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킬러문항 빠졌지만 “국어·수학 모두 어려웠다”

2023. 11. 16. 17:50교육 · [ 역사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킬러문항 빠졌지만 국어·수학 모두 어려웠다

 

 

EBS·입시업계 "국어, 작년 수능·9월 모평보다 어렵게 출제" / "선지 정교하고 세심해져 지문·선지 길이 길지 않아" / 입시업체 "9월 모의평가에 대한 학습이 체감 난이도 결정할 것" / 올해 수능, 킬러문항 빠졌지만 국어·수학 모두 어려웠다 / EBS·입시업체 "국어 작년 수능보다 어렵고, 수학은 비슷" / 9월 모평이 출제 '기준점' 된 듯 / 'N수생' 비중 높아 성적 분포에 영향 전망

 

이날 16일 시행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이나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EBS 국어 대표 강사인 서울 덕수고 윤혜정 교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이번 수능 국어 영역은 작년 수능, 9월 모의평가보다 수험생들이 다소 어렵게 체감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수능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4점으로 다소 평이했다는 평가였다.

 

이날 치러진 수능은 정부가 여러 차례 강조한 대로 교육과정 밖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없애고도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EBS와 입시업체는 이번 수능이 작년 수능이나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시험의 난도가 높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 졸업생과 검정고시생 비율(원서접수자 기준)2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킬러문항 배제 방침으로 상위권 N수생들이 상당수 유입돼 성적 분포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수능 출제위원장인 정문성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소위 '킬러문항'을 배제했으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특히 킬러문항 없는 첫 모의평가였던 올해 9월 모의평가를 분석하고 N수생 유입을 고려해 시험이 변별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처음 수능 출제기조 분석에 나선 EBS 현장교사단은 국어·수학 영역에서 킬러문항이 사라졌지만, 문항 자체의 난도는 높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어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34점으로 비교적 평이했던 지난해 수능은 물론, 142점으로 변별력이 강화된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도 약간 더 어려웠다고 EBS 현장교사단은 평가했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한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킬러문항 배제 방침' 이후 처음 치러진 9월 모의평가에서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2점으로, 다소 어려웠다는 평을 받았다. 윤 교사는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소위 '킬러문항'은 확실히 배제됐다"면서도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선지로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지문이나 선지의 길이도 특별히 길지 않다""선지의 정교함과 세심함을 통해 실질적인 사고력을 측정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지문의 논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선지를 꼼꼼히 읽어야 정답을 고를 수 있다는 의미다. 독서 지문은 4개 모두 EBS 수능 교재에서 연계돼 체감 연계도가 상당히 높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EBS 국어 대표 강사인 서울 덕수고 윤혜정 교사는 국어영역 출제경향 브리핑에서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소위 킬러문항은 확실히 배제됐다"면서도 "선지의 정교함과 세심함을 통해 실질적인 사고력을 측정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단순히 지문을 눈으로 보고 빠르게 답을 찾아내기보다는, 지문을 꼼꼼하게 읽으면서 정보를 파악하고 선지를 분석해야 정답을 고를 수 있게 출제해 변별력을 갖추면서도 사교육 '문제풀이 기술'이 통하지 않도록 했다는 얘기다.

 

입시업체에서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초고난도 문제는 없었고, 9월 모의평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출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매력적인 오답'이 많아 수험생 입장에서는 작년 수능이나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학 역시 표준점수 최고점이 각각 145점과 144점으로 상당히 높았던 지난해 수능과 올해 9월 모의평가 수준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올해 9월 모의평가의 경우 전체적인 난도는 높았지만, 킬러문항 배제로 표준점수 최고점자(통상 '만점자')가 작년 수능의 3배 수준으로 늘었는데, 이번 수능은 최상위권 변별력까지 확보했다고 EBS는 분석했다.

 

EBS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작년 수능과의) 가장 큰 차이는 문제의 해석이 빠르다는 점이다. 예전 같으면 조건을 많이 주고 만족시키는 답을 찾도록 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또한 작년 킬러문항은 풀이 과정이 길게 나오는데 (올해는) 계산량이 상당히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6월 모의평가보다는 쉽지만, 9월 모의평가보다는 최상위권 변별력 때문에 무게감이 느껴질 것"이라며 "최상위권에서 느끼는 것은 지난해 수능과 9월 사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국어영역과 수학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능의 경우 두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각각 134점과 145점으로 11점 차이가 나, 수학에서 고득점한 자연계열 진학 희망 수험생에게 유리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전체적인 실제 성적 분포에는 킬러문항 배제에 따른 N수생 유입이나, 코로나19에 따른 재학생의 학력 저하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한다.

 

문학에서는 고전 소설은 지문의 일부분이, 현대시와 고전 시가는 각각 한 작품씩 EBS 수능 교재에서 연계돼 출제됐다.

 

변별력이 높은 문항으로는 '데이터에서 결측치와 이상치의 처리 방법'을 소재로 한 과학·기술 지문에 달린 10번 문항과, '노자'에 대한 학자들의 해석을 다룬 인문 지문에 포함된 15번 문항이 꼽혔다.

 

윤 교사는 "(10번과 관련된) '데이터의 이상치와 결측치'는 낯선 개념이지만, 지문 내에 개념이 충분히 설명돼 있어 특별한 전문지식 없이도 지문을 통해 이해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동양 철학을 다룬 15번 역시 대학별 논술고사를 미리 준비한 학생이 유리할 수 있어 킬러문항으로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전문용어, 과도하게 추상적인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EBS, 학교 수업을 통해 충실히 학습했다면 풀어낼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정끝별의 '가지가 담을 넘을 때', 유한준의 '잊음을 논함'을 제재로 한 현대시·고전 수필 복합 지문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묻는 27번도 수험생들이 까다롭게 느꼈을 것으로 분석됐다.

 

담화 내용이 작성된 글에 잘 반영됐는지 묻는 화법과 작문 40번 문항, 부사어의 다양한 쓰임을 이해할 수 있는지를 묻는 언어와 매체 39번 문항도 수험생 입장에서는 쉽지 않게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

 

킬러문항 배제 여부와 시험 난도에 대해서는 입시업계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초고난도 문제는 없었고 9월 모의평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출제한 것으로 보인다""문제 유형과 선택지에 대한 고민을 통해 변별력을 갖춘 문항을 만들었고 '매력적인 오답'이 많아 수험생 입장에서는 작년 수능이나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9월 모의평가에 대한 학생들의 분석과 학습 정도가 (이번 수능의) 최종 체감 난이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전년도 수능보다 변별력을 확보해 국어의 영향력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종로학원 국어영역 강사진 역시 "국어는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모두 지난해 수능과 9월 모의평가에 비해 어렵게 출제됐으며 특히 선택과목 언어와 매체 가운데 문법 파트를 응시생들이 많이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수능에는 작년보다 3442명 줄어든 504588명이 원서를 접수했다.

 

이 가운데 재학생이 64.7%를 차지했고, 졸업생은 31.7%, 검정고시생 등 기타 지원자는 3.6%.

 

졸업생과 검정고시 등을 합한 지원자 비율은 35.3%, 1996학년도(37.4%) 이후 최고 수준이다.

 

결시율은 10.6%(1교시 기준)를 기록해 지난해 수능(10.8%)보다 소폭 낮아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달 20일까지 평가원 누리집 이의신청 전용 게시판에서 수능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는다.

 

성적 통지표는 128일 수험생에게 배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