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산 HBM·반도체장비 대중국 수출통제…자발적 동참한 국가엔 허가 면제

2024. 12. 3. 16:21우주 · [ 과학 ]

미국, 한국산 HBM·반도체장비 대중국 수출통제자발적 동참한 국가엔 허가 면제

 

일본산 장비는 예외 자발적 동참한 국가엔 허가 면제 / 미국, 기술 사용한 외국기업에 강제 적용 / 자발적 동참한 국가엔 허가 면제 / SK하이닉스, TSMC가 짜놓은 판 / 미국, 중국, 군 현대화 관련 140개 수출통제 대상 / 한국 기업 2개가 포함 됐다. / 1등만 하던 삼성은 "상당히 고통스러울 것" / 30년 메모리 1위 삼성의 추격자 위치에서 경쟁 어려움 커 / "2025HBM4부터는 삼성이 주도" / HBM 수출통제는 오는 31일부터 적용된다.

 

미국 정부가 중국이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확보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 등 다른 나라의 대()중국 수출을 통제했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2(현지시간) 수출통제 대상 품목에 특정 HBM 제품을 추가한다고 관보를 통해 밝혔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AI 가속기를 가동하는 데에 필요하다.

 

최근 만난 글로벌 최고 수준의 반도체 전문가 A씨는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에 대해 의견을 나누다가 나온 얘기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3E(5세대 HBM) 8단과 12단 제품을 납품을 시도 중이다. 공식 납품은 현재까지 성사되지 않았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E 8단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0년동안 1등을 유지해 오면서 2등의 어려움 처음 겪고 있다.

 

A씨는 삼성전자가 어려움을 겪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2등을 안 해봤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널리 알려진 것처럼 1993년 이후 30년 넘게 세계 메모리반도체(D,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해 왔다.

 

대부분의 신제품은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만들었다. 보통의 D램은 중앙처리장치(CPU)와 함께 작동한다. D램이 전 세계 시장에 팔리기 전엔 CPU 세계 1위 미국 인텔의 인증이 필요하다. 이 과정도 삼성전자가 1번이었다.

 

그런대 미 상무부는 이번 수출통제에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Foreign Direct Product Rules)을 적용했다.

 

이는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더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 기술 등이 사용됐다면 수출통제를 준수해야 한다는 의미로, 우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제 특허 체제를 자국에 유리하게 만들어온 미국만이 사용할 수 있는 무기로 평가된다.

 

현재 전 세계 HBM 시장은 한국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미국의 마이크론이 장악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미국의 원천 기술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이번 수출통제를 적용받게 된다.



            한국 2개 기업 포함 삼성 HBM 수출 영향 가능성SK 전량 수출에 타격 없을 전망



삼성 HBM 수출 영향 가능성이 예상된다. 다만 SK는 전량 미, 수출에는 당장 타격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중국, 군 현대화 관련 140개 수출통제 대상을 발표했다. //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AI 가속기를 가동하는 데에 필요하다. 미 상무부는 이번 수출통제에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Foreign Direct Product Rules)을 적용했다. 이는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더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 기술 등이 사용됐다면 수출통제를 준수해야 한다. 현재 전 세계 HBM 시장은 한국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미국의 마이크론이 장악하고 있다. // HBM 수출통제는 오는 31일부터 적용된다.

 

상무부는 HBM의 성능 단위인 '메모리 대역폭 밀도'(memory bandwidth density)가 평방밀리미터당 초당 2기가바이트(GB)보다 높은 제품을 통제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에 HBM 일부를 수출하는 삼성전자가 이번 통제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HBM 전량을 미국에 공급하고 있으며 생산량이 미국 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어 당장은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부는 HBM을 미국이나 동맹국에 본사를 둔 기업의 중국 자회사에 수출할 경우에는 일부 제품에 대해 수출통제 예외를 신청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했다.

 

이날 상무부는 중국이 첨단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 제조 장비(SME) 24종과 소프트웨어 도구 3종에 대한 신규 수출통제도 발표했다.

 

상무부는 또 해외직접생산품규칙을 특정 반도체 장비와 관련 부품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따라서 한국에서 만드는 일부 반도체 장비와 부품의 중국 수출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상무부는 미국과 동등한 수준의 수출통제 제도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해당 국가 기업이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수출할 때 상무부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주요 반도체 장비 수출국인 일본과 네덜란드를 포함한 총 33개 국가가 해당되는데 한국은 명단에 없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이 수출 허가 면제 국가에 소재한 기업과 중국 시장에서 경쟁할 때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간 한국 정부는 미국의 압박에 대()중국 수출통제 동참을 검토하면서 수출통제 제도를 정비해왔으며 이에 따라 향후 미국이 제시한 기준을 충족할 경우 수출 허가 면제 국가에 포함될 수도 있다.

 

일본과 네덜란드는 자국 기업의 반도체 장비 수출 일부를 자체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수출통제 규정을 따르기로 미국 정부와 몇 달 전에 합의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상무부는 특히 중국의 군 현대화와 연관된 기업 140개의 명단을 발표하고서 이들 기업에는 첨단반도체와 관련 장비를 수출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들 기업이 군사용 반도체 개발과 생산을 지원해 미국의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 이익에 반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중국에 있지만 일부는 일본, 한국, 싱가포르에 있는데 한국에서는 'ACM 리서치 코리아''엠피리언 코리아' 2개 기업이 지정됐다.

