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숭례문 지하보도 60대 환경미화원” 살인사건…"도주 우려" 구속

2024. 8. 4. 20:50공수처 [ 법원 ]

새벽 숭례문 지하보도 60대 환경미화원살인사건"도주 우려" 구속

 

70대 노숙생활 용의자 "무시한다고 생각해 범행" 진술 / 잇단 흉악사건에 시민들 불안 / 숭례문 지하보도 살인 환경미화원 살인사건 피의자 "도망 염려" 구속

 

이른 새벽 서울 도심에서 작업 중이던 환경미화원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70대 리모씨가 4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박병곤 판사는 이날 오후 살인 혐의를 받는 리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리씨는 지난 2일 오전 510분께 숭례문 인근 지하보도에서 중구 용역업체 환경미화원인 60대 조모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다.

 

리씨는 작년 5월부터 알고 지낸 조씨에게 물을 달라고 했으나 거절당했고, 조씨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직인 리씨는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인근 여인숙에 살면서 노숙 생활을 병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씨는 범행 3시간 40분 만에 동자동 쪽방촌 인근 골목에서 긴급체포 됐다.

 

지난 2일 경찰은 '누군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B씨는 발견 당시 의식이 있는 상태로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병원 도착 후 오전 620분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주변 건물의 폐쇄회로(CC)TV 등을 추적해 수사에 착수했고, 오전 850분께 리모씨씨를 동자동 쪽방촌 인근의 한 골목에서 검거했다.

숭례문 지하보도 살인 환경미화원 살인사건 피의자  " 도망 염려 "  구속
숭례문 지하보도 살인 환경미화원 살인사건 피의자  " 도망 염려 "  구속

리모씨는 무직으로, 과거 노숙 생활을 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리모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인근 여인숙에서 거주하고 있다. 다만 작년 연말 이후에도 날씨 상황 등에 따라 노숙 생활을 병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 피해자 B씨는 중구 용역업체에 소속된 환경미화원으로, 청소 업무를 하다가 변을 당했다. 리모씨는 지하보도에서 B씨와 실랑이를 벌이다 B씨를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모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5월경부터 B씨와 알고 지내는 관계라고 진술했다. 리모씨는 사건 당일 B씨와 대화 중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지하보도 인근 상인들은 평소 두 사람이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상가에서 옷을 파는 70대 상인은 "상인들이 다 퇴근하고 난 후인 밤부터 이른 새벽까지 청소하는 것 같은데, 둘이 자리 문제로 자주 다퉜다는 소문이 퍼졌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하보도에서 이날까지 대청소가 예정돼 있었는데, 물품 문제로 다툼이 일어난 것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나왔다.

 

 

지하보도 벽에는 '729일부터 82일까지 계단 및 통로의 물청소를 실시한다'는 중구청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안내문에는 '지하보도에 방치된 개인 물품은 (청소 시작 전인) 728일까지 자진 수거해 달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또 다른 70대 상인은 "요 며칠 사이 지하보도에 노숙자들이 많이 줄었고, 박스나 텐트 같은 개인 물품들이 치워져 있었다""그런 문제로 둘 사이 트러블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은평구의 아파트 단지에서 30대 남성이 일본도를 휘둘러 이웃 주민을 살해한 지 나흘 만에 또다시 서울 도심에서 흉악 사건이 발생해 시민 불안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회현역 인근에서 외국계 회사에 재직하는 직장인 안모(30) 씨는 "출근한 후 관련 기사를 봤는데 사건 발생 장소가 회사 근처여서 불안감이 더 커졌다""팀원들과 점심을 먹으러 밖에 나가는데 바깥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무서웠다"고 말했다.

 

숭례문 근처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강모(33) 씨는 "서울 도심에서 사건이 발생하니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출퇴근하면서 이런 일이 발생할 경우 도망칠 수 있을지 상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을지로 인근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김모(32) 씨도 "생각지도 못한 일이 자꾸 발생하니 겁이 많아졌다""길을 지나면서 큰 소리가 나면 평소보다 크게 놀라게 되고, '나도 공격을 당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에 자꾸 주변을 살피게 된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일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오전 510분께 중구 숭례문 인근 지하보도에서 6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70대 남성 리모씨를 긴급체포했다.

 

리씨는 이날 오후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혐의를 인정하느냐', '왜 범행을 저질렀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몰라요"라고 답했다.

 

'범행도구를 어디서 준비했느냐', '피해자에게 할 말 없느냐' 등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