 실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신저자인 권영완 고려대 연구교수는 우리가 개발한 물질은 초전도체의 특성인 전기저항이 상온에서도 0에 가깝고, 반자성 효과도 일부 보인다아카이브에 초전도 물질을 만드는 방법을 자세히 올려 검증을 받는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국내외 과학계의 검증은 이미 시작됐다.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이론적으로 가능하다라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1일 공개했다. 중국 연구팀도 고려대 연구진이 제시한 상온 초전도체 재현에 성공했다는 주장을 담은 실험 영상을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초전도체(超傳導體superconductor)란 전기 저항이 0이 되면서 전류가 장애 없이 흐르는 물질을 말한다. 외부 자기장과 반대방향의 자기장을 형성해 반발력을 지니는 반자성(反磁性), 마이스너 효과도 보인다. 초전도체의 발견은 100년이 넘었다. 1911년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의 물리학자 카멜린 온네스가 수은의 전기저항을 측정하는 실험을 하다가 절대온도 4.2K(섭씨 영하 268.8)에서 전기저항이 갑자기 없어지는 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초전도현상’(superconductivity)이라고 표현했다.

 

이 같은 성질을 이용하면, 전기에너지를 손실없이 먼 곳으로 전달할 수 있고, 특정 물질을 마찰없이 공중에 띄워놓을 수 있어 활용범위가 획기적으로 넓어지게 된다. 문제는 전세계 수많은 연구진들이 상온상압 상태에서 초전도현상을 발견하기 위해 연구를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는 점이다.

 

고비용의 초저온 상태이지만 초전도 현상을 쓰는 곳은 현재도 있다. 미래 무한 에너지원이라는 핵융합발전이 대표적이다. 태양이 끊임없이 불타오르는 수소핵융합의 원리를 지구상에서 구현하려면 섭씨 1억도의 플라즈마를 만들어내야 한다. 과학자들은 여기에 초전도현상을 이용해 1억도의 플라즈마를 공중에 띄워놓는 방법을 쓴다.

 

그렇지 않으면 1억도의 온도를 견뎌낼 그릇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핵융합연구로(K-STAR)와 프랑스의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가 이 방법으로 1억도의 플라즈마를 구현해 내고 있다. 최근 세계 주요국들의 개발 경쟁이 뜨거운 양자컴퓨터 역시 초저온을 이용한 초전도현상을 쓰고 있다.

 

이재우 인하대 물리학과 교수(전 미래학회 회장)상온, 상압 초전도체가 만들어질 경우 전력 전송에 드는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 없어지고, 반자성 효과를 이용한 자기부상 열차 등 교통수단에도 혁명이 일어나는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긍원 고려대 디스플레이반도체 물리학과 교수는 초전도체는 전세계 연구자들이 연구경쟁을 벌이고 있는 분야라며이번 초전도체 아카이브 발표에 대한 과학계의 검증이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으나 엄격한 검증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K-99에 대한 해외 연구기관들의 검증 결과가 하나둘 등장하며 국내에서도 LK-99의 과학적 검증을 위한 위원회가 꾸려졌다.

 

2일 국내 초전도 학술단체인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LK-99의 진위 여부를 밝히기 위해 ‘LK-99 검증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국내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과 공개 영상을 봤을 때 현 단계에서는 상온 초전도체로 판단하기 어려워 과학적 검증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게 됐다며 배경을 밝혔다.

 

김창영 기초과학연구원(IBS) 강상관계 물질 연구단 부연구단장(서울대 교수)이 검증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물리·재료·전기·기계 분야의 학회 회원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퀀텀에너지연구소에서 샘플을 제공할 경우 학회 회원들의 소속 기관에서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