 

상무부는 이날 발표한 수출통제의 목적이 중국이 전쟁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첨단 AI를 개발하는 것을 늦추고, 중국이 자체적인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방해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후발 주자들은 삼성과 인텔, 메모리와 CPU의 강자가 만들어 놓은 틀을 맞추기에 급급했다. 한 메모리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경쟁사에 우리 제품을 맞추는 것은 상당히 고통스러운 과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HBM 시장은 다르다. 항상 인증을 주도했던 삼성전자가 뒤따라가는 상황이다. AI 가속기 세계 1위 업체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기 위해 애 쓰고 있는 과정이 그렇다. AI 가속기는 데이터 학습·추론에 쓰이는 반도체 패키지로 HBM과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최첨단패키징(여러 칩을 모아 한 칩처러 작동하게 하는 공정)을 통해 제작한다.

 

현재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GPU는 엔비디아가 설계, 대만 TSMC가 생산한다. HBMSK하이닉스가 납품한다. HBMGPU의 패키징은 TSMC 몫이다. TSMC가 엔비디아의 GPU를 생산하고, SK하이닉스의 HBM을 받아 최첨단 패키징을 거쳐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 납품을 성사하기 위해선 엔비디아의 구미에 맞춰 SK하이닉스와 TSMC가 짜놓은 판에 맞춰서 들어가야 한다. 쉽지 않은 일로 평가된다.

 

우선 엔비디아가 원하는 성능에 맞춰 SK하이닉스 못지않은 HBM을 생산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해야 한다. HBM3E를 놓고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제품은 재료부터 양산 기술까지 차이가 크다. 삼성전자는 4세대 10나노(nm·1nm=10억분의 1m) D(D1A)HBM3E의 재료로 사용한다. SK하이닉스는 5세대 10나노(D1B) D램을 쓴다.

 

각 사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결정이지만 시장에선 SK하이닉스 제품에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의 반도체 전문 애널리스트는 "한 세대 앞 D램으로 최신 D램만큼 성능을 내려면 그만큼 부담이 가기 마련"이라며 "삼성 HBM의 발열 얘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HBM을 받아 최첨단패키징을 하는 TSMC와의 궁합도 맞춰야 한다. TSMC 입장에선 오랜 기간 합을 맞춰온 SK하이닉스의 제품 규격, 성능대로 삼성전자가 맞춰오는 게 편하다. 엔비디아의 위임을 받아 최첨단패키징을 담당하는 TSMC에선 삼성전자에 "SK하이닉스와 같게 맞춰오라"고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다른 공정에서 HBM을 만드는 삼성전자가 TSMC의 구미에 맞게 SK하이닉스와 유사하게 제품을 만드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TSMC가 파운드리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납품을 방해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TSMC가 만들어 놓은 판에서 까다로운 엔비디아의 품질 요건을 통과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엔비디아를 뚫기 위해 1년 넘게 고군분투 중인 게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란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올 1분기 'HBM3E 12단 최초 개발'을 발표하며 엔비디아에 '가장 먼저 납품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도 'HBM3E 12'과 관련해선 판을 먼저 만들겠다는 뜻이 녹아있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HBM 조직을 재정비하고 심기일전하고 있다. 올 초부터 태스크포스(TF) 형태로 흩어져 있던 HBM 담당 조직을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 산하 'HBM개발팀'으로 모아 공식 출범한 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내년 양산 예정인 6세대 HBM'HBM4'와 관련해선 "주도권을 우리가 갖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HBM 생산, 설계, 파운드리, 최첨단 패키징까지 다 할 수 있는 삼성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것이다.

 

당초 2분기 중 HBM3E 12단을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게 삼성전자의 목표였다. 목표 달성 시기는 밀렸지만, 최근 삼성 안팎에선 긍정론이 확산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이르면 8HBM3E 8단 품질 인증, 4분기 중 HBM3E 12단 품질 인증 얘기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사장급 고위급 인사가 "엔비디아 납품 관련 잘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문제의 '젠슨 어프루브드(APPROVED)' 서명.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지난 3월 삼성 HBM3E 12단 제품에 '승인' 사인을 냈지만, 아직까지 납품을 안 받고 있다.

 

문제의 '젠슨 어프루브드(APPROVED)' 서명.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지난 3월 삼성 HBM3E 12단 제품에 '승인' 사인을 냈지만, 아직까지 납품을 안 받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군 현대화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첨단반도체와 AI 기술이 핵심이라고 보고 그동안 일련의 수출통제를 통해 중국의 기술 확보를 견제해왔다.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이번 조치는 우리 국가 안보에 위험이 되는 첨단기술의 생산을 현지화하려는 중국의 능력을 우리 동맹 및 파트너와 협력해 약화하고자 하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표적화 접근의 정점"이라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은 우리의 적들이 우리의 기술을 우리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방식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중대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확실성 역시 크다. 키는 엔비디아가 쥐고 있어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삼성전자의 HBM3E 제품에 'APPROVED(승인)'이라고 사인하는 등 여러 차례 삼성전자에 대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냈다. 하지만 현재까지 승인 소식은 없는 상황이다.

 

최근 삼성 안팎에선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이용만 당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젠슨 황이 SK하이닉스의 HBM 납품 단가를 깎기 위해 삼성전자를 HBM 공급사로 지정할 것 같은 액션만 일부러 여러 번 취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