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영화 제작 과정을 담은 '거미집'…송강호·김지운이 구현한 "지독한 우화"

2023. 9. 15. 13:12연예 · [ 뉴스 ]

1970년대영화 제작 과정을 담은 '거미집'송강호·김지운이 구현한 "지독한 우화"

 

 

송강호, ‘거미집을 위해 이틀간 재촬영을 감행하는 영화감독 역을 맡았다. / 임수정은 영화 '거미집'의 이민자로 분했다. / 전여빈, 재촬영을 밀어붙이는 신성필림 후계자인 '신미도'로 등장 / 오정세, 영화 '거미집'의 남자 주인공 강호세 역으로 연기한다. / 정수정, '거미집'의 젊은 여공 한유림 역의 출연한다. / 박정수, 노장 배우 오여사를 맡았다. / 장영남, 제작사, 신성필림 대표 백회장으로 열연한다.

 

14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거미집'(감독 김지운)의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감독 김지운, 배우 송강호, 임수정, 전여빈,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장영남, 박정수가 참석했다.

 

영화 '거미집'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작품.이다.

 

1970년대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을 담은 '거미집'은 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재미있고 유쾌하다. 무엇보다 그들의 자신을 되돌아보고, 일반인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맞볼 수 있는영화라는 매체와 장르의 매력이 물씬 담긴 '거미집'은 제목만큼이나 촘촘한 서사로 한국 영화에 새로움을 보여줄 수 있을까.

 

1998년 영화 '조용한 가족'으로 데뷔해 '달콤한 인생', '장화, 홍련', '밀정',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의 작품을 찍은 김지운 감독이 각색과 각본을 맡았다.

영화 속 영화를 만드는 상황이 예술가들에게는 자신을 돌아보는 경험일 수도 있지만 일반 관객들에게는 생소하거나 낯설 수 있다는 질문에 송강호는 "한국 영화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거미집'은 새로운 지점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관객 입장에선 행복한 고민을 하면그동안에 보아온 영화적인 문법과 형태를 떠나서 거미집이 가진 스타일이 주는 영화적인 멋이나 묘미들이 새롭게 다가올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영화 속 영화 '거미집'에서 임수정은 결말이 바뀌기 전에는 순종적인 여성 이민자에서 주체적인 여성으로 바뀐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을 구성하는 과정에 대해 김지운 감독은 "김 감독이 이미 만든 영화 속 '거미집'은 가부장적인 집안 내에서 헌신적으로 현모양처의 순애보를 담았다. 더 적극적이고 투쟁적인 여성의 욕망을 강렬하게 그리는 것으로 바꾸면서 영화 '거미집'이 진행된 것이다. 치정 멜로에서 스릴러, 호러로 변해가는데 구태의연하고 뻔한 것들을 뒤집고 새로운 인물상을 끌어내려는 김감독의 욕망이 아닌가"라고 답했다.

 

마치 송강호가 연기하는 김감독은 실제 김지운 감독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대사가 현실적이다. 김지운 감독은 "'평론가는 예술가가 되지 못한 사람들이다'이라는 대사는 유명한 여성 평론가인 수잔 손탁이 한 말이다. 그 비유를 통해 영화 속에서 김감독이 이야기하면 재밌을 것 같았다. 김 감독의 상태를 재치 있게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거미집' 속에 구현한 1970년대에 대해 김지운 감독은 "1960-70년대의 영화감독들의 룩을 좋아한다. 바바리코트에 뿔테 안경에 담배를 문 모습을 '거미집'에 담았다. 예술가의 초상을 만들려고 했다. 팬데믹 이후로 영화가 멈췄을 때, 많은 영화인이 영화에 대해서 재정립하는 기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새로운 영화란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그런 의문이나 질문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1970년대는 한국 영화의 검열로 침체기였는데, 그 당시의 이만희, 김기영, 유현목, 김수영, 하길종 감독들은 열악한 시대를 어떻게 돌파하고 꿈과 비전을 만들었을까를 고민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영화를 제작하는 예술가의 이야기로 일반 대중들에게 '거미집'이 잘 다가갈 것 같냐는 질문에 김지운 감독은 "영화를 다 만들고 나서, 또렷하게 남는 것은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지금 영화 안에서 김감독이 처해있는 상황들은 끊임없이 모순과 불합리한 세계에서 난관도 역경들로 부딪히는데 돌파해나가는지를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강조했다.

 

'거미집'을 완성하기 위해서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김감독 역의 송강호는 "개인적인 야망과 욕심, 욕망으로 배우들을 다시 불러서 촬영한다. 바꾸고 싶었던 결말 자체도 김감독 입장에서 도발적이고 도전의 장면이 아닐까. 사실 김감독의 욕망 때문에 다 모이게 되는 과정을 겪으며 결말을 완성한다.

