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2. 6. 10:05ㆍ외교 · [ 통일 ]
"北 의사와 간호원도 대동"...“北철로 시속 20∼60km 그쳐”
경의선 철도 조사단 5일 귀환/"터널은 누수 많고 물 안빠져".향후 현대화 작업 시 터널, 교량
정밀 재조사 뒤 사용 여부 정해야/북한 식당칸에서 하루 세끼 해결/협의 때 빠졌던 아침 식사도 제공/"조사단 배탈 날까봐 조심 조심./북한도 의사와 간호원 동행시켜"
"철도 노반 등은 괜찮은데 유지보수를 제대로 할 형편이 안되니까 레일이나 이런 게 상태가 안 좋은 것 같다."
5일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북한의 경의선 철도 구간의 조사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현재 경의선 철도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공식창구를 제외하곤 조사단원들에게 함구령이 내려져 있다. 그는 "경의선 상황이 예전보다 더 나빠진 곳도 있고, 반면 어느 정도 보수를 한 흔적도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경의선의 터널과 교량들이 문제인데 앞으로 철도 현대화 작업을 할 경우 이 시설을 그대로 쓸 거냐말 거냐를 따져봐야 한다"며 "터널은 누수가 많고 물도 잘 빠지지 않는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경의선의 터널은 대부분 상황이 비슷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향후 북한 철도 현대화 작업을 하게 되면 터널과 교량에 대한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상태가 심각할 경우 보수하는 것보다 새로 건설하는 게 더 효과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사단은 북한 측이 준비한 열차에 포함된 식당칸에서 하루 세끼를 모두 해결했다. 그런데 애초 조사 절차를 협의할 때 아침 식사는 제공 대상에서 빠져있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조사단이 북한 측에 도착해서 '아침은 포함이 안 되어 있던데 진짜 안 주는 거냐'고 물었더니 '아니다. 다 준비했다'며 아침을 차려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 조사단은 배탈 등을 방지하기 위해 약을 준비했으며, 가급적 과식도 하지 않도록 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북한 측도 우리 조사단이 혹시나 탈이 나지 않을까 걱정했는지 의사와 간호원을 동행시킨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헤어지기 전에 북한 측 의사와 간호원이 '선생님들을 따로 안 뵙게 돼서 다행입니다'라고 인사를 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경의선 철도 구간이 낙후돼 시속 20∼60km로밖에 달릴 수 없다는 것이 현지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향후 남북 철도 연결 시 예상보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경의선 북측 구간(개성∼신의주 400km) 조사를 위해 올라갔던 남북철도공동조사단의 남측 인원 28명이 엿새간의 조사를 마치고 5일 돌아왔다. 남측 조사단장인 임종일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장은 기자들과 만나 “(조사단 열차는) 시속 20∼60km 정도로 달렸다. 평양 이남은 더 느리고 평양 이북은 국제열차 등이 움직여서 다소 빠르게 갈 수 있었다”고 북측 상황을 전했다.
남북은 이번에 11년 만에 철도 공동조사에 나섰다. 임 과장은 “그전보다 나아진 게 없고, 썩 더 나빠진 것도 없다”면서 “향후 추가 조사나 정밀 조사를 거쳐야 최종적으로 안전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공동조사단은 열차에서 숙식을 하며 조사했다. 우리 측 열차는 6량, 북측 열차는 5량(기관차 포함)이었다. 북측도 우리 측과 비슷하게 인원을 꾸려 약 50∼60명이 공동조사에 나섰다. 북측 열차에만 식당칸이 있어 남북이 교대로 이곳에서 식사를 했다.
조사는 남측 인원이 가져간 휴대용 기기를 통해 터널과 교량 등 구조물 상태를 보여주면 북측이 추가 의견을 내는 방법 등으로 진행했다. 4일 비가 와서 청천강의 800m 길이 교량을 직접 걸어가면서 조사한 날이 가장 어려웠다고 조사단 측은 밝혔다. 8∼17일에는 동해선 공동조사가 실시된다.
임 과장은 철도 연결 착수식과 관련해서는 “조사 일정이 너무 빠듯해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 ‘해야 되겠다’는 공감대를 나눈 정도”라고 말했다.
우리 측 동해선 조사단은 8일 북측으로 떠날 예정이며 경의선 조사단에 참가했던 인사들 일부는 동해선 조사에도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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