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동시다발 산불에 재난 사태 선포…"경북 북부 휩쓴 의성산불 사망자 15명으로 늘어"

2025. 3. 26. 09:34재난 · [ 방역 ]

전국 동시다발 산불에 재난 사태 선포"경북 북부 휩쓴 의성산불 사망자 15명으로 늘어"

 

경남 산청 산불 이틀째, 역풍에 갇힌 진화대원 4명 숨지고 5명 부상 / 경북 의성 '산불 3단계', 울산도 '2단계' 이재민 700명 넘어 / 산림청 위기 경보 '심각' 발령, 정부 3개 지자체에 '재난 사태' 선포 / 의성 '괴물산불' 번진 경북 북동부서 일가족 등 사망자 9명 발생 / 부상·실종자도 속출 연기 질식 또는 긴급대피 중 피해 추정 / 산림당국 "경북 북부 휩쓴 의성산불 사망자 15명으로 늘어" / 대전사 문화재 6점 반출·승려 대피 / 주왕산 일대 순식간에 불길 치솟아 / 전국에 산불 위기 경보 심각단계 / 주민 대피명령 등 피해 속출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 안동 등 북동부권 4개 시·군으로 확산한 산불에 따른 사망자가 15명으로 늘었다.

 

26일 산림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지금까지 발생한 사망자는 안동시(2), 청송군(3), 영양군(4), 영덕군(6) 4곳에서 모두 15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덕군 사망자 일부는 실버타운 입소자로 전날 오후 9시 대피 도중 산불확산으로 타고 있던 차량이 폭발하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군 사망자 4명 가운데 50·60대 남녀 3명은 일가족으로 함께 차를 타고 대피하다가 전복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26일 현재까지 산불이 휩쓸고 간 현장에서 발견된 사망자는 모두 9명이다.



도깨비불옮겨다니며 의성 산불 확산 최대 1까지 불똥 불똥이 생각보다 상당히 커요. 의성에서는 최소 600m, 최대 1까지 불똥이 날아가는 것이 관측됐습니다.” // 경북 산불 현장에 가 있는 권춘근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연구사는 25일 오후 한 언론에 이렇게 말했다. 이날 의성에서 진행 중이던 산불이 안동, 청송까지 크게 번진 데에는 도깨비불에 비유되는 비화’(飛火) 현상이 큰 영향을 미쳤다. 불똥이 강한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날아가 수십에서 수백미터 떨어진 곳까지 불이 옮겨붙은 것으로 상승기류와 강풍을 만난 불똥이 최대 2정도 날아간 사례가 과거 국내에서 관측된 바 있다. 2009년 호주에선 산불 불똥이 최대 35까지 날아가기도 했다. 권 연구사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전반적으로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상황이라, 다른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산불을 끄는 데 동원할 자원이 분산되어선 안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나머지 사망자들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산불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를 미처 피하지 못해 질식하는 등 피해를 본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엿새째 영남지방을 중심으로 대형 산불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북에서는 자치단체별로 모든 주민에게 대피명령이 내려지는 등 산불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산불 재난 국가 위기 경보 '심각' 단계를 전국으로 확대 발령된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경북 의성 산불의 경우 불길이 강한 바람을 타고 안동과 청송, 영양, 영덕 등 인근 4개 시·군으로 확대됐다.

 

현재 경북 의성군 안평면과 경남 산청군 시천면, 울산 울주군 온양읍에서 발생한 산불에 대해 최고 수준인 '산불 3단계' 대응이 계속되고 있고, 울산 울주군 언양읍 산불에 대해 '산불 2단계' 대응이 진행 중이다.

 

닷새째 확산하는 경북 의성 산불이 오후에 강풍을 타고 산불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안동시와 청송군, 영덕군은 모든 주민에게 대피명령을 내린 가운데 경북 북동부권 4개 시·군으로 급속히 번지면서 사망자와 부상자, 실종자 등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정확한 사고 경위는 당국의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사망자 등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산불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를 미처 피하지 못해 질식하거나, 근접하는 불길을 피하기 위해 야간에 황급히 대피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의성군에서 퍼진 불씨가 비화해 산불이 확산하고 있는 영양군 석보면에서는 전날 오후 11시께 도로 등에서 일행 등으로 추정되는 불에 탄 남녀 시신 4구가 발견됐고 60대 남성 1명이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주왕산국립공원, 사상자 발생 원인에 대해 "산불 피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주왕산국립공원 등에 불씨가 날아든 청송군에서는 지금까지 70·80대 노인 2명이 자택 등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청송읍 한 외곽에서도 불에 탄 60대 여성 시신이 발견됐다.