 

사실은 욕망의 카르텔 속에서 허우적대는 모든 사람들의 상징적인 지독한 우화 같은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마지막 장면의 표정도 사실은 정답이 없는 거다. 흡족한 표정 같기도 하고 미진한 표정일 수도 있다"라고 답했다.

 

영화 속 영화 '거미집'에서 임수정은 결말이 바뀌기 전에는 순종적인 여성 이민자에서 주체적인 여성으로 바뀐 모습을 보여준다. 이에 임수정은 "결말이 바뀌기 전의 이민자 캐릭터는 순종적으로 맞춰서 살아간다. 결말이 바뀌고는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는 캐릭터다. 이민자는 바뀐 결말에 만족스럽지 않았을까"라고 답했다.

 

극 중에서 1970년대의 연기를 해본 임수정은 "그 시대 영화를 많이 봤다. 현장에서도 리허설하면서 톤을 찾아갔다. 어느 정도 그 시대의 연기 톤이 익숙해질 즈음에는 누구 뭐라고 할 것이 없이 표현을 마구마구 표현할 수 있었다. 연기를 주고받으면서 감정이 고조되어서 너무 신나서 희열도 느낀 기억이 난다. 이민자 역을 연기하면서 배우로서는 처음으로 그 시대의 배우를 한 것이 너무 운이 좋다. 흑백 영화 안에 내가 담는 경험을 배우로서 해서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극의 재미와 활력을 더하는 강호세 역의 오정세는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오정세는 "호세라는 인물은 사랑에 눈이 가려진 인물이다. 영화를 찍는 과정 자체에 관심은 없지만, 성장 혹은 참회가 있었으면 했다. 유림과의 사랑이라고 생각한 감정이 사랑이 아닌 옆에 있던 아내에 대한 생각을 조금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걸작보다 그 안에서의 생각이 있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영화 속 영화 '거미집'에서 1970년대 당시의 연기를 하면서 오정세는 "예전 작품들을 찾아보면서 고민했다. 지금 쓰지 않는 '아이쿠' 같은 말들이 있지 않나. 안 쓰는 말들을 극 중에서 사용했다. 요즘 템포랑은 다르게 물리는 느낌의 호흡들도 신기했다. 그 시대의 억양이나 단어들을 가져오려고 노력했다. 처음에는 70년대 연기가 과장된 연기로만 느껴졌다. 표현만 과장되었지만 진심이 있더라"라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을 유일하게 지지해주는 신미도 역의 전여빈은 연기 포인트를 둔 부분에 관해 설명했다. 전여빈은 "1970년대 모습과 극 바깥의 다소 사실적인 모습을 보면서 한명의 관객으로서 기뻐하면서 현장을 누렸다. 다시 한번 현장이라는 것에 대해 거시적으로 눈을 기를 수 있는 현장이었다.

 

미도라는 사람 자체가 전여빈의 온도와는 상이한 사람이었다. '거미집'의 리듬과 템포에 촉매제가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김 감독의 열정을 이어받아서 조금 더 업할 수 있는 에너지를 심어드리려고 했다"라고 언급했다.

 

영화 속 영화 '거미집'에서 1970년대의 연기를 구현하며 정수정은 "1970년대 말투로 연기를 해야 하는지 모른 채로 접했다.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었다. 감독님의 시범을 보고 확실히 감을 얻었다. 클립들도 찾아보면서 레퍼런스로 계속 봤다. 현장에서 연기할 때, 자연스럽게 되더라. 그 의상과 헤어 메이크업해야만 그 말투가 나오더라"라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1970년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거미집'에서 유일하게 1970년대의 현장을 경험해본 박정수는 "불행히도 영화 작업은 하지 못했다. 여러 감독님들에 대한 것은 잘 몰랐다. 드라마를 하다가 중간에 그만뒀다. 혹독하지 않은 시간에 감독님을 만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 장르를 거의 처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이 안 해봤다. 영화 작업 과정이 너무 재밌었다. 그냥 해서 그런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열정으로 밀어붙이는 김감독과는 상이한 제작자의 마인드를 탑재한 백회장 역의 장영남은 '거미집'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장영남은 "감독님께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연기 인생에 앞으로 큰 힘이 될 것 같다.

 

사실 꿈꾸던 분이자 버킷리스트인 한 분이었다. 함께 작업하는 게 꿈이었다. 이 작품에 캐스팅되어서 아들 다음에 가장 큰 선물을 받았다는 생각을 했다. 감히 이분들 앞에서 뭔가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심신 단련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