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김위원장,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남북 정상,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

2018. 9. 20. 22:29남북 · [ 회담 ]

문대통령·김위원장,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남북 정상,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

 

 

"정상회담 결과발표 생중계할 듯합의내용 예측 어려워"/2일차 정상회담 시작"문대통령, 저녁 집단체조 관람"/"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틀에 대통령 환영의미 들어가제목 바뀔 수도"/만수대 창작사 예술품 관람평양시민 찾는 '대동강 수산물식당'서 만찬/대통령, 트럼프 설득 남았다/24일 한미정상회담 분수령

 

문재인 대통령은 방북 이틀째인 1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오전 10시부터 2일차 정상회담 일정에 돌입한 가운데, 이날 회담의 결과는 생중계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일단 오전 정상회담 일부와 결과발표는 생중계로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윤 수석은 다만 "두 정상 간 합의가 어떻게 이뤄질지 지금은 예측하기 어렵다. 결과발표도 예정은 돼 있지만 정확한 시간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나면 오찬을 위해 옥류관으로 이동한다.

 

오찬 후 문 대통령 부부와 공식수행원, 특별수행원은 평양시 평천구역 소재 만수대 창작사를 참관하고 예술품과 조각을 관람할 예정이다.

 

다만 만수대 창작사의 경우 미국과 우리 정부의 금융제재 대상이어서 일각에서는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갑자기 추가된 일정인가. 북한의 방문 요청이 있었나'라는 질문도 나왔으나, 윤 수석은 "일정이 (원래)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예술품에 대한 관람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저녁에는 평양시민이 자주 찾는 식당인 대동강수산물식당을 방문해 봄맞이방에서 식사한다. 이 자리에는 공식수행원도 함께한다.

 

윤 수석은 "이 방의 다른 테이블에는 평양시민이 자연스럽게 식사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일반 평양시민들이 찾는 식당에서 식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문 대통령은 평양시 중구역 능라도 소재 북한 최대 규모의 종합체육경기장인 5·1 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 예술공연을 1시간 동안 15만명의 관객과 함께 관람한다.

 

윤 수석은 이와 관련, "전체적인 틀은 '빛나는 조국'이라고 알고 있다. 빛나는 조국이라는 틀에 환영의 의미가 담겨있다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빛나는 조국'2013년까지 상연한 '아리랑'에 이어 북한이 5년 만에 공개한 집단체조로,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아 북한 정권의 역사를 재구성한 내용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문 대통령이 이 집단체조를 관람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 제기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했다.

 

남북 정상은 이날 오전 1122분 백화원 영빈관에서 이같은 합의서에 서명했다. 양 정상은 서명 후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합의서 서명식도 진행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19"남과 북은 오늘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위험을 없애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통해 "남북 군사 분야 합의 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상시적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의 영구 비핵화가 머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틀째인 지난 19일 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공연 빛나는 조국관람후 한국 대통령 최초로 북한 대중 앞 연설을 가졌고 '역사적 순간' 대통령, 역대 최초로 북한 대중 연설 능라도 5.1경기장 15주민 기립박수 받아

 

문재인 대통령 능라도 5.1경기장 연설 전문

 

평양시민 여러분, 북녘의 동포 형제 여러분, 평양에서 여러분을 이렇게 만나게 되어 참으로 반갑습니다.

 

남쪽 대통령으로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소개로 여러분에게 인사말을 하게 되니 더 감격을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이렇게 함께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동포 여러분,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지난 427일 판문점에서 만나 뜨겁게 포옹했습니다. 우리 두 정상은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8000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했습니다.

 

또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을 확인했습니다.

 

남북관계를 전면적이고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기자고 굳게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가을, 문재인 대통령은 이렇게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평양 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동포 여러분, 오늘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와 무력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합의했습니다.




 

또한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 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습니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이산가족의 고통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조치들을 신속히 취하기로 했습니다.

 

나는, 나와 함께 이 담대한 여정을 결단하고,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향해 뚜벅뚜벅 걷고 있는 여러분의 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께 아낌없는 찬사와 박수를 보냅니다.

 

평양 시민 여러분, 동포 여러분, 이번 방문에서 나는 평양의 놀라운 발전상을 보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북녘 동포들이 어떤 나라를 만들어나가고자 하는지 가슴 뜨겁게 보았습니다. 얼마나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갈망하고 있는지 절실하게 확인했습니다.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며 끝끝내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불굴의 용기를 보았습니다.

 

평양 시민 여러분, 동포 여러 분 우리민족은 우수합니다. 우리민족은 강인합니다. 우리민족은 평화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우리민족은 함께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5000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습니다.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합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북과 남 8000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우리 함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갑시다.

 

오늘 많은 평양시민, 청년, 학생, 어린이들이 대집단체조로 나와 우리 대표단을 뜨겁게 환영해주신 것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한편 대통령, 트럼프 설득만 남았다

 

평양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을 다시 북한과 비핵화 협상장으로 끌어낼 결과물을 만든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서 돌아온 뒤 곧장 미국으로 향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설득에 나선다. 문 대통령은 미국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2차 북미 정상회담, 연내 종전선언을 이끄는데 총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오는 2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문 대통령이 평양에서 돌아온 뒤 곧바로 열리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과 연내 종전선언을 위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통해 직접 확인한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로드맵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얼마나 잘 전달하고 설득하는지다. 앞서 정부는 여러차례 평양공동선언에 담기지 않은 북한의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9일 남북 정상이 공동선언을 발표한 직후 평양에서 공동선언 내용 이외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이러한 논의의 결과를 토대로 내주 초 뉴욕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도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는 방안들에 관해서 양 정상 간의 심도 있는 논의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같은날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역시 평양에서 분명히 선언문에 담지 못한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며 그것을 문재인 대통령이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게 되면 직접 전달할 것이고, 그 결과 제 개인적인 생각은 상당히 빠른 시간 내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이 이뤄질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특히 평양 정상회담 둘째날인 19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남측과 북측에서 각각 배석자 1명씩만을 놓고 진행한 회담에서 이같은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공동선언에 상응조치라고만 명시된 영변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위한 미국의 조치에 대한 북측의 구체적인 요구와 김 위원장이 앞서 대북특사단을 통해 밝힌 2021년까지 비핵화를 위한 북측이 구상하는 시간표 등이 논의됐을지 주목된다.

 

이같은 북측의 비공개 메시지에 대한 기대감은 평양공동선언 발표 이후 곧바로 나온 미국의 성명으로 더욱 높아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19(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리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미국과 IAEA 사찰단의 참관 아래 영변의 모든 시설을 영구히 해체하는 것을 포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재확인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성명 가운데 ‘IAEA 사찰단의 참관은 남북의 공동선언문에는 명시돼 있지 않은 사항으로 이같은 언급이 북한의 비공개 메시지에 대한 사전 협의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다만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본부장은 이에 대해 “IAEA사찰단 언급은 사실 무언가(합의)가 있어서 나온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미국측의 요구사항을 성명에 다시 담은 것일 수 있다이제 협상 초기 단계에서 서로 생각을 주고받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공동선언 발표 이후 리용호 외무상에 유엔총회 계기 회담을 제안한 만큼, 한미 정상회담에 곧이어 북미간 직접 접촉이 재개될 가능성도 커졌다. 아울러 문 대통령의 방미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동행하는 만큼 유엔총회 계기 남북 또는 남북미 외교장관간 회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본부장은 강 장관이 지난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 당시 리 외무상과 비공식적인 조우를 했지만 이번 회담 성과를 통해서 만날 수 있다면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