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통령 집무실 성탄절 쯤 청와대로 다시 복원 … 결국 밀실 정치 시작되나?

2025. 12. 22. 09:37청와대 · [ 대통령실 ]

용산 대통령 집무실 성탄절 쯤 청와대로 다시 복원 결국 밀실 정치 시작되나?

 

윤 정부 출범과 함께 시작된 '용산 시대'37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 이 대통령의 청와대 단절된 '기자들의 발걸음' / '워치독' 없는 청와대는 또 다른 성채다 / 용산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로 이전하는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20225월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시작된 '용산 시대'37개월 만에 막을 내리고 성탄절 전후 용산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로 이전하는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통령실을 제대로 견제하는 워치독(watchdog) 역할을 확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은 기자들의 비서동 출입을 허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10년 전 청와대를 출입하던 한 기자가 한 말이다. 과거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실 비서동을 오가며 수차례 특종 보도를 했다.

 

노무현 정부 전만 해도 기자들의 비서동 출입은 자유로웠다. 그는 기자들이 최소한 대통령실 업무가 이뤄지는 비서동만이라도 출입할 수 있다면 밀실 행정이나 비선 실세와 같은 문제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을 듣고 몇 달 뒤 박근혜 정부는 최순실 비선 실세 문제로 결국 몰락했다.


청와대
, 춘추관은 위민관·여민관으로 불린 청와대 비서동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 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가 춘추관을 찾아 브리핑을 하지 않는 이상 취재는 불가능하다.

기자들이 상주하는 춘추관은 위민관·여민관으로 불린 청와대 비서동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 하지만 그 사이에는 높은 담장이 있어 대통령실 관계자가 춘추관을 찾아 브리핑을 하지 않는 이상 실질적인 취재는 불가능하다. // 대통령실은 최근 민간단체협회장 인사 청탁 논란을 자체 감찰로 일단락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폐쇄된 청와대에 제한적이나마 '워치독'을 풀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처음으로 부처 업무 보고를 생중계하며 "국정의 주체인 국민에게 국정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국민 중심 국정 운영이 말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실현될 수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기자들이 상주하는 춘추관은 위민관·여민관으로 불린 청와대 비서동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 하지만 그 사이에는 높은 담장이 있어 대통령실 관계자가 춘추관을 찾아 브리핑을 하지 않는 이상 실질적인 취재는 불가능하다.

 

출입기자들이 직접 취재할 수 있는 경로는 대변인 백브리핑이나 청와대 관계자와의 식사 자리, 전화 통화로 한정돼 있다. 일반 정부 부처에서는 출입기자가 각 부서를 자유롭게 오가며 수시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우리가 국정 관련 특종 보도를 접할 수 있는 것도 취재의 자유가 보장됐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선택한 '백 투 더 청와대'는 단순한 대통령실의 공간 이동 문제가 아니다. 이는 한국 정치가 오랫동안 짊어져 온 '불통의 청와대'라는 불명예를 벗어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상징적 시험대다. 역대 정부가 공통으로 실패했던 지점은 청와대라는 물리적·심리적 공간이 권력을 고립시키고 국민과의 거리를 벌려왔다는 데 있다.

 

청와대는 늘 상징의 공간이었다. 그러나 그 상징은 어느 순간 권위와 폐쇄성, 밀실 정치의 이미지로 굳어졌고 높은 담장은 국가 운영의 안정성을 위한 장치라는 설명과 달리, 국민에게는 보이지 않는 권력, 말 걸기 어려운 권력으로 인식됐다. 그 결과 청와대는 소통의 중심이 아니라 불통의 진원지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대통령실 이전 논의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어야 한다. 주소를 옮기고 건물을 바꾸는 것만으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과 이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다. 청와대가 다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공간 자체의 투명성을 대폭 높여야 한다.

 

 

권력은 숨을수록 오해를 낳고, 닫힐수록 불신을 키운다. 대통령의 집무 공간과 참모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과정을 거쳐 정책이 결정되는지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적극적인 설명과 공개가 필요하다. '보안'을 이유로 모든 것을 가려왔던 관행과 결별하지 않는 한, 청와대 이전은 또 하나의 '보여주기식 정치 이벤트'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이 다시 청와대로 돌아가는 만큼 이제는 분명한 정치적 결단이 요구된다. 청와대 운영을 사실상 '국민에게 생중계 한다'는 수준의 소통 의지가 없다면 이전의 명분은 성립되기 어렵다. 모든 회의를 공개하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정책 결정의 방향과 배경, 대통령의 판단 기준과 고민을 국민이 실시간에 가깝게 이해할 수 있도록 언론을 통해 설명하고 설득하겠다는 태도만큼은 분명해야 한다.

 

대통령은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가진 자리인 동시에, 가장 많이 설명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청와대가 더는 신비화된 권력의 성채가 아니라 국민의 질문과 비판이 자유롭게 닿는 공간으로 인식될 때 비로소 불통의 청와대라는 오명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다.

 

대통령실 이전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 공간의 변화가 권력 문화의 변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담장을 세우는 데 그칠지는 전적으로 대통령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업무 공간의 물리적 담 헐기도 중요하지만, 국민을 대표해 청와대를 출입하는 기자들의 견제를 최대한 받아들이고 허용해야 한다.

 

청와대 비서동은 본래 기자들이 직접 취재할 수 있던 공간이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시절 보안 강화 조치로 비서동을 포함한 청와대 내부 출입이 전면 금지되면서 브리핑은 춘추관으로 제한됐다. 이후 정부들도 언론의 직접적인 견제를 받지 않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는지 대선 공약과 달리 내부 취재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청와대 복귀를 결정했다면 청와대를 둘러싼 불통과 폐쇄의 이미지, 제왕적 리더십에 대한 우려에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외부인은 물론 출입기자조차 통제된 청와대가 과연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대통령실은 최근 민간단체협회장 인사 청탁 논란을 자체 감찰로 일단락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폐쇄된 청와대에 제한적이나마 '워치독'을 풀어야 한다. 최소한 기자들이 비서동이라도 제한된 시간과 범위 내에서 오갈 수 있도록 허용해야 정권 몰락으로 이어지는 큰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사상 처음으로 부처 업무 보고를 생중계하며 "국정의 주체인 국민에게 국정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국민 중심 국정 운영이 말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실현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업무 보고 자리에서도 공직자들에게 "국민이 다 보고 있다. 나는 국민의 집단지성을 믿는다""실시간 소통을 통해 우리가 느끼는 것 이상의 것을 국민은 느낀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과 생중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공생 관계와도 같다. 그는 취임 후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국무회의와 수석보좌관회의 모든 과정을 생중계로 공개했다. 그렇다면 이 대통령이 만들어 나갈 청와대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출입기자들에게 과거처럼 청와대를 제한된 범위 안에서라도 개방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청와대를 다시 내어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