 

또 가족들과 함께 트럭을 타고 대피하던 70대 여성은 교통사고로 갈비뼈 등을 다치는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고, 진보면에서는 치매를 앓는 80대 여성 1명이 실종된 상황이다.

 

대형 산불이 발생한 의성과 접한 안동에서도 현재까지 임하면과 임동면 2곳에 있는 주택 마당에서 각각 50대와 70대 여성이 숨진 채로 쓰러져 있는 것을 가족 등이 발견했다.

 

사고 현장에서는 사망한 50대 여성 남편도 상처를 입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산불 확산과 함께 사망자나 부상자 등도 덩달아 급격히 늘자 당국의 체계적인지 못한 주민대피 조치가 화를 키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2일 인근 도시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음에도 순차적으로 위험지역 주민들을 미리 대피시키지 않고 전 주민에게 한꺼번에 대피명령을 동시에 발송,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등 사전 조치가 미흡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까닭에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자나 부상자 등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며, 산불 피해를 본 지자체들도 추가 사고자 파악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인다.

 

이와 함께 곳곳에서 도로 통제와 함께 열차 운행이 중단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 공급이 끊기기도 했다. 의성 산불의 영향 구역은 현재 집계 중인데, 2만여ha를 넘어서 역대 최대 산불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소방 당국은 의성 산불 지역에 소방 비상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전국의 특수구조대 9개 대를 경북 지역으로 출동시켰다. 소방 비상 대응 3단계가 내려지면 국가 차원의 자원 동원과 지원이 가능해진다.

 

경남 산청 산불은 어제(25) 저녁 기준으로 영향 구역 1,615헥타르, 진화율은 87%이고, 울산 울주 온양읍 산불은 영향 구역 494헥타르, 진화율은 92%로 집계됐다.

 



           '산불 피해', 천년고찰 턱끝까지 번진 불길교도소선 호송차·전세버스 분주

 

"급한 대로 문화재 몇 점 챙겨 승려들과 몸을 피했습니다. 부디 불길이 사찰까지 번지지 않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해 나흘째 확산 중인 산불이 25일 안동을 지나 청송 주왕산 국립공원을 덮치면서 공원 입구를 지키는 천년고찰 대전사 턱끝까지 불길이 매섭게 치솟았다. 대전사는 통일신라시대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로 알려져 있다.

 

사찰은 화선으로부터 불과 1떨어진 곳에서 아슬아슬하게 제 자리를 지키고 사찰 내에 자리한 보물 제1570호 보광전 역시 손쓸 틈도 없이 불길 속에 덩그러니 고립돼 있었다.

 

강풍을 타고 날아든 불길이 마치 '도깨비불'처럼 순식간에 주왕산 수십수백건너까지 옮겨붙자 공원은 조선 후기 불화 '주왕암 나한전 후불탱화' 등 문화재 6점을 반출했다.

 

대전사 주지 법일스님은 "부피가 커 미쳐 가지고 나오지 못한 문화유산도 있어 애가 탄다""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대전사를 지키던 승려 3명도 함께 인근 숙박시설인 소노벨 청송으로 급히 몸을 피했다.

 

공원 관계자 약 10명은 국립공원 사무실에 상주하며 진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불길이 지속해 번지면서 주왕산 국립공원 일대 도로와 상점 등 진입로도 순식간에 통제됐다.

 

공원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잠깐 볼일 보러 나온 사이에 산에 불이 났다고 해서 식당에 가보려고 했는데 통제돼 들어가지 못했다""일단 피신했다가 내일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수용자 이감 절차가 시작된 경북북부교도소(옛 청송교도소) 일대 역시 메케한 연기가 자욱하게 대기를 메우고, 산등성이에는 붉은 화선이 길게 늘어선 모습이었다.

 

경북북부제1교도소 인근 도로에는 재소자들이 탄 것으로 보이는 법무부 호송 버스가 부리나케 오갔고, 전세버스 등 대형 버스와 소방차도 교도소 안으로 속속 들어가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한편 저녁 7시쯤 경북 봉화군 물야면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진화 중이며, 인근 주민 9가구 15명이 물야면 주민복지회관으로 대피했다. 사망자 가운데 50·60대 남녀 3명과 화상을 입은 남성 1명은 일가족으로 함께 차를 타고 대피하다가 전복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굉장히 심각한 산불 상황이었다""인명 피해를 줄이려고 최선을 다했으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경북도 측은 "산불이 번진 지자체 등을 상대로 주민 피해 등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